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면 제철이라며 TV에 자주 등장하는 맛있는 생선들이 있는데요,
대구나 곰치 등과 더불어 삼식이도 아마 그중 하나일 거에요.
대명항 같은 곳에 가면 식당 간판에 '삼식이탕' 또는 '삼숙이탕'이라고 써놓은 집이 많아요.
삼식이가 맞는 건지, 삼숙이가 맞는 건지, 찾아보니, 쏨뱅이가 맞는 이름이라고 하네요.
재밌는 건 부산에선 ‘삼베이’, 순천에선 ‘삼뱅이’, 통영에선 ‘자우레기’, 해남에선 '쏨팽이’,
그리고 경기지역에서는 ‘삼식이’라고 부른다는 거에요. 부르는 이름도 정말 제각각이죠.
오늘 이 살아있는 삼식이를 네마리에 만원주고 사서,매운탕을 끓였어요.
네마리가 우리 집 한끼 매운탕으로는 좀 많다 싶지만, 매운탕도 좀 넉넉하게 끓여야 맛있잖아요.
오늘은 삼식이의 제 맛을 살리기 위해서, 육수는 멸치육수 대신 다시마육수를 내고,
양념은 딱 고춧가추, 다진 마늘, 볶아놓은 호렴, 국간장, 청주만 넣었어요.
채소도 무, 배추, 양파, 파만 넣었구요.
생선매운탕이 어찌 생각하면,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지만,
먹어보면 대구매운탕 맛 다르고, 생태탕 다르고, 우럭매운탕 다르고 다 맛이 다르잖아요.
어떤 건 더 구수한 맛이 나는 게 있는 가 하면 어떤 건 더 시원한 맛이 나고, 또 어떤 건 기름져서 깊은 맛이 나고.
삼식이매운탕도 나름의 독특한 맛이 있지요.
삼식이탕은 뭐랄까, 개운하면서도 달착지근한 것이 하여간 입에 착착 달라붙은 그런 매운탕 맛입니다.
제가 끓여놓고, 맛있었다고 하면 참 민망한 일이긴 하지만,
암튼 오늘 저녁 매운탕을 두그릇이나 퍼 먹었습니다.
자기가 끓인 매운탕, 맛있다고 먹으면서, 식당 주방장 흉봤다는 거 아닙니까?
"재료가 좋으니까 별 거 넣지 않아도 이렇게 맛있는데, 왜 식당에서는 오만가지 양념 다 넣고, 거기에 화학조미료까지 넣나 모르겠다"고요. 주재료를 아끼기 위해 화학조미료로 맛을 내는 걸까요?

저도 요즘 노니님의 일식삼찬당에 입당할 자격이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거의 일식 삼찬이거든요.
오늘도, 삼식이매운탕과 김치, 구운김, 요렇게만 올려서 일식삼찬을 솔선수범하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그렇게 상을 차리면 뒷골이 땡길듯해서, 한가지 더해서 올렸습니다.
아...아무래도 일식삼찬당에 입당원서를 내봐야 거절될 듯 합니다..ㅠㅠ....
냉동실의 고기 꺼내서 녹이고, 양파와 미니파프리카를 썰어 놓았어요.
고기에 소금 후추로 밑간한 다음 뜨겁게 달궈진 프라이팬에 잽싸게 앞뒤를 지진 다음,
꺼내서 도마에 놓고 한입 크기로 썰었습니다.
다시 팬에서 고기에 다진 마늘 좀 듬뿍 넣고, 양파와 미니 파프리카를 넣어 볶아줬습니다.
양념은요, 스테이크 소스에 살사소스를 조금 섞어서 얼렁뚱땅 소스를 만들어 넣었는데요,
노력하지않고 대충 만든 음식치고는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너무 설렁설렁 만들어서, 찹스테이크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민망, 음식이름을 붙이지도 않았답니다.
또 이렇게 해서 오늘 저녁도 무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