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는 카센터에서 자동차 무료 점검 오라는 문자를 진작에 받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한없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부지런을 떨면서 냉장고 청소를 마치고는 차를 가지고 나갔습니다.
남편과 함께 일단 카센터에 갔다가 차 맡겨놓고 점심을 사먹었는데요,
제가 다니는 카센터가 먹자골목의 끄트머리쯤에 있어서 차를 맡겨놓고 밥 먹기는 딱 좋은 곳이에요.
오늘도 작업시간이 1시간반쯤 걸린다고 해서 마음 푹 놓고 점심을 먹으러갔습니다.
그 먹자골목, 휴일 점심시간인지라 사람들로 복닥복닥, 더우니까 휴일 한끼쯤 사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뭘 먹을까 하다가,
카센터의 바로 앞이 냉면집, 회냉면을 먹어도 좋은데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서 패스,
그릇이 이쁜 한정식집은 울 남편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패스,
쌀국수는 그냥 땡기지 않아서 패스,
이러다가 제눈에 처음 뜨인 골목안 초밥집엘 들어갔습니다.
사람이 무지 많은 걸로 봐서, 나름 유명한 집인가봐요.
저는 초밥과 메밀국수가 세트인 메뉴를 시켰는데 사진은 먼저 나온 메밀국수만 찍고, 초밥은 안 찍었다는 거...ㅠㅠ
점심 먹고, 초밥집 옆에 있는 커피숍에서 빙수도 한그릇 먹고,
차 가지고 돌아왔는데요, 사실 카센터, 식당, 커피숍이 다 거기서 거기라 몇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해가 어찌나 뜨겁던지,
집에 들어오니까 진이 다 빠진 느낌인거에요.
낮잠을 한시간이나 자고나서야 기력을 찾아서 반찬을 했답니다.
모둠 육수 재료를 넣고 육수를 낸 다음 된장 풀고 아욱을 넣어 아욱국 끓이고,
미나리와 콩나물 데쳐서 마늘소스에 무치고,
더덕은 반으로 가른 다음 일단 맛간장과 참기름에 재웠다가 고추장과 설탕, 그리고 만능양념장을 섞은 양념장에 다시한번 재워뒀다가 프라이팬에 굽고,
물을 많이 탄 맛간장 자글자글 끓이다가 두부를 넣어 조린 다음, 샐러드 채소 접시에 풍성하게 깔고 오리엔탈 드레싱을 뿌려준 후 그위에 두부를 올렸습니다.
갓김치와 파김치를 곁들여주니, 이만하면 훌륭한 밥상이 되었습니다.
비록 풀밭밥상이지만 몸에 좋다는 더덕까지 올렸으니 나름 훌륭한 밥상이라고 자부해봅니다.
사실 오늘 밥상은 식구들을 위한 밥상이라기 보다는 저 스스로를 위한 밥상입니다.
날씨도 더운데, 식구들을 위해서 이렇게 여러가지 새 반찬을 해서 올렸다, 고로 나는 괜찮은 주부다,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는...,스스로를 만족하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