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우 다른 계절에는 고기를 일주일에 한번 정도 먹는데요, 겨울이 되면 고기를 더 자주 상에 올리게됩니다.
생선반찬이 가을에 비해서 맛이 없는 것 같고,
생선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제 입맛이 그렇다는 겁니다,
식구들 춥지말라고 고기반찬을 더 많이 먹이는 것 같아요.

그런 맥락에서 어제는 호주산 알꼬리를 사왔습니다.
2.5㎏였는지, 2.25㎏였는지는 까먹었는데, 암튼 한 팩을 2만3천원 주고 사왔습니다.
꼬리에는 반골과 알꼬리가 있는 건 제가 여러번 쓴 적 있으니까 아시죠?
반골이란 골반뼈로, 고기가 거의 붙어있지 않은 뼈를 말하는 것이고,
알꼬리란, 소가 파리 쫓을 때 쓰는 바로 그 꼬리로 고기가 붙어있는 것이라는 거....
제가 유심히 보질 않아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한우는 이 알꼬리만 파는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거의 반골과 같이 파는 것 같아요.
반골은 자주 고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오랜만에 알꼬리로만 국을 끓이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고기를 먹을 수 있거든요.
반골 곤 것보다 국물 맛은 덜해도, 꼬리고기를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직은 진행중인...오늘 저녁에도 먹을 수 있을까 말까 한 알꼬리곰탕, 같이 끓여보아요.

일단 사온 알꼬리는 물에 담가 핏물을 뺍니다.
저는 어제 저녁 8시쯤부터 12시간, 추운 다용도실에 두고 핏물을 뺐습니다.
중간에 물 두번 갈아줬어요.

핏물을 뺀 꼬리는 곰솥에 담고, 잠길 정도로만 물을 붓고 센불에서 끓여줍니다.
사진처럼요, 끓이면서 보면 불순물도 굉장히 많이 올라오고, 곰솥의 벽에서 불순물이 많이 들러붙습니다.
아, 중요한 걸 빼먹었네요, 이때... 뚜껑은 열어놓고 끓이세요.
뚜껑을 열어놓아야 꼬리에서 날 수도 있는 누린내가 날아갑니다.

약 5분 정도 끓여준 다음에 체에 밭쳐서, 꼬리는 다시한번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곰솥도 철솔로 박박 깨끗하게 다시 닦아줍니다.

곰솥에 씻어둔 꼬리를 다시 담고 물을 부어 불에 올려요.
저는 5ℓ의 물을 부었습니다.
물을 새로 붓고, 센불에 올려서 팔팔 끓입니다.
이때 이렇게 거품이 생기면 걷어줘야해요.
핏물을 뺀다고 빼도, 한번 끓여서 씻어 쓴다고 해도 고을 때 이렇게 다시 불순물이 생깁니다.
팔팔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줄여서 푹 고아주는데요, 일단 시간을 두 시간을 맞춰놓았습니다.
두 시간 후에 더 골지, 그만 할 지 볼 거에요.

여기서 한가지.
저는 곰솥은 이렇게 뚜껑에 구멍 있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요즘 곰솥들 뚜껑에 증기를 배출할 수 있는 구멍 없는 것들이 많은데요,
구멍이 있으면 수분이 적당히 증발하면서 더 진하게 고아지는 것 같구요,
일단 펄펄 끓을때 넘칠 우려가 없어요.
대신 불조절을 잘 해야하는데요, 일단 한번 끓어오른 다음 불을 아주 약하게 줄여야해요.
조금이라도 불이 강하면 모두 졸아붙어버리는 수도 있어요.
요즘 추세가 뚜껑에 구멍이 없는, 그래서 저수분요리가 가능한 냄비들을 좋아하는 데요,
저는 국을 끓일 때는 구멍 있는 게 더 좋아요.

두시간 곤 다음에 고기를 젓가락으로 찔러보니 잘 물렀습니다.
고기는 고기대로 건져서 따로 두고, 국물만 시원한 곳에 두었습니다.
반나절을 놔두니까 이렇게 하얗게 기름이 굳었네요.

위의 하얀 기름을 걷어보면, 아래는 요렇게 맑은 국물!
제가 겨울에 주로 곰국을 끓이는 이유는, 기름 굳혀서 걷어내기 좋은 까닭도 있습니다.
날씨가 따뜻할 때는 기름을 굳히려면, 냉장고를 이리저리 정리하여 큰 곰솥을 집어 넣어둬야,
비로소 기름이 굳는데, 겨울에는 다용도실에만 놔둬도 이렇게!!
이제 내일부터 먹으면 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