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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이런 날이 올줄 알았다!

| 조회수 : 13,642 | 추천수 : 172
작성일 : 2008-03-19 20:20:39


제가...언제고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습니다. ^^;;

요즘 제 생활신조가 거의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자!!', 뭐 이쯤되어서..
그때그때 딱딱 해치워야 할 일들을 안하고..늘 다음으로 미루고 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오늘 친 사고는...
쇠고기를 넣어야할 음식에 돼지고기를 넣은..뭐, 이런 실수담입니다..ㅠㅠ...


오늘 점심을 너무 잘 먹었어요.
후배가 워커힐호텔 부페레스토랑에서 점심 사줬어요.
식당의 티켓이 있다고 사줬는데..현금을 쓰든 티켓을 쓰든..너무 미안했어요..너무 비싼 밥을 사줘서..
(저 아니라도 그 비싼 밥 사줄 사람이 많을텐데..저를 초대해줘서..어찌나 고마운지...)
암튼...점심 너무 잘 먹고, 울 딸 잘하는 말로, '배가 찢어지도록' 먹고,
재밌는 얘기 많이 나누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들어왔습니다.
아마..내일 점심까지 아무 것도 안먹어도 될 것 같아요.
(물론 오늘 저녁 안먹었습니다..아직 든든합니다..)

내 배가 부르면..솔직한 얘기로 식구들 밥 하기 싫잖아요? 그래도 꾹 참고..
나가면서 담가뒀던 무청시레기 압력솥에 푹 삶은 후, 거죽의 껍질도 벗겨주었습니다.

요기서 사족한마디...역시 식재료들은 비싼 건 비싼 값을 하는 것 같아요.
하나로에서 샀던 것들은 데쳐서 말린 탓에 껍질을 벗기지 않아도 보들보들 맛있는데,
지난번 강화장에서 산 건 그냥 말려서, 질겨요...값이 절반인 건 다 까닭이 있는듯..
그냥 하니까, 너무 거칠어서, 오늘은 껍질을 벗겼습니다..ㅠㅠ..

암튼 무청 시레기를 삶으면서 냉동실에서 쇠고기 한덩이를 꺼내서 녹였습니다.
삶아진 시레기 먹기 좋게 자르고,  녹은 고기도 잘게 썰고,
끓일 냄비에 시레기랑 고기랑 된장 넣고 조물조물한 후 잠시 간이 배게 뒀다가,
물을 붓고 한참 끓이는데..냄새가 평소랑 좀 다른 거에요...보니까..허걱,
그게...쇠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 더라는...


자기 손으로 쓴 책에 그런 얘기나 없습니까?
냉동해두면 그게 쇠고기인지 돼지고기인지 잘 알수 없으니까,
꼭 매직펜으로 비닐봉지 거죽에 냉동한 날짜와 더불어 내용물을 써두라고...
그래 놓고는..자기가 실천을 안하니, 원...(부끄부끄)

그동안 살림을 대충대충해서...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속이 좀 상하네요..
순간 게으름 때문에...
(그런데요..저녁 밥을 안먹어서 본격적으로 먹지는 않았지만, 시레기 하나 건져서 맛보니까, 그렇게 많이 이상하지는 않네요..그나마 불행중 다행!)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옛사랑
    '08.3.19 8:24 PM

    ㅎㅎㅎ 저도 잘 하는 실수예요..^^
    근데..맛있어 보여요!

  • 2. remy
    '08.3.19 8:27 PM

    전 미역국 끓여준다면서 불고기감 녹여 넣었다는....
    거의 소가 발 담그고 지나간듯한 국물에
    푹~ 끓여댄 탓에 꼭 다긴고기 넣은듯한....-.-;;;;
    생일 미역국인데 얼굴이 안서서 한동안 민망했었단....ㅎㅎㅎ

  • 3. 현석마미
    '08.3.19 8:27 PM

    그래도 맛있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우리 둘째 임신했을 때 시래기가 어찌나 먹고 싶었었는지...아직도 시래기로 만든 음식은 다 좋아해요...^^
    특히나 된장풀고 끓인 시래기국이랑 콩가루 묻혀 끓인 시래기국은 냄비를 안고 먹어요..^^

  • 4. amenti
    '08.3.19 9:03 PM

    저의 생활신조도 "내일도 얼마든지 할수 있는일은 구지 오늘 하지말자." 인뎅.

