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성격이 가만히 있지못하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 바지런한 성격도 아닌데,
어쩌다보니, 또 일을 저질렀어요.
작년 여름에는 딸아이 출가를 앞두고 거실 도배하고 화장실 고치고 부엌 고치느라 열흘 이상 고생을 했었는데요,
똑같은 시기에 이번에는 서재를 이사하게 됐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진 다음에 할 수도 있는 거지만,
좁은 서재, 아니 서재라기 보다 창고에 가까운, 정리되지않은 서재에서 땀 뻘뻘 흘리며 집필하는 kimys가 너무 안됐어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렸죠.
옮겨가는 방은 어머니가 쓰시던 방으로, 우리 집 방중에는 유일하게 에어컨이 있는 방이랍니다.
이방을 서재로 쓰면 땀 흘리지않고 집필할 수 있을 듯.
그렇지만,
이런 날씨에 책으로 뒤덮힌 방을 바꾸겠다고 결심하는 건,
정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오늘 바닥재 깔고, 내일 도배지를 바르고,
목요일 날 kimys의 새 책상과 책장 몇개 들여놓고 정리하면 끝인데요, 사실 정리가 문제 입니다.

저희 집 그릇만 많은게 아니라 책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지금 보이는 이 책이 전체의 ⅓ 정도에 불과하니까....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시죠?
맘 같아서는 소설, 그것도 한국소설, 외국소설,
kimys가 자료로 보는 각종 역사도서, 수필집, 전문도서, 사전류 등을 분류해서 일목요연하게 넣고 싶은데,
그게 쉬울 것 같지는 않아요, 뭐 한두권 이라야 말이죠.
이 책을 빼내는 데도 인부 한명 불러서 빼냈는데요,
(저와 kimys 둘이서 이책을 뺐다면 병원비가 더 들었을 거에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지치는 거 있죠?
서재가 제 맘에 들게 정리가 된다면 담에 한번 보여드리구요,
제가 생각했던 대로 안되면 못보여드립니다..^^
제 맘같아서는 기존의 책장을 몽땅 없애버리고 똑같은 것으로 좌악 사서 도서관 분위기가 나도록 꾸미고 싶었는데,
너무 멀쩡한 책장을 없앨 수 없어 그대로 이용하고 부족한 부분만 보충하는 것이어서,
어쩌면 새 기분이 안날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먼저 쓰던 서재는...ㅋㅋ...제 그릇방으로 만들려고 해요.
부엌에 있는 그릇장의 일부를 방으로 옮겨 식당을 좀 넓게 쓸까합니다.
이번 기회에 그릇을 좀 정리해서, 딸아이가 원한다면 좀 물려줄까 해요.
딸아이가 흰그릇을 좋아하니까 제가 아끼는 빌레로이&보흐의 뉴웨이브 모아놓은 거랑,
딸아이가 요즘 이딸라 올리고에 꽂혔다 하는데 마침 제가 지난번에 책할때 사서쓴 딸랑 4장이 있거든요, 이거 주려구요.
저는 호가나스를 무척 사랑하는데, 이 호가나스가 딸아이 취향인지라, 이것도 갖고 싶어하면 줄까 해요.
내 영원한 짝사랑, 딸아이에게 주는 거...뭔들 아깝겠습니까? ^^
암튼,
서재 이사한다고 할 일을 못하고 있어요.
몇년전 제가 그릇공방인 산아래와 손잡고 한식기 100세트 기획해서 판매했던 거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sale&no=2 )
그때 너무 힘이 들어서 또다시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요,
지난 몇달간 준비해서 드디어 성사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그릇 완성됐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이제 저희 쪽에서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해야하는데, 제가...방전 상태입니다.
일정도 잡아야하는데 머릿속이 엉켜서...ㅠㅠ....
암튼 준비가 되는 대로 다음주쯤 기획 한식기 세트 판매가 있을 거에요.
지난번에 100세트를 만들어보니 작가들이 너무 힘들어 해서 이번에는 50세트로 줄였어요.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더 자주 82cook에 들어오셔야 합니다, 게릴라성으로 진행될지도 모르거든요.
그럼, 며칠 후 쇼핑 페이지를 지켜봐주세요, 쇼핑페이지에 공지가 나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