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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알탕, 그리고 동네빵집 얘기

| 조회수 : 17,336 | 추천수 : 0
작성일 : 2013-03-25 23:22:01



오늘은 알탕을 끓였습니다.
지난번 사다둔 냉동 명란과 곤이를 냉장실에서 자연해동했어요.
냉동된 명란과 곤이는 소금물에 씻어서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육수를 준비했지요.


요즘 제가 좀 담백하고 먹고 싶을때 주로 쓰는 육수는 다시마 육수입니다.
멸치는 넣지않고 다시마만으로 육수를 내는 거지요.
오늘도 다시마육수를 내서 그 다시마육수를 일부 덜어내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그리고 제가 요즘 즐겨쓰는 멸간장과 천일염으로 양념장을 만들었어요.
채소는 무와 콩나물, 미나리와 대파를 준비했구요.
끓는 육수에 일단 무부터 넣어 익힌 후 명란, 곤이, 콩나물, 그리고 양념장을 넣어 끓이다가,
미나리와 대파를 넣어서 마무리 했습니다.


 


재료라고는, 명란 곤이외에 무 콩나물 미나리 대파 밖에는 들어가지 않은 단순한 알탕이었지만,
담백하고 개운하고 칼칼한 것이 꽤 괜찮았습니다.
오늘 처럼 햇살은 좋은데 바람이 불어서, 뼈속까지 바람이 박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 적당한 메뉴였다고나 할까요? 

두번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을 스텐냄비에 끓여서,
한번 먹을 만큼 뚝배기에 덜어서 다시 한번 끓이면서, 남편에게 좋은 소리는 못듣겠다 예상했었어요.
저는 고춧가루로 끓여서 깔끔한 맛이 나는 매운탕을 더 좋아하는데,
 울 남편은 고추장을 좀 풀어서 걸쭉한 맛이 나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울 남편, 너무 잘 먹으면서 맛있다고 하네요.
이게 웬일일까요? 요즘 여간해서는 맛있다는 소리, 안하는 사람이....^^ 

그리고 오늘은 동네빵집 얘기 하나 할게요.



얼마전  TV에 식빵만 구워파는 아주 작은 빵집이 소개된 적이 있어요.
간단하게 나오는 소재지를 보니 우리 집에서 멀지않은 곳인것 같은거에요.
그래서 딸아이에게 얘기를 하니 "검색해볼까?" 하더니, 바로 찾아내는 겁니다.
알고보니 딸아이네 집 바로 길건너 주택가 골목가에 위치한 거에요.


바로 아기를 하나 업고 빵집에 가보니, 굽는 중이라고 조금 있다가 오라고 하는거에요.
매일 매일 굽는 식빵을 그날 그날 팔기 때문에 시간을 맞춰가야 살 수 있대요.
몇시간 후 다시 가니 몇가지 빵이 나와서 먹고 싶은거 몇가지 사가지고 왔어요.





지난 금요일에도 이 집 빵 몇가지 사왔는데,
오늘은 이 집 크랜베리식빵과 시나몬식빵이 먹고 싶은거에요.
마침 밖에 나가자고 보채는 작은 녀석을 유모차에 태우고 오후 4시쯤 가보니, 아무 것도 없고,
달랑 초코식빵 한덩이와 옥수수 식빵 한덩이가 남아있는 거에요.
그래서 초코식빵만 사가지고 왔어요.





제가  이 집 식빵중 먹어본 것은, 우유식빵, 초코식빵, 밤식빵, 팥식빵, 크랜베리식빵, 시나몬식빵인데요,
다 맛이 괜찮아요.

얼굴이 하얗고 아직도 주근깨가 가시지 않아 소녀티가 역력한 주인장이 혼자서 빵을 구워파는 이 작은 빵집은,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단 하나도 없고, 너무 가게가 좁아서 유모차를 끌고 들어갈 수도 없는 곳인데요,
이렇게 매일매일 갓 구운 식빵을 살 수 있어 좋아요. 
갓 구운 빵이니 따뜻하고 속살이 보드랍고 맛있어요.

