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감자붕생이라는 걸 아세요??
어제는 강원도 정선에 다녀왔습니다.
매달 한달에 한번씩 하는 일, 이달에는 정선이었어요.
정선할머니가 어제 보여주신 건 감자붕생이.
저는 생전 처음 보는, 아니 그동안 들어보지도 못한 독특한 음식이었습니다.
어제 아침 일찍 수확했다는 감자를,
일부는 강판에 갈아서 건더기는 물기를 꽉 짜두고, 물은 가만히 가라앉혀 앙금만 건져서 건더기 섞은 후,
잘 치대서 납작잡작하게 빚어줍니다.
감자의 일부는 껍데기를 벗겨서 찌다가 어지간히 쪄지면 납작하게 빚어뒀던 감자떡을 얹어서 잘 쪄줍니다.
이 감자와 감자떡을 주걱으로 잘 으깨서 먹는 건데요,
먹어보니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맛이 솜씨라기보다는 감자 탓인것 같은거에요.
그래서 할머니께 감자 맛이 좋다고 하니까, 선농이라는 품종의 감자가 그렇게 맛있다네요.
우리가 잘 아는 수미감자는 반찬에 좋고, 선농감자가 쪄먹으면 맛있는거래요.
어제 또 좋은 걸 하나 배웠지요.
저녁때,
냉장고 청소를 해줬습니다.
오늘부터 장맛비가 시작되어, 온도도, 습도도 높은 계절이 되었지요.
냉장고에 오래 묵은 반찬이며, 새들새들한 채소들 몽땅 내다 버렸어요.
그리고 먹을 만한 것들로는 장아찌를 만들었는데요,
한조각 굴러다니던 레몬도 넣어주고, 이제 한대 남은 셀러리도 넣었어요.
무 한토막, 오이 한개, 양파 반개, 청양고추 한개, 홍고추 한개,
레몬이 아주 조금 들어갔는데, 향이 너무 좋으네요.
- [희망수첩]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 233 2013-12-22
- [희망수첩]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 [희망수첩] 급하게 차린 저녁 밥.. 32 2013-12-07
- [희망수첩]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1. Keren
'11.6.22 9:58 PM일등찍어볼래욬
2. 지진맘
'11.6.22 10:10 PM아악 2등이라니~
3. 지진맘
'11.6.22 10:13 PM일단 찍고 나서 ^^
저도 첨 들어보는 음식이예요
보기엔 참 투박해 보이는데..
요즘 감자가 맛있잖아요
서울 아무 시장에서 사먹어도 맛있는데
강원도 정선... 진짜배기 감자라니...
그 맛 ... 상상이 됩니다.4. *miYa*
'11.6.22 10:19 PM엄마가 잘해주셨던 음식이에요..
너무너무그리운 음식이 되어버렸지만...
앙금을 얹기도 하지만 밀가루반죽 대충(중요^^) 섞어서 감자뜸들일때 올려 같이 찐후 감자랑 으깨서 먹어도 맛있어요.
덕분에 사진도 저장해놨어요. 감사합니다.5. 진이네
'11.6.22 10:30 PM맛있을 것 같아요!! ^^
딸아이가 오면 꼭 한 번 해 먹어봐야겠어요~
근데요, 감자를 간은 안하고 그냥 찌나요?6. 애기옹기
'11.6.23 8:28 AM샘 저도 향이 좋은 장아찌 해보고 싶어요
저도 냉장고에서 씨들고 있는 야채 어떻게 해주어야 할것 같아요
요 녀셕들이 아우성하면서 절 째려봐요
레시피 어떻에 되는지....알려주세용
비가 많이오는아침 좋은 하루되세요7. 진선미애
'11.6.23 9:41 AM선농감자 .........오늘도 한가지 익히고 갑니다
저희집에선 감자를 주로 쪄먹거든요8. 야봉이
'11.6.23 10:29 AM감자 붕생이..오랜만에 들어봅니다...
저 어릴적 친정엄마가 별미로 해 주셨거든요..
결혼하니 시어머님이 감자가 나오는 이때쯤 1주일에 한번꼴로
해 주셨어요...달달하니 꽤 먹겠드라구요..
강원도 사람들이 해 먹는 음식이라죠??9. 살림열공
'11.6.23 11:45 AM언젠가 황교익 선생님 글에서 보니 저 품종의 감자가 시중에는 드물다고 하셨어요.(그 분 글이 맞느지 갑자기 자신 없어집니다만)
삶으면 포실 포실한 감자는 반찬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아서 주부들이 별로 좋아라하지 않아 저 품종으로 농사짓는 분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래요.
아참, 저요 며칠전에 칭쉬에서 쓰신 순두부찌개 만드는 법대로 찌개 끓여서 대성공했습니다.
