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버님 산소와 어머님 산소를 둘러보려고 나서는데 전화가 옵니다, 택배가 온다고.
경비실에 맡겨달라고 부탁하고 밤늦게 집에 돌아와 택배를 찾으러 갔는데, 저희 집 택배가 없습니다.
제가 생각한 우리집 택배박스 사이즈는 아주 자그마한 것, 그런데 사과상자 만한 것을 가리키며, 제것이라고 합니다.
순간 '이게 뭐지..., 잘못왔나..' 했습니다.
분명 제가 주문한 건 생연잎 20장 택배비를 포함해서 1만5천원어치였습니다.
그동안 생연잎을 주문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연잎밥 좀 해봐야지 벼르기만 수삼년이었습니다.
연잎 사야지, 하는 생각이 비로소 들어서 검색해보면 이미 판매종료!!
계절 한정상품이니까 그렇겠죠.
나중에 다시 생각나서 주문하려고 보면 생연잎은 없고 냉동연잎만 있는데 값이 너무 비싸고,
그마저도 주문하려고 클릭해보면 품절 사인 뜨고..
그러던 차에 이번에 생각나서 주문을 했는데요...
제 머릿속에는 연잎의 사이즈 감을 잡지못해서 그저 호박잎이나 머위잎 정도 크기로 생각했나봅니다.
상자를 열어보고는 거의 기절 직전, 저걸 다 어쩌나...
일단 냉동고를 열어,
냉동고가 나름 동물성, 식물성, 간식, 국물용 재료 등등 나름 분류가 되어있는데요,
분류고 뭐고, 한칸에 있는 건 마구 꺼내서 아무데나 비어있는 칸에 마구 집어넣어주고,
연잎을 이렇게 넣어버렸습니다, 당장 쓸 2장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
이제 내년 여름까지 일년내내 연잎 걱정은 없을 듯 합니다. ^^;;
kimys도, " 그 연잎이 얼마치야?" 하고 묻길래,
"배송비 포함해서 1만5천원!!" 하니까 하하하 웃습니다, 말이 연잎 스무장 남짓이지, 얼마나 부피가 큰지,
작은 것도 있지만, 연잎 한번 하려면 4등분을 해야할 만큼 엄청 큰 연잎도 절반은 되는 것 같아요.
제가...연잎 부자입니당...
오늘 점심에 먹으려고 일단 연잎에 싸서 찌는 돼지고기 수육을 한번 해봅니다.
저는 물에 삶는 것보다 찌는 돼지고기가 더 좋은데요,
보통은 양파를 썰어서 깔고 얹어서 찝니다만, 오늘은 요렇게 연잎에 싸봅니다.
통마늘 한통 꺼내서 까서 저며 올리고, 통후추 몇 알 뿌리고, 생강은 없어서 생강가루 좀 뿌려주고..
연잎이 워낙 큰지라 이렇게 충분히 싸고도 남습니다.
냄비에 이렇게 담아보니, 냄비가 적은 크기도 아닌데 뚜껑이 안 덮혀서,
다시 뒤집어서 뚜껑을 덮어 1시간 30분을 중약불에서 쪘습니다.
이렇게요..^^
연잎을 들쳐보니, 돼지고기 수육이 요렇게 자태를 드러냅니다.
점심에 먹으려고 요렇게 해뒀는데,
늦잠에서 깬 kimys 아침으로 해동해둔 단팥빵을 하나 먹더니, 점심 생각이 없다며,
이따이따 점저(점심겸 저녁)로 먹자네요.
해서 아직, 맛도 못봤습니다.
어쨌든 이제 일어나서 쌀 씻어야겠네요.
점심이든, 점저든, 저녁이든 밥은 먹어야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