요즘 어쩌다보니 반찬거리가 똑 떨어져도 뭘 사러갈 여유가 없는 거에요.
주중은 주중대로 바쁘고, 주말은 주말대로 가족행사도 있었고, 또 바쁘기도 하고.
오늘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마트도 아니고, 재래시장도 아닌 집근처의 채소가게엘 나갔습니다.
제법 싱싱한 채소들이 꽤 저렴해서,
부추, 파, 깻잎, 오이, 쿠마토, 참외, 아삭이고추 등등 눈에 띄는 대로 마구마구 사왔는데,
지불한 돈은 1만4천5백원!
이렇게 산 채소를 세집이 나눴습니다, 울 엄마, 우리 집, 그리고 딸네.
부추 같은 거 한단 사면 먹다먹다 남게되는데 이렇게 먹으면 알뜰하게 먹을 수 있잖아요.
가게에 다녀온 후, 딸네 부엌에선 세 여자가 각각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
이렇게 해서 차려진 저녁상!
푸짐하죠?? ^^
그럼 우선 최고참 주부의 반찬!
네 물론 저희 친정어머니입니다.
콩나물볶음.
부산에서 올라오는 콩나물, 이거 정말 맛있는 콩나물인데요, 여기에 울 친정엄마 솜씨가 더해지니,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울 엄마는, "콩나물이 맛있어서 맛있는 거지, 솜씨랄 건 없다"시지만,
60년 내공의 주부 솜씨가 어디가나요?
울엄마가 하는 식으로,
콩나물 씻어서 소금 조금 넣고 익힌 후 파 마늘 깨소금 소금 참기름으로 볶아준 콩나물볶음입니다.
엄마의 두번째 반찬은 깻잎찜입니다.
제가 자주 안하는 반찬중 하나인데요, 엄마가 해주셔서, 저도 조금 싸가지고 왔습니다.
근데, 조금 짰어요.
두번째 솜씨를 부린 사람은 이모님입니다.
이모님께서는 아기들 반찬을 잘 하시는데 여간해서 어른들 반찬은 안하시려고 합니다.
다, 저보고 하래요.ㅠㅠ..
오늘만큼은 이모님이 만드신 걸 먹고 싶다하니,
부추달걀볶음을 하셨습니다.
토마토 달걀볶음도 잘 하신다는데, 그건 아직 못먹어봤어요.
이모님이 만드신 무생채.
자랑이 아니라, 아니 자랑 맞는데요, 우리집 김장김치 즐겨먹지않는 거의 유일한 분이 바로 이모님이세요.
젓갈이 들어갔다고 별로 안좋아하세요, 우리 집 김장 그렇게 젓갈이 강한 김치도 아닌데..
그래서 이모님, 자신이 드시려고 무생채를 자주 하시는데요, 정말 맛있게 하세요.
그런데 오늘 하신 것은 다른때에 비해 고춧가루가 좀 많이 들어갔네요.
저도 반찬을 하기는 했습니다.
아삭이고추 된장무침.
아삭이고추 한봉지 2천원 주고사서, 몇개는 친정엄마 쌈장에 찍어드시라고 싸드리고,
몇개는 내일 사위오면 고기와 함께 주라고 놔두고,
너댓개를 썰어서 된장+마요네즈 소스에 버무렸습니다.
전, 이 반찬이 좋아요. ^^
친정어머니가 깻잎찜 양념장을 좀 많이 만드셔서 남았어요.
이 양념장을 이용, 여기에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좀 더 넣고 오이 하나를 무쳤습니다.
이런 오이무침같은 거 너무 많이 해서 먹다남으면 먹게안되고 맛도 없어지고 해서 딱 하나만 했어요.
이렇게 차려놓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아기들이 정신없이 쳐다봅니다.
얼마후, 우리 아기들 밥상앞에 앉으면 사진찍는 흉내내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