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꼭 먹어야할 음식으로 꼽는 것중에는 곰치국, 도치알탕이 있습니다.
곰치국은...제가 알고 있는 것이 맞다면 아마 물메기를 말하는 것인데, 물메기국이라면 저도 끓여먹어본 적 있습니다.
몇년전 우리 82cook 가족분이 제게 보내주신 적 있거든요.
무 넣고 국을 끓였는데 국이 어찌나 시원한지 아주 맛있게 먹었더랬습니다.
그런데...도치알탕은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궁금했는지 모릅니다.
얼마전 kimys와 같이 TV를 보는데 도치알탕이 나오길래,
"저거 먹어보고 싶다, 저거 먹으러 가자!" 했더니, 단박에 그러재요, 너무 금방 그러자고 해서 이상했어요.
어디 여행가는 거,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제가 도치알탕을 먹고 싶다고 한건, 도치알탕도 알탕이지만, 그 핑계로 강원도 여행가자는 뜻이었는데,
우리집에 사는, 멋이라고는 찾아서 약에 쓰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는 남편님,
분노의 검색질 끝에 방학동에 있는 도치알탕집을 찾아내고는 가자고 하네요.
누가...서울에서 먹고 싶다고 했냐고요...

어쨌든, 오늘 점심 방학동에 가서 도치알탕 먹재요.
"방학동은 싫다!! 강원도로 가자!!"하고 버텨봐야, 삶은 호박에 이도 안들어가는 얘기!
그냥 따라 나섰습니다.
네비가 일러주는대로 갔더니, 주차장도 없고...
아무데나 차를 세웠다가 견인되는 거 싫어서 세차한지 일주일밖에 안된 차 또 손세차 맡기고 식당에 들어섰습니다.
(무슨 세차장이 카드도 안되고, 현금영수증은 커녕 금전등록기로 뽑는 영수증도 없이 간이영수증 한장 달랑 내미는지...ㅠㅠ)
식당안은 거의 만석!
도치알탕을 주문했더니, 한냄비에 2만원이고, 공기밥은 별도래요.
이게....도치알탕입니다.

먹어보니, 국물을 굉장히 시원했어요.
알이 씹히는 식감도 좋고..
그런데, 도치 생선 자체는, 제 입맛에 안맞았습니다.
너무 뭉클뭉클 식감이 이상하고, 맛도, 무슨 맛인지 잘 모를 그런 맛!

도치알탕이 꼭 맛이 없었다기 보다는 ,
일부러 차로 몇십분씩 달려가서,
다시 찾아가 먹을 만큼, 그렇게 깜찍하게 맛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주문진이나 고성, 이런데 여행가서 우연히 도치알탕을 먹게 되면 모를까....
어쨌든 도치알탕 먹어봐서, 소원은 풀었습니다.
이제 TV에서 도치알탕을 봐도, 침을 줄줄 흘리지는 않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