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며칠전에..**에서 중고품 유기를 질렀다는 말씀 드렸을 거에요.
소다를 넣고 푹푹 삶았더니 색이 더 이상해져, 아무래도 공방으로 보내야겠다는 중간보고도 했었구요.
오늘 아침에 문득..공방으로 보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뜨거운 물에 스텐세정제를 풀어서 담갔다가 닦아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잠시 담갔다 닦는데 여전히 마찬가지..매우 낙담하며, 마지막 수단으로 초록색 수세미 새것을 꺼내,
스텐세정제 가루를 묻혀서 닦아보니..금방 광이 나는 거에요...앗싸!!

국그릇은 밥그릇보다 묵은때가 덜 묻었었는지..금방 제 색깔이 나는거에요.
몸에 흠집이 없는 건, 마치 새것 처럼 말끔한데,
몸에 흠이 난 것, 찍힌 자국, 패인 자국이 있는 건, 아무리 닦아도 안되네요.
닦아놓고 보니, 모양은 똑같은데 만든 곳이나 만든 시기는 제각각 이었던 모양이에요.

국그릇 안쪽에 무늬로 넣은 원이 모두 다른 거 있죠??
한줄 짜리도 있고, 두줄 짜리도 있고..지름이 더 긴 것도 있고, 아주 짧은 것도 있고, 또 두 원 사이의 간격도 다르고...
너무 재밌었어요.
또 금속의 색깔도 달라요. 좀더 노란 것이 있고, 살짝 분홍빛이 도는 것도 있고.
더 두껍기도 하고 더 얇기도 하고..어쩜 이렇게 제각각인지..^^

밥그릇은 국그릇보다 상태가 심각합니다.
두개는 괜찮은데..두개는 아무래도...ㅠㅠ..

이것 좀 보세요..ㅠㅠ...
스텐세정제로 닦아낸 후 다시 초록 수세미에 보통 식기세제를 묻혀서 같은 자리를 50번씩 문질렀더니,
약간 더러움이 벗겨진 건데...아직도 이래요. 한 200번씩 하면 깨끗해질까요??

그리고..밥그릇 역시, 공방이 모두 달라요.
밥그릇 바닥의 낙관(이것도 낙관이라고 하나요??)을 보니까 너무 재밌는 거 있죠?
그 판매자 판매를 중지했던데...연락처 알아서 밥그릇 뚜껑을 찾아달라고 해야하는 건지..
이 정도면 나름 양호한거니까요...
재밌는 거 하나 더 보여드릴게요.

오른쪽은 봉화의 유기공방에 전화주문해서 받은 밥공기입니다.
가운데는 서울의 유기점에서 산 주발이구요.
왼쪽이 중고유기인데요..이렇게 크기 차이가 납니다.
정말 옛날에는 밥을 많이 먹었나봐요. 물을 담아보니, 가운데 주발로 2개반을 부으니까 왼쪽 주발이 차네요.
이거 닦느라..kimys가 고생했습니다.
저 혼자 살그머니 닦으려고 했는데, 어찌 알고는 따라나와서, 저는 손도 못대게 하고, 자기가 벅벅 닦아줬어요.
근데 진짜 남자라서 그런지..힘도 그리 들이지 않는 것 같아보이는데..정말 잘 닦네요.
이 사진 올리면서 살짝 걱정됩니다. 따라서 사실 까봐...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산 그 판매자, 판매중지했구요..그리고..
글로 써놓으니까, 이거 닦느라 고생 안한것 같지만 삶고 말리고, 또한번 삶아보고,
초록색 수세미 몇번씩 새걸로 바꿔가며 닦아보고..엄청 공을 들인 것이랍니다.
다른 분들이 한다고 하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며 말리고 싶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