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는...시아버님 산소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재작년 이맘때 나무 심기로 한 날도 봄비 답지않게 장대비가 퍼부어, 비 맞아가면서 나무를 심었는데,
올해도 또 마찬가지였어요. 재작년 만큼 장대비는 아니었지만...
주목 두그루 전날 미리 사서 차에 실어놓지만 않았더라면 한 주 정도 연기해도 좋았을텐데,
나무를 미리 사서 실어뒀던 터라, 그냥 강행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 모시고,시동생들 시누이들 모두 모여서, 나무 심고,
준비해간 주과포(酒果脯)로 간단하게 재 올렸습니다.
나무 심고, 근처 식당에서 따끈한 낙지전골과 아귀찜으로 점심까지 먹으니까,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지하에 계신 시아버님도 아마 흐뭇하셨으리라 믿구요.

점심 먹고 나서, 산소에서 제일 가까운 둘째 시누이가 집에 들러 차를 마시고 가라 하고,
조금 멀긴 하지만 큰 시누이가 자기 집에 들러가라 하고,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큰 시누이네로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가면 저녁까지 해결해줄꺼지? 우린 팥칼국수 먹고 싶은데.."
저희 어머니 팥죽 좋아하시는데..요즘 제가 못해드렸습니다.
큰 시누이네서 팥칼국수 사다줘서, 저녁까지 잘 먹고,
큰 시누이에 바로 앞동에 사는 막내 시누이가 도토리묵까지 쒀다줘서, 그것까지 들고 돌아왔습니다.

그랬더니, 오늘은 은근히 피곤하네요.
점심 먹고 나서 늘어지게 자고 나서, 김치냉장고 속 새우를 쪘습니다.
껍질 벗겨내고, 사과와 배를 넣고 무쳤습니다.
양념은 겨자와 맛간장, 그리고 다진 마늘, 잣가루, 그리고 참기름을 넣었습니다.
잣가루가 들어가니까 겨자의 독한 맛이 많이 부드러워지는 것 같아요.
오이가 한토막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오이가 한 조각도 없어서, 초록색 재료를 넣지 못했더니,
색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금요일날 산소에 가지고갈 과일 이것저것 사면서 보니까,
백일송이버섯이 1+1행사를 하고 있는 거에요.
그래서 얼른 집어들었어요.
오늘 백일송이버섯 한팩을 뜯어서,불고기 양념해뒀던 것 딱 한조각이 남아있길래 같이 넣고 볶았습니다.
반찬을 아주 조금씩 했더니..남은 반찬이 단 한조각도 없어서...너무 좋습니다...^^
요즘,
'이렇게 조금해서 밥 먹다 반찬 모자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조금씩 하니까, 남는 반찬이 없습니다.
그래서 냉장고까지 할랑해졌어요.^^ 이래저래...개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