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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파 없이 차린 저녁밥상

| 조회수 : 14,024 | 추천수 : 165
작성일 : 2010-09-28 22:03:02


오늘 저녁,
시조카가 갑자기 집에서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냥 간다고 하는 조카를 '밥 먹고 가라'고 억지로 붙잡아 앉히긴 했는데...
딱히 상에 올릴 만한 재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있는 대로 재료를 긁어 모았습니다.

일단 모둠 생선구이를 메인으로 올려야겠다 싶어서,
고등어 필레 한쪽, 삼치 필레 한쪽, 자그마한 참조기 두마리를 꺼내서,
팩에 포장된 상태 그대로 찬물에 담갔더니 금방 녹네요.
가스렌지의 그릴에 생선을 구웠습니다.

김치냉장고 안에 한봉지 있던 어묵 한봉지는 양파 반개를 넣고,
맛간장으로 간하고 참기름으로 맛을 내서 볶았습니다.

냉장고 안에 달걀이 달랑 두개.
달걀이 많았더라면 굵직한 달걀말이 하면좋을텐데, 두개밖에 없어서,
달걀찜을 했습니다.

그리고 꽃게 두마리로 찌개를 끓였습니다.
꽃게는 지난 일요일, 동생이 어머니 모시고 아버지께 다녀오면서 안면도에 들러 싱싱한 꽃게를 사다줬습니다.
암놈 2㎏ 9마리중 7마리는 간장게장 담그고, 두마리 남겨 두었던 걸로 꽃게찌개를 끓였지요.

오늘의 본론은 조카를 위한 저녁메뉴 얘기가 아니라,
채소 얘깁니다.
어제부로 파가 똑떨어졌습니다.
오늘 우리집 냉장고 속에는 파라는 종류는 단 1㎝도 없습니다.

마트에 가지 않아서 파가 없는 건지, 채소값 무서워서 마트에 가지않은 건지,
선후관계를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암튼 우리집에는 파가 똑 떨어졌습니다, 아마 이런 날이 처음일거에요.
항상 달걀찜에는 파를 조금 넣어줍니다, 맛도 맛이지만 예쁘라고..그런데 달걀찜에 파 못 올렸습니다.
우리집 꽃게찌개의 재료는 참 단순합니다. 물, 고추장, 된장, 꽃게, 마늘, 그리고 파. 그런데, 여기도 파 못넣었습니다.
대신 양파를 넣었는데, 아무래도 파를 넣은 것과 다르네요.


파가 아무리 비싸도 내일은 사러나갈건데요, 문제는 김치입니다.
작년에 다른해보다 김장을 적게 담은데다가 이 사람, 저 사람이 퍼가서 작년에 담가서 여태까지 먹은 김장김치,
이제 달랑 3쪽 남았습니다.
추석전에 김치를 좀 담았어야했는데, 이래저래 복잡하고 바빠서 미룬 건데요,
헉, 배추 한포기에 만삼천원이라니요?!
엄마네랑 같이 담그려면 10포기는 해야할텐데, 그럼 배추값만 13만원!!
다음주에는 김치를 좀 담아야할텐데, 다음주에는 금추가 배추로 돌아올까요?


정말 저라도 말이죠,
단독주택 사시는 친정어머니 앞마당을 빌려서 채소라도 심어 길러 먹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님 우리집 베란다의 화초들 모두 없애고, 배추 모종 사다가 길러야 하는 건 아닌지...

올해는 무더위에, 폭우에, 날씨가 참 사람을 힘들게 하더니,
이젠 파 배추 무 시금치 같은 채소도  마음놓고 사먹을 수 없게 되다니... ㅠㅠ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빼꼼
    '10.9.28 10:04 PM

    채소 물러서 버렸던 시절을 반성하며 살고 있어요,선생님..흑흑

  • 2. 초보주부
    '10.9.28 10:16 PM

    저희도 오늘 다른 채소들도 값이 올랐지만
    파가 너무 비싸다는 얘길 저녁먹으며 했었는데..^^
    저희집도 파가 똑 떨어졌는데 그냥 안먹고 살까봐요~

  • 3. 주원맘
    '10.9.28 10:16 PM

    대파 한단이 4,5천원을 훌쩍 넘는 요즘 정말 무서워요~~~

    근데 오늘 *마트 갔더니 990원 코너에 대파가 있더라구요....

    기쁜 맘에 얼렁 두 단 집어왔어요....