순두부찌개를 매우 좋아하는데 요즘은 맛있게 하는 집이 드물어 속상했거든요. 이젠 제 힘으로 썩 괜찮은 결과물을 만드니까 너무 좋아요. ^^10. 사그루
'11.6.23 12:49 PM우와! 이것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몇 해 전 이 음식을 알게 된 이후로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 음식 때문에 토속음식에 관심도 가지게 되었어요.
워낙에 감자를 좋아했는데, 처음 맛본 감자붕생이는 어찌나 향기롭던지요.
여행 중 정선의 한 숙박업소를 겸하는 곳에서 너무나 순박한 강원도 밥상위에 척하니 올라가 있었던 음식이었습니다.
그 뒤로 만드는 여러가지 방법을들 알게되었고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구황식으로 먹었다는 사연들을 알게되면서 밀가루를 넣은 것도, 고급스럽게 전분만을 가라앉혀 만든것도 모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황교익님의 칼럼 중 하나를 읽고 가공용 감자가 왜 쫀득거리는 가를 알게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미감자는 분이 적고 남작이 파근파근한 조선감자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나 요즘엔 거의 재배하지 않는다고.. 현지에 가면 여전한가봅니다:-)
아, 갑자기 곤드레밥 푹떠서 감자붕생이를 양념간장에 찍은 뒤 크게 한입 먹고 싶어집니다.11. 수박나무
'11.6.23 12:49 PM찐감자는 입에도 대지 않던 제가 얼마전 먹어봤더니, 완전 맛있는 겁니다...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구나ㅠㅠㅠ)
먹지 않았던 음식이 맛있음을 느낄 때, 세월을 느끼는 제가 이상한걸까요???
감자,
프림커피,
고사리나물,
국물요리,
순대국...12. 김혜경
'11.6.23 5:04 PM애기옹기님,
장아찌는요, 오이 무 양파 셀러리 등등 있는 대로 썰어넣으시구요,
꼭 넣으셔야하는게 청양고추 하나 입니다.
여기에 간장 1.5: 설탕 1: 물 1: 식초 1을 팔팔 끓여서 끓인 상태로 식히지말고 부으세요.
진이네님,
소금 넣습니다.13. 프라하
'11.6.23 6:31 PM감자붕생이??
생소한 이름이지만 사진은 별로 낯설지 않은 이 느낌은 뭘까요..ㅎㅎ
찐감자라도 해 먹어야 할까봐요~14. 겨울내기
'11.6.23 9:45 PM일명 감자범벅이라 하지요.
저도 무지 좋아 하는 음식이예요.
선농감자는 대관령 일대와 강릉에서 예전에 판매를 했었는데 요즘은 보기가 힘들어 졌는데 정선쪽에 있다니 정선가면 한박스 사야 겠네요.
구수한 감자 붕생이 먹고싶네요15. 노고소
'11.6.24 2:17 PM옛날에 강원도는 먹을게 흔하지 않을때 감자를 주로 주식으로 먹었지요 그때 감자만 먹으면 실증나니까 이렿게 감자 붕생이를 해 먹었답니다 지금은 귀한 음식이지요.
16. 애플
'11.6.25 10:00 PM처음 보네요, 저도 감자 좋아하는데..포슬포슬하게 쪄서 김이 폴폴날때 먹으면 넘 맛있죠~소금설탕이 필요없는 감자 그대로도 어찌나 맛있는지...아웅ㅠ
17. 프라하
'11.6.26 1:51 PM아...감자범벅,,,들어봤어요..ㅎㅎ
그나저나 선생님 요즘 너무 조용하시네요..
어르신 많이 편찮으신건지..ㅡ.ㅡ;;;18. 달톡
'11.6.27 3:16 PM아~ 반가와서 급로그인했어요
저도 강원도 출신이라 여름 감자철에 엄마가 늘 해주시는 음식이죠
감자붕생이....저희 동네선 감자[붕~새이] 이렇게 발음해서
제가 좀 크고 나선 이 발음을 어떻게 적어야 하는걸까 늘 궁금했었는데
감자붕생이로 통용되는군요 ㅎㅎㅎ
오디오 기능이 있다면 제 발음을 한번 들려드리고 싶어요
올여름 휴가때 가면 엄마한테 감자붕생이 해달라고 해야겠어요
추억의 음식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__)19. 리치맘
'11.7.1 9:41 PM저희 부모님 두분다 고향이 강원도라 저도 먹어본 반가운 음식이네요..
지금은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해주셨는데...
이사진을 보니 외할머니가 생각이나고 가슴이 울컥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까지 감자음식이름이 감자 뭉생이 ...인줄 알았어요.
친정엄마도 감자 뭉생이라고하시던데..
붕생이가 맞나봐요...
저도 옛 생각이 나는 음식을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