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에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장을 보러 갈 시간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내일은 주말, 주차도 어렵고 사람에 치여 뭘 제대로 살 수 없는 주말에 마트가기 진짜 싫기 때문에,
마트는 갈 수 없고,
그렇다고 집에 먹을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설상가상으로 휴지도 떨어져 버렸습니다.
어쩌나 어쩌나 하고 있던 참에 문득 떠오르는 것이 인터넷 장보기!
저도 2000년, 2001년 무렵에는 인터넷으로 현대백화점 슈퍼에서 장을 봐 편안하게 집에서 받아먹은 적도 있었습니다.
특히 한여름에 수박같은 걸 시켜보면, "정말 세상 좋아졌다!"하는 말이 절로 나왔더랬습니다.
그러다가 인터넷 장보기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급하니까 문득 생각이 난거죠.

그래서 어제밤 늦게 인터넷이마트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주문하고 결제를 하려는데, 영 결제가 안되는 거에요.
결제를 위한 프로그램을 깔아야 결제가 된다는 경고창은 뜨는데,
정작 프로그램을 깔기위한 노란박스는 뜨지 않는 거 있죠.
그때 만년초보님은 홈+를 이용하신다고 썼던 글이 생각나서 홈플러스 인터넷장보기로 들어갔습니다.
그랬더니, 회원가입을 해야하는데...무슨 정보 공유에 대한 동의절차가 그렇게 많은지...
참, 그게 그래요, 동의를 하지않으면 회원가입이 되질 않는데 동의하냐고는 왜 묻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눈 가리고 아웅 이잖아요.
정말 동의 여부를 묻는게 아니잖아요.
약간 불쾌해져서 회원가입 하지 않고 그냥 나왔습니다.
새벽에라도 24시간 하는 마트를 다녀오지 싶어요.
오늘 아침, 마치 비커튼이라도 쳐진 듯, 폭우가 쏟아지는데 마트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선택의 여지없이, 홈플러스에 회원가입을 하고, 필요한 거 다 클릭했습니다.
쇠고기 600g, 닭 1마리, 대파 1단, 가지 2개, 애호박 1개, 다대기오이 1개, 양송이 200g, 새송이 한봉지,
양상추 1개, 달걀 15개, 보리차 1팩, 그리고 똑 떨어진 휴지까지 딱 스무가지.
원하는 시간을 지정하도록 되어있어서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를 클릭하고 쇼핑을 마쳤는데요,
오후 4시10분쯤 주문했던 것이 도착했습니다.
받아보고, 제가 그랬습니다, 이제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인터넷으로 구입하고 보니, 좋은 점도 있습니다.
견물생심이라고 마트에 가면 눈에 보이는 것을 마구 충동구매하게 되는데,
인터넷으로는 달랑 오이 1개, 가지 2개도 주문이 되니까 퍽 좋은 것 같아요.
다만, 아쉬웠다면 주문한 아욱이 오질 않았어요.
저녁에 마른 새우 넣고 아욱국 끓이려 했는데 아욱이 없다며 환불해준다고 합니다.

아욱국 대신 조갯살에 감자 무 호박 두부 청양고추를 넣은 된장찌개 끓이고,
오늘 추석선물로 kimys의 지인이 보낸 생선 중 고등어 필레 2쪽 굽고,
인터넷 장보기로 산, 호박 채썰고, 청양고추 갈아서 전 반죽을 한 호박부침개 한조각 지지고,
가지 2개 쪄서 나물하고,
달걀 2개 달걀찜 하고..이렇게 저녁준비를 했습니다.
식탁에 올라가기전 아일랜드에서 대기하고 있는 반찬들!
김치가 너무 먹음직스럽지 않게 담겨서 부끄럽습니다. ^^;;

냉장고속의 남은 반찬 들까지 모두 꺼내서 오늘 저녁밥상은 이렇게 차렸습니다.
요리는 없는 평범한 밥상이지만, 제 나름대로는 영양생각도 하면서 정성껏 차린 밥상이랍니다.
내일은 주말입니다.
주말 내내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하는데요, 비 피해 입지않도록 우리 모두 조심하기로 해요.
비 때문에 청명한 가을날을 즐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주말 명랑하게 보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