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절친이랑 점심을 먹었습니다.
얼굴을 자주 보지않아도 늘 마음은 함께 있는 듯한 친구, 두어달만에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요.
제가 희망수첩에는 쓰지 않은, 지난 가을에 있었던 제 개인적인 일을 모르고 있는 걸로 봐서..
아마도 지난해 여름쯤 얼굴보고 못봤던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늘 마음은 같이 있으니까..
이 친구랑 요즘 일산에서 꽤나 인기가 있다는 일식집에서 밥을 먹었는데요,
음식도 정갈하고 담음새도 너무 예쁘고, 친구는 자꾸 사진을 찍으라고 하는데 안 찍었습니다.
사진 찍느라 친구와의 대화가 끊기는 것도 싫고,
사진은 다음에 남편이랑 와서 찍으면 되죠, 남편이랑 오면 별 말도 없이 밥만 먹잖아요.
일산까지 간 김에 친구랑 같이 하나로에 가서 쌀도 사고,
곰취랑 부짓갱이랑 방풍 같은 봄나물도 사왔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후배가 개발해놓은 수산물센터에도 갔어요.
도매전문인 수산물센터에 가보니, 사고 싶은 것이 왜 그렇게 많은지..
그런데, 거의 박스단위로 팔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참았습니다.
특히 너무 신선해보이던 틸라피아, 너무나 좋은 가격의 고등어,
몇명의 동지를 모아서 한 박스 사서 나눠보리라, 마음 먹었어요.
이 수산물센터에 간 건 메로를 사러간건데요,
갈때는 꼭 메로만 사오려고 했는데 견물생심, 이것저것 보니 마음이 매우 흔들린지라,
소포장으로도 살 수 있는 낙지, 모둠해물,구이용 가리비, 알탕용 명란과 곤이 등을 사왔습니다.
오늘 사온 메로, 사오자마자 두쪽만 해동해서 조렸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맛간장에 물을 넣어 염도를 조절한 후 후춧가루와 생강가루만 넣어 조림장을 끓이다가,
메로를 넣어서 조렸는데요,
지난번보다 더 많이 조렸는데도 울 남편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너무 맛있게 먹습니다.
이런줄 알았으면 메로를 더 많이 사올껄..
영감, 그래도 당신 맛있게 잘 먹으니 기분이 좋네, 또 해드릴게요, 많이 드셔욤. ^^
예전에는 우리집 냉동실에 떨어지지 않고 있던 재료중 하나가 모둠해물이었습니다.
모둠해물 한봉지 있으면 중국식 볶음요리도 해먹고, 해물된장도 끓이고, 부침개 부칠때도 넣고..
그런데 날이 갈수록 내용물이 부실해져서 통 사지 않았는데요, 오늘 본 건 꽤 실해보여서 한봉지 샀습니다.
그리곤 바로 봉지를 뜯어서 김치전 반죽에 조금 넣어서 김치전을 부쳤어요.
김치만 부친 것보다, 오징어며 새우며 바지락살이 들어가니 맛이 훨씬 낫네요.
한참 냉동실 비우기 놀이를 해서 냉동실이 꽤 많이 비워졌었는데,
오늘 사들이는 바람에 또 냉동실이 찼어요.
그렇긴 해도 든든합니다, 낙지볶음, 해물된장, 가리비치즈구이, 알탕 등등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을 헤아려보기만 해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