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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새로 태어난 자개상

| 조회수 : 17,415 | 추천수 : 120
작성일 : 2010-09-07 20:27:26


4년전 친정어머니가 아끼시던 자개상을 주셔서 가져왔었습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가끔 한번씩 꺼내 쓰기는 했는데, 워낙 오래된 물건, 아마 35년쯤(?) 된 물건인지라 광택이 죽었어요,
군데군데 자개도 떨어지고...

저희 아파트 바로 큰 길 건너에 자개 수리 전문점이 세군데나 있습니다.
전문점을 바로 코 앞에 두고도 수리를 미루고 있다가 한달전쯤에 실어갔습니다. 수리해달라고.
수리비가 물경 20만원.  
자개 박히지 않은 교자상이라면 두세개는 살 수 있는 금액이지만,
친정어머니의 손때가 묻은 상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것이라 수리하기로 했습니다.

자신이 자개의 '장인(匠人)'이라고는 하시는 주인장, 다 되면 연락할테니까 기다리고 하시더니,
한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연락이 왔습니다.

가서 찾아왔는데요, 번쩍번쩍 새 자개상이 되었습니다.
수리맡길 때부터 거실에서 탁자 대용으로 쓰려고 했던 터라, 거실 한복판에 펴놓았는데요,
뜻밖에 소파와도 잘 어울립니다.

사진에는 쬐끄매 보이지만 지름이 90㎝나 되는, 4~5명이 충분히 둘러앉아서 밥을 먹을 수 있는 크기랍니다.
저 결혼 전,
저희 친정의 다섯식구, 울 아부지, 엄마, 오빠, 남동생, 그리고 저..
이렇게 다섯식구가 명절에 여기 둘러앉아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은, 추억의 자개상이지요.

멀쩡하게 수리해놓았으니까 잘 쓰다가, 딸아이가 탐내면 물려주려고 합니다.
이게 앤틱이지, 앤틱이 뭐 별거 겠어요?




오전에 어디 일하러 갔다가 1시도 넘어서 집에 들어와,
간신히 한그릇 만들어서 kimys와 나눠먹은 점심입니다.

올 여름의 마지막 메밀국수 려니...하고 먹었습니다.
무즙이..마치, 간 마늘처럼 보이네요. ^^;;




저녁에는 맛있게 끓여놓은 갈비탕이 있어서, 김치만 달랑 놓으려다가,
냉장고 안에서 울고있는 로메인 구제해줄 겸, 간장소스를 만들어서 버무렸습니다.
소스는,
맛간장 3큰술, 포도씨유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고춧가루 1큰술, 통깨 1작은술을 넣었습니다.
제법 먹을만한 한식풍의 샐러드 드레싱이 되었습니다.




내친김에 양배추 샐러드도 했습니다.
양배추, 적채, 당근 채썰고,
드레싱은 마요네즈 1큰술에 연유1작은술, 식초 1큰술을 넣었는데요,
마요네즈로만 버무리는 것보다, 저는 식초를 더 넣은 것이 좋은 것 같아요.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istro
    '10.9.7 8:29 PM

    왠지 느낌이 왔었어요 ㅋㅋㅋ
    간만에 1등 ^^

    예쁘게 고친 주방에서 행복하시죠? ^^

  • 2. 김혜경
    '10.9.7 8:31 PM

    bistro님,
    요새 홍콩 날씨는 어때요?? 덥지 않나요??
    3년전 이맘때 홍콩 갔을때 꽤 더웠던 기억이...
    허유산 잘있죠??허유산의 망고디저트들이 아직도 가끔씩 생각납니다. ㅠㅠ

  • 3. 화양연화
    '10.9.7 8:36 PM

    어?저 2등이예요..^^?

