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주 큰맘 먹고 냉장고 정리를 했습니다.
그간의 냉장고 정리라 함은, 냉장고 속 물건들을 몽땅 끄집어낸 후
냉장고 선반이며 냉장고 벽을 깨끗이 닦은 후 다시 정리해서 집어 넣는 정도 였습니다.
뜯은 지 오래된 소스 같은 것들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집어넣었구요.
오래된 소스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꼭 아까워서 만은 아니었어요.
요즘은 잡지나 신문 일을 거의 하지 않지만,
잡지 일 많이 할 때는 이런 소스들 닥닥 긁어 먹고나면,
다시 새로 뜯어서 사용해야 하는 일이 생기는 거에요. (이것도 머피의 법칙인듯...)
그래서, 언젠가 쓰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뒀던 건데요...
제가 집을 비운 사이, 식구들에게 딱 걸렸습니다.
아들 녀석이 냉장고 속에서 고추장을 찾다가 곰팡이가 낀 고추장을 발견했다며,
"오래된 소스들, 좀 버리시죠?" 하는 거에요.
(애들이 크니까, 남편보다는 아이들이 더 어렵습니다...^^;;)
오늘 냉장고를 뒤집어 청소를 하다보니,
곰팡이 피었다는 문제의 그 고추장이라는게 고추장이 아니라 토마토 페이스트였습니다.
토마토 페이스트 한캔 뜯으면 좀 많아서, 쓰고 남은 건 꼭 냉동을 했었는데, 아마 냉장실에 그냥 있었던 모양이에요.
이 바람에, 자주 쓰지 않는 중화매실소스니, 검은콩소스니 하는 중국 소스들 다 버리고,
언제적 산 건지 기억도 나질 않는 레드커리페이스트, 옐로커리페이스트, 다 버렸습니다.
'필요하면 다시 사지' 하면서요.
이 바람에 음식물 쓰레기통을 두번이나 비웠고, 지금은 냉장고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정리를 하다보니, 언제 샀는 지 기억도 나질 않는 쌈용 다시마가 나오는거에요.
기억이 나지 않는 걸로 봐서, 버려야 마땅한데,
포장을 뜯어보니, 아주 염장이 찐~~하게 되어서 소금 범벅인거에요.
이렇게 염장이 강하면 변질하지 않았을 것 같아서, 다시마를 물에 씻어 소금을 대충 털어내고,
물에 1시간 정도 담가서 짠기를 뺐어요. 염분이 빠진 다시마를 먹어보니, 상태가 지극히 양호!!
양배추 데치고, 다시마 먹기 좋게 가위로 자르고 해서, 쌈싸 먹었어요.
이렇게 또 오늘 저녁, 제 위(胃)의 절반 이상은 양배추와 다시마로 채워졌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