주택가 구석에 있어서 잘 찾을 수도 없고,
가게 앞에 메뉴칠판이 놓여있긴 하지만 주차된 차들 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아요,
많이 굽지않기 때문에 원하는 식빵을 항상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택배나 대량주문이 가능한 곳도 아니지만, 이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가보시라고 이렇게 소개합니다.



  

식빵 한덩이가 3천원에서부터 4천5백원으로 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갓 구운 따끈한 식빵이 그리운 이 동네분들이라면 한번 가보세요.

이렇게 소개하다보니 문득 일산의 빵집이 생각나네요.
예전에는 예약도 받아주고, 날씨가 덥지않을때는 택배로도 보내줬다 하던데,
요즘은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이 너무 많이 문여는 시간에 맞춰 가서 줄을 서야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줄 설 엄두도 나지 않아 아예 시도도 하지 않았지만요,
한겨울에도 가게 밖에 줄을 몇십분씩 세운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아예 마음에서 그 빵집은 지웠습니다.

일산의 그 빵집처럼,
이 빵집도 손님이 너무 많아져 저도 식빵을 살 수 없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저만 알고 있을까 하다가,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빵집이 아닌 작은 동네빵집이 예뻐보이고, 무엇보다 소녀티를 벗지못한 주인장 모습이 좋아보여서  이렇게 소개합니다. ^^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의딸
    '13.3.26 12:54 AM

    요즘 좋은 빵집 찾아 헤매고 있는데 가보고 싶네요.
    묘사하신 것을 보니 주인이 빨간머리 앤일 것 같아요.. ㅎㅎ

  • 김혜경
    '13.3.26 1:20 AM

    네, 맞아요.
    빵집 주인 아가씨 딱 보는 순간 빨간머리 앤이 생각났어요. ^^

  • 2. Jen
    '13.3.26 12:58 AM

    저도 이름은 들은적이 있는 빵집이네요.
    이런 작은 빵집들 보면 저도 정감이 가서 한두어개 사게 되더라구요. 근처에 가게되면 한번 맛봐야겠어요.

  • 김혜경
    '13.3.26 1:22 AM

    식빵만 파니까 막 믿음이 가고...일단 그날 구운 빵이 그날 소비된다는 게 얼마나 믿음이 가는지..^^

  • 3. raoul
    '13.3.26 1:16 AM

    아직도 매운탕보다는 빵에 눈이 가는 걸 어쩔 수가 없네요ㅎㅎ
    이집,얘기는 들었지만 멀어서 눈으로만 먹어본 곳이네요^^;
    요즘 들어 식빵만 파는 빵집들이 여기저기 생기면서,
    갖가지 구색도 좋겠지만 잘할 수 있는 몇 가지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거 그리고
    실은 기본이 가장 힘든데 우린 종종 기본을 제끼고 그다음으로 내달리고 있지 않나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봤어요.
    근데, 갓 나온 식빵의 보들한 식감과 정신 못 차리게 하는 빵냄새에 탐닉하면서도
    전 한 번 뜯으면 멈출 수 없는 제 식탐을 알기에 식빵 안 사려 노력한다죠ㅜㅜ
    그래도 한 번 쯤은 시나몬 식빵 먹으러 갈 듯~!
    쉽지 않았을 맛빵집 공유ㅎㅎ,감사드려요^^

  • 김혜경
    '13.3.26 1:22 AM

    빵맛도 빵맛이지만 빵을 사러갔을 때 그 작은 가게를 가득 채운 그 냄새란...^^
    그 냄새때문에 더 가게되는 것 같아요.

  • 4. 딱지
    '13.3.26 9:05 AM

    저도 그 빵집 맛보고 싶어요..
    그쪽에 가게된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선생님... 그런데 일산에 그 빵집이 어디에요?
    제가 일산 사는데.. 맛난 빵집을 본 적이 없어서요... ㅎㅎ 기달려서라도 먹고 싶어요.
    실례가 안된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김혜경
    '13.3.26 9:27 AM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9&cn=&num=173468&page=1&searchType=se...

