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인간....하면 부지런한 사람을 떠올리는데요,
저처럼 부지런하지도 않으면서 아침형 인간도 있답니다.
저는요, 이상하게 몇시에 잠이 들든 일어나는 시간은 일정합니다.
해뜨는 시간과 관련이 있어서, 겨울에는 늦게, 여름에는 일찍 일어납니다. 요즘 기상시간은 6시 안팎.
대신 해만 지면 몇시든 쿨쿨 잡니다. 베개에 귀만 닿으면 정도가 아니라, 몸만 약간 기울어져도 바로 꿈나라지요.
아침형 인간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 뭔가 일을 하면 좋은데요, 저는 빈둥거립니다.
그런데 오늘은 맘잡고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우선 파 썰어두고, 마늘도 다져뒀어요.
곤드레 데쳐서 얼릴 준비도 합니다.
곤드레는 작년에 한박스를 사서 냉동고 서랍 하나 가득 얼렸더랬습니다.
저도 먹고, 딸네 가서도 하고, 후배들도 나눠주고..
그런데 올해는 좀 귀찮은 생각이 들어서 박스 주문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어제 하나로에서 2천원 어치 사왔어요.
데쳐서 갈라보니 세번 정도 해먹을 분량.
담에 요만큼 한번 더 얼리려고 합니다.
곤드레 데치려고 물을 끓인 김에 어제 사온 부지갱이와 산취나물도 삶아봅니다.
여기서 잠깐!!
곤드레는 어차피 밥을 지어먹을 거니까 삶지않고 데치기만 해도 되는데요,
부지갱이나 취나물은 충분히 삶아줘야 합니다. 데치기만 하면 억세서 먹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요렇게 삶은 나물들은,
오른쪽 부지갱이는 국간장에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넣어 무치고,
왼쪽 산취나물은 된장에 참기름 넣어서 된장을 좀 풀어준 다음 파 마늘 깨소금 넣어 무쳤습니다.
된장에 마요네즈를 곧잘 넣은데요, 오늘은 마요네즈가 없어서..
이것 말고도 압력솥에 시래기 삶았어요.
오늘 하루 그대로 뒀다가 내일 해먹으려구요.
이뿐 아니라 돼지안심 푹 삶아서 통마늘과 표고버섯을 넣고 장조림도 했습니다.
표고는 지난번에 너무 많이 불렸길래 아예 채로 썰어서 냉동해두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걸 넉넉하게 넣어줬어요.
이렇게 이것저것 하다보니 벌써 세시간이 훌쩍 지나갔네요.
그 결과~~
여수에서 사온 돌산갓김치랑, 어제 양념해둔 돼지고추장불고기,
다진 마늘에 돼지안심장조림, 부지갱이나물과 취나물.
네, 오늘 쌍둥이네가 부산에서 돌아옵니다.
일주일동안 우리 쌍둥이들 얼마나 자랐으려는지...궁금하고 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