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저녁엔, 반찬이라기도 보다는 간식에 가까운 떡잡채를 해서 상에 올렸는데,
식구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냉장고 속에 있던 자투리 재료들,
조각 당근, 조각 양파, 무쳐둔 시금치나물, 그리고 가래떡,
김치냉장고 속에 있던 구워먹고 아주 조금 남은 쇠고기 등심 조각.
이걸 모두 넣어서 떡잡채를 했습니다.
제 성격이,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서, 사귀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사귀면 친분관계가 오래 유지되는 편인데요,
가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 단골은 십년 이십년은 보통.
제가 다니는 방앗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에 홍제동 살때부터 다니기 시작한 떡방앗간, 아직도 일년에 너댓번씩은 떡을 뽑죠.
이번 설에도 미리 맞춰놓은 인절미와 썰어놓은 가래떡 찾아오라고 동서들을 보냈더니,
방앗간 아저씨가 "먼 곳에서도 한결같이 떡 주문 해줘서 고맙다"며 썰지않은 가래떡을 몇가닥 보낸거에요.
먹다남은 이 가래떡을 가지고 떡잡채를 했어요.
가래떡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다음 펄펄 끓는 물에 식용유 살짝 넣어서 푹 삶아냅니다.
건져서, 물에 씻지 않은 상태로 간장과 설탕으로 일단 살짝 밑간을 하구요.
채썬 양파와 채썬 당근, 소금 후추로 밑간하면서 볶아주고,
고기 조각도 채썰어서 간장과 후추 참기름으로 살짝 밑간해서 국물이 생기지 않도록 센불에서 볶아줍니다.
밑간해둔 떡에 볶은 양파, 당근, 쇠고기 넣고,
파 마늘도 넣고. 냉장고 속 시금치나물도 좀 넣고,
간장, 설탕, 후추, 통깨, 참기름으로 간했습니다.

맛은요, 궁중떡볶이라고도 불리는 간장떡볶이와 맛이 거의 비슷해요.
떡국을 끓여먹고 남은 썬 가래떡으로도 해도 되니까요,
혹시 댁에 자투리 재료들이 있다면 떡잡채도 한번 해서 드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