    일산빵집은 여긴데요...가보시라고 하고 싶지않아요...ㅠㅠ..

  • 5. 옥당지
    '13.3.26 10:13 AM

    일산 빵집에 대한....서운함은 저만이 아니었군요.
    오랜만에 전활했는데, 대뜸 '전화 예약 안 받아요!'하고는 뚝, 끊더라구요.....
    얼마나 불쾌하던지....
    쩝.....

    매일매일 갖구운 식빵이라...글씨만 봐도 향긋한 식빵 내음이 맡아지는 것 같아요!! ^^
    예쁜 손녀들 사진은 잘 보고 있어요...헤헤.

  • 김혜경
    '13.3.28 7:36 AM

    잘 지내시죠? ^^
    일산빵집...많이 서운합니다.
    아마 요즘은 발상의 전환님도 빵사기 어려우실 걸요.ㅠㅠ..

  • 6. 괜찮아잘될거야
    '13.3.26 11:00 AM

    사진속 빵집이 낯익다했더니 우리집 근처네요.. 저골목 지나면서 이런 작은 골목안에 빵집이 될까 걱정했었는데 맛있는 빵집이였다니.. 등잔밑이 어두웠네요..ㅎㅎ오늘 퇴근길에 들러서 사먹어봐야겟어요..
    역촌동쪽에 딱 저만한 가루라는 개인빵집도 하나있는데 그집 빵도 참 맛있어요..신선한 재료로 그날 바로바로 만들어파는지라 기격은 싼편은 아니지만 맛있어요..저녁7시쯤만 되도 빵 다 팔리고 없더라구요..ㅠㅠ
    저런 소규모매장들이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 김혜경
    '13.3.28 7:37 AM

    퇴근길에 가시면 빵 없을 거에요. 많이 만들지 않기도 하겠지만, 금방금방 다 팔리고 없더라구요.. ^^

  • 7. 진선미애
    '13.3.26 11:49 AM

    얼마전 tv에 나왔었던 집이네요^^

  • 김혜경
    '13.3.28 7:38 AM

    네, 저도 TV에서 보고...찾아간 것이랍니다. ^^
    동네빵집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 8. 아들만셋맘
    '13.3.26 12:02 PM

    덕분에 맛있는 빵 사가는중입니다
    우리집녀석들이 얼마나 좋아할지ㅋ
    감사합니다~~^^

  • 김혜경
    '13.3.28 7:38 AM

    무슨 빵 사셨어요?
    맛있게 드셨는지, 아드님들이 좋아했는지 궁금합니다. ^^

  • 9. 게으름쟁이
    '13.3.26 12:42 PM

    너무 반가워서 글답니다.
    전 요즘 저혼자 파리*** 불매운동 중이거든요.

    동네에 정말 열심히 하고 맛도 괜찮은 빵집이 있는데,
    파리***가 정말 딱 바로 그 집 앞에 매장을 열더라구요. 허름하고 어두운 동네 빵집 대비,
    화려한데다 커피까지 파는....

    정말 골목골목 없는 데가 없는 그 탐욕이 너무 싫어요....

    일산은 너무 멀어 못가지만
    저도 나름대로 우리 동네의 그 집을 꾸준히 응원하려 합니다.

    모두모두 작은 동네 가게들 화이팅! ^_^

  • 김혜경
    '13.3.28 7:40 AM

    저희 친정 근처에는 '하얀 풍차'라는 오래된 개인빵집이 있어요.
    그런데 어느날 보니까, 바로 길건너에 **주르가 들어왔더라구요.
    거기도 골목안인데, 골목을 마주보고 개인빵집과 체인점 빵집이 똬!!
    좀 아닌 것 같아요..