  • 4. 말랭이
    '10.9.7 8:39 PM

    아 테두리가 반들반들 좋아보여요ㅡ,,

    보통 저런 상들은 가장자리부터 닳는 건데
    완전 새거 됐네요,,,,,

  • 5. 나오미
    '10.9.7 8:49 PM

    저두 요즘 왤케 자개,놋그릇 이런것이 좋은지,,
    나이를 먹나봐용~~ㅋㅋㅋㅋ
    저는 자개라고는 신랑이 20년전에 선물해준 보석함이 있는데,,
    가보로 물릴수 있게?잘 닦아 보관해야 긋네용~~ㅎㅎㅎ
    반들 반들 자개상 멋져용~~ㅎㅎㅎㅎㅎ

  • 6. 하늘
    '10.9.7 9:21 PM

    전 아직 삼십대 중반인데 왜 옛 물건들이 좋을까요?

    너무 예뻐요. 반들반들 새 것 같아요.

    예전에 만드셨던 좋은 추억 간직한 예쁜 상과 함께 앞으로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드시길...

  • 7. 달팽이
    '10.9.7 9:28 PM

    저..이런 자개상 찾고 있었는데..여기 있네요...
    요즘은 구하기 어렵겠죠.

  • 8. 레드썬
    '10.9.7 9:33 PM

    와~ 진정 멋진 상이에요. 저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개가 좋아지더라구요. 흐흐~~ ^^;
    텔레비젼 다큐프로그램에서 자개작품의 탄생 과정을 소개해주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구요. 그 어마어마하고 어렵고 까다로운 공정...
    그래서 수리비가 그렇게 드나봐요.
    예쁜 상 앞으로도 잘 간직하고 사용하세요...^^

  • 9. bistro
    '10.9.7 10:34 PM

    홍콩은 현재 9월 7일 밤 9시 20분 29.4도. 열대야가 한 5-6개월 되나봐요.
    그래도 작년에 비하면 덜 지치는 게 살다보면 익숙해지는 거 같아요.
    지난번에도 댓글로 허유산 얘기하셔서 가끔 생각나는데
    보내드리거나 들고 갈 수 있는 거면 좋겠는데 안타까워요. ^^;

    그나저나 자개상 멋져요 ^^
    지금 당장 따님이 탐내지 않으셔도 좀 기다리시면 때가 올 듯 해요.
    전 시외조모님이 쓰시던 그릇들, 엄마가 수놓은 병풍(제 돌 가족사진 배경이에요^^),
    엄마가 결혼할 때 가져온 궤짝들...다다다 찜해놨는데 언제 어떻게 가져오나 싶어요.

  • 10. 어리버리
    '10.9.8 3:01 AM

    와~ 멋진 자개상이네요. 검은 가죽소파와도 넘 잘 어울리구요~
    비포와 아프트 사진 올려주셨더라면 리폼이 얼마나 잘 된건지 비교가 됐을텐데..ㅠㅠ
    저도 나이가 들수록 왜 이리 오래된 앤틱들이 좋은지 모르겠어요
    너무 빈티지한건 말구요..
    정갈하게 잘 다듬어진 그러면서도 지나온 세월의 추억들이 같이 있는 그런 단아한 앤틱말에요..
    사랑하는 이들과 한상에 둘러앉아 가지는 정겨운 티타임.. 상상만으로도 흐믓하네요 ^^*

  • 11. 먹기대장
    '10.9.8 11:11 AM

    자개상 정말 럭셔리에요
    요즘은 엄마가 갖고 계신 자개장을 모던 인테리어와 믹스앤매치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인테리어 잡지나 웹 상에서 괜찮은 모델을 찾기 어렵네요.

  • 12. 소박한 밥상
    '10.9.8 9:47 PM

    참 보기 좋습니다 !!!!!!
    가족의 히스토리를 품고 있는 물건이네요 !!
    굳이 그런 사연이 없더라도 보기에 친근감이 가는 것은
    자개상에 추억이 있는 세대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곱고 쓰셔서 오래동안 곁에 두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따님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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