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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삼합이 별 거 더냐~~

| 조회수 : 11,785 | 추천수 : 232
작성일 : 2010-01-16 20:37:58


제 경우 요리생활의 기복이 심한 편인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요리가 재밌어지면 점심이고 저녁이고, 새 반찬해서 근사하게 차려먹다가,
또 어느 때가 되면 요리가 귀찮아지면서 되는 대로 적당히 차려먹곤 합니다.

며칠전 눈 와서 길 미끄럽고, 춥다고 꼼짝도 하지 않고 집안에만 박혀있을 때에는,
재료가 별것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해먹었는데,
외려 장봐다가 냉장고 채워놓은 요즘, 요리에 꾀를 부리고 있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요 며칠, 가족행사가 잇달아 있어서,
하루는 회정식 배부르게 먹고, 또 하루는 킹크랩 실컷 먹고...이러다보니까, 음식을 열심히 안했습니다.
오늘은 맘먹고 좀 하려고 했는데,
화제의 드라마 공부의 신, VOD로 보다가, 재방송으로 보다가 하면서 4회 진도까지 다 나가느라 그만....

며칠전 이마트에서 삼겹살 1㎏에 9천8백원인가, 암튼 1만원도 못하는 금액을 팔았더랬어요.
줄을 한참이나 서서 삼겹살 수육거리를 사왔는데, 솔직히 브랜드육보다 맛이 못하네요.
그렇겠죠, 브랜드육과 품질이 같은 걸, 거의 절반 값에 팔 수 있겠어요?
그저께 그 삼겹살을 쪘었는데, 식구들이 다른 때처럼 맛있게 먹어주질 않는 거에요.

그래서 오늘 얄팍얄팍하게 썰어서, 돼지수육 남은 거 처리할 때 잘하는 방법,
간장에 물과 맛술, 통마늘, 청양고추 같은 향신채 넣어서 살짝 조리는 방법으로 변신시켜줬습니다.
두부도 반모, 끓는 물에 데쳐서 곁들이구요, 김치도 한 접시에 담아줬습니다.
아, 삼합이 뭐 별 거 겠어요? 서로 잘 어울리는 세가지 음식이 한 접시에 담기면 삼합이지!
김치와 두부도 잘 어울리고,
김치와 돼지고기 수육도 잘 어울리고,
회정식 먹던 날 일식집에서 싸줬던 서더리, 매운탕 끓이고, 이렇게 돼지고기 삼합 한접시해서 올리고,
단촐하게 차려서 한끼 또 때웠습니다.
반찬을 담은 그릇이라고는 이 삼합 접시와 매운탕 냄비, 김 담았던 접시,
그리고 매운탕을 덜어먹은 각자의 대접과 밥그릇...음식을 싹 비워 설거지가 쉬워서 너무 좋으네요.

내일부터는 요리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또 모르죠, 뭐, 아직 가족행사가 덜 끝났거든요.
또 외식하느라, 부엌에 안들어갈지도...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중국발
    '10.1.16 8:44 PM

    지난번 어느 프로에서 홍어에 관한 프로그램을 한시간 정도 보고
    그 담날 돼지고기와 홍어로 삼합을 먹었어요
    그날 홍어가 마트에서 동이 났다는...

  • 2. yuni
    '10.1.16 10:01 PM

    저희집은 요새 시어머니께서 담가주신 깁장이 한참 맛있거든요.
    저도 이거저거 두가지 더 모아 김치하고 삼합을 한 번 해봐야겠어요.

  • 3. 큰바다
    '10.1.16 10:19 PM

    두부 반모라...
    저희는 이렇게 조금 음식해서는 저 한사람 몫으로도 모자라는데...
    그리고사진으로는 고기가 맛있어 보여요.
    전문가의 손을 빌려서 인가요?

    선생님 수육은 항상 침 질질 흘리게 만드는 뭔가가 있어요.
    이 밤에 정말 고문이십니다.
    주말이라 저녁 빵빵하게 먹고도..

  • 4. 주니엄마
    '10.1.16 10:26 PM

    저도 홍어를 좋아하는데
    얼마전에는 아들넘이 홍어먹더니 막걸리먹으면 맛있겠다고 해서
    조금 줬답니다.

    홍어말만들어도 군침이 고인다는 ~~~~~

  • 5. 진선미애
    '10.1.16 11:01 PM

    어머 ~ 저도 이마트에서 그 삼겹살 1kg사왔었어요
    보기는 맛있어보여서 일단 사왔는데 집에와서 보니
    기름부분이 너무 많아서 먹기가 좀 부담스럽더군요
    그래서 반만 먹고 반은 잘익은 김치 넣고 찌개끓일려고 넣어뒀는데
    저도 삼합으로 급변경 해야겠습니다 ㅎ ㅎ

  • 6. 살림열공
    '10.1.16 11:53 PM

    ㅎㅎ 전 여전히 접시만 눈에 들어 옵니다.
    이후에 비로소 요리가 눈에 들어 오네요. 고기가 무척 맛있어 보여요.
    오래 전에 산 긴 사각 접시들을 전부 처분해 버릴까했는데 이 사진 보고 마음을 고쳐 먹습니다.

  • 7. 또하나의풍경
    '10.1.17 8:34 AM

    멋진삼합이네요
    저희 부부는 입맛이 촌스러워 홍어못먹거든요
    둘이 화장실에 왔다갔다했었어요 ㅋㅋ(구역질 하면서요 ㅋ)

    삼겹살은 엄청 좋아하니 이렇게 한접시 내놓는다면 숨도 안쉬고 먹을게 눈에 보입니다 ^^

  • 8. 두리몽실
    '10.1.25 10:34 PM

    선생님 그릇 너무 이뻐요~~~ ㅠ.ㅠ
    짝 졸라서 이천가자고 했는데 대전서 이천은 너무 멉니다. ㅠ.ㅠ
    맛있는 고기도 츄릅 츄릅 침고이고..
    저도 삼합 도전 해볼랍니다. ㅎㅎ
    아~~ ㅋㅋ 선생님 돼지고기 관련레시피에 자주 등장하는 팔각 살려고
    한참 고생했는데 드디어 구매했습니다 ㅎㅎ 한동안 중화풍 고기 요리 실컷 할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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