  • 10. 제주안나돌리
    '13.3.26 12:47 PM

    알탕도 먹고싶고 마악 구어낸 빵에
    구미가 확 땡기는데요?
    점심시간이라서 더 그런가 봅니다. ㅠㅠ

    다시마로만 육수 내는것도 따라해 봐야겠어요~

  • 김혜경
    '13.3.28 7:40 AM

    울 아들녀석이 어느날부터 멸치육수만 들어가면 뭐라뭐라해서...다시마육수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감칠맛이 좋은 것 같아요.

  • 11. 날마다봄날
    '13.3.26 1:05 PM

    ㅎㅎ 가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샘께서 왜 요기 빵집 홍보하시는지 알겠어요. 진심이 통했어요. 주근깨 소녀풍의 주인장이 잘 됐으면 좋겠네요. 일산 빵집 불친절 하지는 않던게 이상하네요. 부부가 너무 열심히 사는것 같아 훈훈하던데.. 계산해주는 새댁? 도 친절, 싹싹하고.. 뭔가 오해가 있나봅니다. 단팥빵이 너무 달긴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자주 가거든요. 많이 알려진게 흠이네요.

  • 김혜경
    '13.3.28 7:42 AM

    일산 빵집, 계산해주는 아가씨인지 새댁인지는...항상 친절하지 않았어요.
    예전에 그래도 빵을 살 수 있을 때 가보면, 친절하지는 않던데요.
    팥빵 안먹어도 살 수 있으니까 이젠 관심 끊으려구요.

  • 12. 강지은
    '13.3.26 2:15 PM - 삭제된댓글

    넘 예뻐요 빵가계가...일본이나 유럽은 저런 빵가게가 많은거 같은데 ...개인들이 하는 빵가게가 많았으면...^^

  • 김혜경
    '13.3.28 7:42 AM

    아주 작은 가게가 너무 귀엽답니다. ^^

  • 13. soso
    '13.3.26 4:51 PM

    이웃사촌이네요.근처에 사시는건 알았는데 방갑습니다.

    저도 저 빵집 이야기는 들었어요. 맛있다고. 언젠가 서부병원쪽 지나가다 선생님과 똑같은 분을 봤었는

    데 .. 실제로 뵈었을 수도 있겠어요. ㅎㅎ 신기하네요.

  • 김혜경
    '13.3.28 7:42 AM

    차 운전하고는 서부병원 근처에 자주 지나가지요. ^^
    어쩌면 이마트나 킴스클럽에서 만나실 수도 있겠네요. ^^

  • 14. 요리사랑신랑사랑
    '13.3.26 11:00 PM

    여기 맛있죠? 이가게 보고 순간 머리가 띵했었죠~
    그래~ 빵도 하나만 집중해도 되겠구나 하고요~
    저도 나중에 저런 식빵가게 하나 열고싶을만큼 매력적이에요~
    저희 집과 비슷한 동네에 사신다니 정말 신기해용~^^

  • 김혜경
    '13.3.28 7:43 AM

    맞아요, 잘 할 수 있는 것 하나에만 집중..저 이런 컨셉 아주 좋아하거든요.
    부디 이집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식빵에 집중, 더 맛있는 더 많은 식빵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 15. chara
    '13.3.27 11:13 AM

    동네 작은 빵집이 간판도 예쁘네요.

    저희 집에서도 멀지 않은것 같은데..

    요즘 빵을 멀리 하려 했는데, 저렇게 구운 식빵이라면 맛을 봐야 겠네요~

  • 김혜경
    '13.3.28 7:44 AM

    ^^, 갓 구운 식빵의 매력에 빠지시면 자꾸 드시게 될텐데요..^^

  • 16. 열쩡
    '13.3.27 12:47 PM

    요즘 프렌차이즈 빵들은 공장 빵이고
    치장한 빵들이 대부분이라 잘 가지 않게 되네요.
    갓 구운 식빵은 그 자체로 참 맛있어요.

  • 김혜경
    '13.3.28 7:45 AM

    그쵸? 빵도 맛있고, 또 냄새는 어떻구요. 상상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지는 냄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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