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을 수 있는 만큼만 넣고 들어가지않는 살림들은 모두 없애면서,
다짐에 다짐을 한 것이 있는데요,
바로 앞으로는 절대 그릇이나 살림을 사지 않겠다, 사려면 두개를 버리고 한개만 산다...
요렇게 참 '꿈도 야무진' 결심을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그게 무너지기까지 겨우 3주밖에는 걸리지 않은, 제게는 불가능한 결심이었습니다..ㅠㅠ...
또 질렀었어요.

명절이나 생일, 어버이날에 딸아이가 주는 용돈으로, 딱 그 돈만큼 유기를 사서 모아,
이제는 어지간한 상차림은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더이상은 유기를 사지않아도 될 줄 알았는데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겠습니까??
며칠전,
살게 있어서 유기점에 나갔더랬습니다.
필요한 거 다 사고 셈까지 치렀는데, 그러면 바로 일어서야하나,
그렇지못하고 이것저것 구경하다...또 질렀습니다.
제가 뚜껑 있는 찜기가 없거든요.
뚜껑 있는 건 찌개냄비 하나뿐, 찜기는 따로 없이 좀 큼직한 찬기에 갈비찜 같은 걸 담아내곤 했습니다.
왜 그랬냐하면, 찜기는 뚜껑까지 있어서 큰 찬기보다 많이 비싸거든요.
뚜껑있는 찜기 하나 대신 큰 찬기 두개를 택했던 건데,
이 찜기를 보니까 안사고는 못 배기겠는 거에요.
그래서 하나 사고...(그렇지만...뚜껑있는 찜기 없다고, 찜 못 담습니까?? 다 사고 싶어서 붙여대는 핑계지요.)
또 지름이 30㎝나 되는 시원스럽게 큰 접시를 보니까,
거기에 담을 수 있는 온갖 음식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면서...(국어책 보는 것 같으시죠..ㅋㅋ...)
너무 갖고 싶은 거에요.
며칠 있다가 정갈한 상차림을 한번 해야할 일도 있고...

그래도 혹시 몰라서,
같은 크기의 접시가 집에 있는 데, 헷갈려서 또 사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냥 집에 왔습니다.
전에 그런 적 있거든요. 없는 사이즈인줄 알고 사와보니, 있는 사이즈더라는..
집에 와서 접시들을 꺼내 크기를 재보니, 유기점에서 본 접시는 집에 없는 사이즈라서. 냉큼 전화를 했습니다.
입금했으니까, 택배로 보내라고...
드뎌 오늘 받았습니다.
역시 유기가 이쁘기는 합니다. 비싼 게 문제지...
제 결심대로라면 그릇 여섯장을 버려야하나,
이번에 사들인 유기 찜기 하나와 접시 두장은 수납공간이 있다는 이유로,
기존 그릇의 퇴출없이 수납장에 안착하였답니다.
잘 닦아서, 열심히 쓸거에요. 본전 뽑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