    선생님댁 된장이 워낙 맛있어보이니, 재료가 다소 딴것이 들어가도 맛은 보장일듯 한데요.

  • 5. 후레쉬민트
    '08.3.19 9:17 PM

    저의생활신조는 오늘 할일 내일로 미루면 내일도 안하게 되더라 !!입니다 . ㅎㅎ
    맛이 어땠는지 후기올려주세요
    궁금해요 ㅎㅎ

  • 6. 발상의 전환
    '08.3.19 9:46 PM

    식구들의 생활신조가 "뭘 먹어도 배부른건 똑같다!"로 바뀌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고놈의 세 치 혀가 문제지요.
    허긴, 남의 탓을 하기에는 저의 까탈도 만만찮아서...
    이런 걸 신세 볶는다고 하지요. -.-;

  • 7. 여설정
    '08.3.19 9:58 PM

    ㅋㅋㅋㅋ
    그래도 샘님은 실수하셔도 티도 안나시죠, 지는요. 파뿌리 잘라서 찌게에 넣고
    실제 파는 음식물 쓰레기에 버린적이 있었는데...

    먹으면서도 왜이렇게 됬는지 암만 생각해도 모르다가, 뒤늦게 봉지버릴때 안적이 있었어요.

    뭐...스스로 거기기 하더만요.^^

  • 8. 여설정
    '08.3.19 10:03 PM

    거시기요...쩝~

  • 9. 이창희
    '08.3.20 9:43 AM

    저의친정어머니께선 수십년전부터
    냉동실에 고기마다 메모지에 이름을 써서넣어놓으셨는데
    그냥보면 모르나 했거등요
    근데 모르겠더라구요
    우리엄니는 진정한살림꾼

  • 10. 윤형맘
    '08.3.20 2:43 PM

    선생님도 실수하네요.
    저도 연속 이틀 돼지고기, 쇠고기 바꾸어 내기 실수했는데...
    돼지고기 넣고 끓인 미역국도 나름 먹을만하더라구요. ㅜ.ㅜ

  • 11. 또하나의풍경
    '08.3.20 2:44 PM

    그래도 맛있었을거 같은데요 ^^
    선생님도 실수 하신다니 공연히 반갑고 (?) 저만 실수하는게 아닌거 같아 맘의 위로(?)가 되는듯 합니다 ㅎㅎㅎ

  • 12. 행복미소
    '08.3.20 5:36 PM

    저도 선생님의 실수가 오히려 옆집 언니 같아 더 친근하게 느껴져요.
    고수들도 실수 하는구나 싶어서요.
    저도 소고기 쓸려고 냉동실에서 꺼내 놓았다가 쓰려고 해동된 걸 들여다 보고는 돼지고기인걸 확인하곤 아연해 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서 요즘은 악착같이 매직펜 두고 쓰고 있어요. 사실 같은 소고기도 다짐육인지 국거리인지 잘 확인이 안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도 선생님 시래기국 맛있어 보여요.

  • 13. 풍차와바람
    '08.3.20 5:50 PM

    ㅋㅋ..저도 얼마전 그런 실수를 했는데..같은 실수를 했다고하시니까 왠지 반갑게 느껴지네요..
    쇠고기무국끊인다는게 그만 냉동실의 돼지고기가 쇠고기줄알고 넣어 끊였더니..
    어찌나 비릿하던지..
    전 비위가 약해 먹지못했지만 비위좋은 남편은 잘 먹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죠..

  • 14. 배낭여행
    '08.3.21 12:18 AM

    시래기+돼지고기?
    어울리는 궁합음식인데요~~

  • 15. 김혜경
    '08.3.22 4:55 AM

    네...먹어보니까..돼지고기를 넣어 지진 무청시레기도 맛있네요.
    돼지고기 때문이 아니라, 압력밥솥에 잘 삶아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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