    아껴아껴 먹으려구요....ㅎㅎ

    근데 샘 음식은 파 없어도 맛나 보여용

  • 4. dandan
    '10.9.28 10:18 PM

    배추값때문에 이번 김장걱정하시는분들이 참 많으신거 같아요 ㅠ
    빨리 야채값이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랄뿐이네요~

  • 5. 유네
    '10.9.28 11:11 PM

    채소 물러서 버렸던 시절을 반성하며 살고 있어요 2222

  • 6. 비니채니맘
    '10.9.29 12:43 AM

    오늘 시금치 한단 깜박하고 뒷베란다에 놔뒀던거 다 물러서 버렸습니다

    미친듯이 자학하고 있습니다
    신랑 알았다면 아바 소박맞았을듯

    몰래 음식물 수거함에 버려야 겠습니다

    이 정권이 나를 소박맞게 할수도 있겠군요 ㅠㅠ

  • 7. mulan
    '10.9.29 7:53 AM

    정말.... 정말.... 채소 너무 비싸요. 저희 친정집 텃밭 하신거 정말 잘 하신거 같긴 한데 ... 태풍에 넘어지고 쓰러진 채소들이 많아서 텃밭도 쉽지 않더라구요. 텃밭에 남은 채소라고는 약간의 파와 이제 겨우 자리잡은 배추싹들이더군요. 후후.... 물가의 고공행진에 통장도 너무 빈약하네요. 어휴.... 무서운... 시절입니다.

  • 8. Terry
    '10.9.29 8:36 AM

    그래도 이번 주는 조금 나은 듯 해요.
    대파가 5500원 하던데 3800원으로 떨어지고 쪽파나 다른 야채들도 다 비슷해졌어요.
    무가 아직도 5000원 선이고..배추는 하나로에서도 큰 거 세 개 묶은 거 3만 7천원하더라구요. ㅠㅠ

    대파는 한 단 사면 오래 먹으니까 차라리 나아요. 상추나 배추, 그런 거 넘 비싸 식당들 어쩌는지 몰라.... 근데 야채값 비싸니까 왜 야채가 더 먹고 싶은건지요... 아삭아삭 샐러드 맨 그런 것만 먹고 싶은게.. 고기 값 비싸면 고기 먹고 싶고..야채 비싸면 야채먹고싶고..배추 비싸면 잘 담그지도 않던 겉절이김치까지 먹고싶네요. 인간이란, 참....

  • 9. 희망
    '10.9.29 8:45 AM

    어제오일장 가보니 파는 조금 내렷더라고요.
    어묵이 참 맛나보이내요..

    맛간장어느분게 잴 맛잇나요??
    그전에 누구것이지버섯등등넣고하는건 별루더라고요.
    좀 간단한 맛간장 없을가요

  • 10. 부리
    '10.9.29 9:02 AM

    희망님~ 혜경샘이 말씀하신 맛간장은 시판되는게 아니라 홈메이드일거에요..
    히트레시피에 보시면 만드는법 나와있구요..
    어렵지 않아 저도 만들었는데 이곳저곳 두루두루 활용도가 좋답니다^^
    맛은 물론 좋구요~

  • 11. 도피안
    '10.9.29 11:19 AM

    자주 들락거리면서 도움만 받고 있네요
    저도 언젠가는 도움줄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쌤~
    그런데 일전에 추석이후 유기공구하실 듯 하셔서
    기대 많이하고 기다리는데 영 소식이 없네요
    언제쯤 계획하시고 계시는지요?

  • 12. 놀부
    '10.9.29 3:19 PM

    어제 하나로마트가서깜~놀랐네요 대파1단이 6천얼마이고 배추 중간것 한개가 1만2천얼마고
    대파도 어줍잖은게 7천냥이 다되어 찍혀 잇어서 우왁~먼일이래~~~~하고 속으로 놀랐네요
    그래서 1+1김이랑 삼겸살한팩 상추 한주먹3천 얼마에 달랑 들구 꽁지빠지게 집으로 왔거든요

  • 13. 지란
    '10.9.29 9:08 PM

    저도 오늘은 맘먹고 파사려고 마트갔어요. 미루고 미루다..
    신랑이 명품 하나 장만하려고 고민하는 사람같대요-.-
    6천원.. 끝내는 못사고 왔어요.
    야근 근무나간 신랑이 전화했는데 낼은 꼬~옥 파 사서 음식에 넣어주라고..
    올 겨울 김장이 무서워요..

  • 14. 서준맘
    '10.9.29 9:17 PM

    오늘 마트갔더니 대파하나에 7,940원이더라구요. 헉..
    너무 비싸서 들었다 놨다 하고는 그냥 왔네요.
    저녁 뉴스보니 배추하나의 가격이 14,000이라고 하고ㅡ,
    채소값 너무 올라 걱정입니다.

  • 15. annabell
    '10.10.3 4:34 AM

    야채가격들에 헉,소리만 나올뿐인 요즘.
    살림하는 주부들에겐 너무 고통이죠.
    빨리 이 상태가 진정이 되어야할텐데,,,,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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