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알탕을 끓였습니다.
지난번 사다둔 냉동 명란과 곤이를 냉장실에서 자연해동했어요.
냉동된 명란과 곤이는 소금물에 씻어서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육수를 준비했지요.
요즘 제가 좀 담백하고 먹고 싶을때 주로 쓰는 육수는 다시마 육수입니다.
멸치는 넣지않고 다시마만으로 육수를 내는 거지요.
오늘도 다시마육수를 내서 그 다시마육수를 일부 덜어내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그리고 제가 요즘 즐겨쓰는 멸간장과 천일염으로 양념장을 만들었어요.
채소는 무와 콩나물, 미나리와 대파를 준비했구요.
끓는 육수에 일단 무부터 넣어 익힌 후 명란, 곤이, 콩나물, 그리고 양념장을 넣어 끓이다가,
미나리와 대파를 넣어서 마무리 했습니다.
재료라고는, 명란 곤이외에 무 콩나물 미나리 대파 밖에는 들어가지 않은 단순한 알탕이었지만,
담백하고 개운하고 칼칼한 것이 꽤 괜찮았습니다.
오늘 처럼 햇살은 좋은데 바람이 불어서, 뼈속까지 바람이 박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 적당한 메뉴였다고나 할까요?
두번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을 스텐냄비에 끓여서,
한번 먹을 만큼 뚝배기에 덜어서 다시 한번 끓이면서, 남편에게 좋은 소리는 못듣겠다 예상했었어요.
저는 고춧가루로 끓여서 깔끔한 맛이 나는 매운탕을 더 좋아하는데,
울 남편은 고추장을 좀 풀어서 걸쭉한 맛이 나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울 남편, 너무 잘 먹으면서 맛있다고 하네요.
이게 웬일일까요? 요즘 여간해서는 맛있다는 소리, 안하는 사람이....^^
그리고 오늘은 동네빵집 얘기 하나 할게요.
얼마전 TV에 식빵만 구워파는 아주 작은 빵집이 소개된 적이 있어요.
간단하게 나오는 소재지를 보니 우리 집에서 멀지않은 곳인것 같은거에요.
그래서 딸아이에게 얘기를 하니 "검색해볼까?" 하더니, 바로 찾아내는 겁니다.
알고보니 딸아이네 집 바로 길건너 주택가 골목가에 위치한 거에요.
바로 아기를 하나 업고 빵집에 가보니, 굽는 중이라고 조금 있다가 오라고 하는거에요.
매일 매일 굽는 식빵을 그날 그날 팔기 때문에 시간을 맞춰가야 살 수 있대요.
몇시간 후 다시 가니 몇가지 빵이 나와서 먹고 싶은거 몇가지 사가지고 왔어요.
지난 금요일에도 이 집 빵 몇가지 사왔는데,
오늘은 이 집 크랜베리식빵과 시나몬식빵이 먹고 싶은거에요.
마침 밖에 나가자고 보채는 작은 녀석을 유모차에 태우고 오후 4시쯤 가보니, 아무 것도 없고,
달랑 초코식빵 한덩이와 옥수수 식빵 한덩이가 남아있는 거에요.
그래서 초코식빵만 사가지고 왔어요.
제가 이 집 식빵중 먹어본 것은, 우유식빵, 초코식빵, 밤식빵, 팥식빵, 크랜베리식빵, 시나몬식빵인데요,
다 맛이 괜찮아요.
얼굴이 하얗고 아직도 주근깨가 가시지 않아 소녀티가 역력한 주인장이 혼자서 빵을 구워파는 이 작은 빵집은,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단 하나도 없고, 너무 가게가 좁아서 유모차를 끌고 들어갈 수도 없는 곳인데요,
이렇게 매일매일 갓 구운 식빵을 살 수 있어 좋아요.
갓 구운 빵이니 따뜻하고 속살이 보드랍고 맛있어요.
주택가 구석에 있어서 잘 찾을 수도 없고,
가게 앞에 메뉴칠판이 놓여있긴 하지만 주차된 차들 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아요,
많이 굽지않기 때문에 원하는 식빵을 항상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택배나 대량주문이 가능한 곳도 아니지만, 이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가보시라고 이렇게 소개합니다.
식빵 한덩이가 3천원에서부터 4천5백원으로 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갓 구운 따끈한 식빵이 그리운 이 동네분들이라면 한번 가보세요.
이렇게 소개하다보니 문득 일산의 빵집이 생각나네요.
예전에는 예약도 받아주고, 날씨가 덥지않을때는 택배로도 보내줬다 하던데,
요즘은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이 너무 많이 문여는 시간에 맞춰 가서 줄을 서야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줄 설 엄두도 나지 않아 아예 시도도 하지 않았지만요,
한겨울에도 가게 밖에 줄을 몇십분씩 세운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아예 마음에서 그 빵집은 지웠습니다.
일산의 그 빵집처럼,
이 빵집도 손님이 너무 많아져 저도 식빵을 살 수 없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저만 알고 있을까 하다가,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빵집이 아닌 작은 동네빵집이 예뻐보이고, 무엇보다 소녀티를 벗지못한 주인장 모습이 좋아보여서 이렇게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