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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첫술에 배 부르랴?!

| 조회수 : 13,065 | 추천수 : 76
작성일 : 2007-06-25 21:39:20


kimys가 잘가는 사무실 옆의 식당...
그 집 아주머니, 음식 맛있게 한다고 kimys 칭찬이 늘어집니다.
속으로 입 삐쭉이며, '아저씨...나두 화학조미료 쓰면 입에 짝짝 달라붙게 음식할 수 있다구..'이럴라치면,
이 남자, 독심술이라도 하는지..
"그런데 말이지..그 집은 화학 조미료 안쓴다네..."
헉...

특히나 그 집 깻잎이 그렇게 맛있다는 거에요. 짜지도 않으면서 부드럽다나요?
제가 결정적으로 잘 못하는 것이 깻잎찜입니다. 뭐가 잘못됐는지..제가 찌면 깻잎이 좀 질긴듯 싶어요.
간장에 박는 장아찌는 자꾸 골마지가 껴서 버리게되고...

그런데..고향식당(그 식당이름이 고향식당입니다..) 깻잎 노래를 부르길래, 한 보름쯤 전에 깻잎을 사왔읍니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옛날에 친정어머니가 젓갈에 삭히셨다며 깻잎을 쪄주시곤 했는데, 깻잎 색이 노란 것이 아주 맛있었어요.
그 생각이 나길래..일단 한 5년은 묵은 듯한 액젓을 꺼냈어요.
갓김치와 나박김치 외에는 김치를 잘 안담그니까 액젓 쓸일이 별로 없잖아요. 맛있는 액젓은 김장때 쓰고...
그 액젓을 꺼냈는데..그냥 부으면 짤 것 같아서 다시마육수를 낸 다음 다시마 육수가 섞어서 한번 끓인 다음에 식혀서 부었어요.
깻잎 사이사이에 청양고추도 좀 넣어주고. 엄마가 주신 돌멩이까지 잘 눌러놨어요.

그랬는데..어디선가보니까, 간장 부은 깻잎을 이틀이면 먹을 수 있다는 거에요.
이럴 수가..전 몇달은 삭혀야하는 줄 알았거든요.
오늘 꺼내서 쪘는데..이렇습니다..어딘 삭고 어딘 안삭고..그래서 어딘 부드럽고, 어딘 질기고...
역시 시간을 더 줘야하는 거 였어요..예전에 저희 친정어머니 몇달씩 삭혔던 것 처럼...

의기소침한 제게 kimys가 그러네요.."어디 첫술에 배부르나?? 자꾸 해야지..."
맞죠..첫 시도에 기막힌 성공작이 나온다면...재미가 없죠...실패를 자꾸 하는 가운데 요령이 생기겠죠.
깻잎을 담아뒀던 항아리가 너무 크고, 돌멩이는 너무 작은 것 같아서,
사각형 유리용기에 깻잎을 옮겨담고 더 큰 돌멩이로 눌러서, 냉장고 안으로 옮겼습니다.
몇달있다가 꺼내볼거에요.




오늘 호박나물은 채썰어 했습니다.
비빔밥에 넣은 호박나물은 이렇게 해야죠.
호박을 돌려깎기해서 씨부분은 청국장 끓이는 데 넣었어요.

오늘 호박나물의 포인트는 액젓.
지난번에 경빈마마가 음식해서 먹어보고 꼭 평해달라고 액젓 한병 보내면서 신신당부했건만..여태까지 쓸 기회가 없었어요.
오늘 개봉해서 호박을 볶았습니다.

제가 보통하는 호박나물은 반달썰기를 한 다음 새우젓에 재웠다가 볶는 것인데,
오늘은 채썰어서 경빈마마님네 액젓에 재웠다가 볶았어요.
맛이 깔끔하고 좋아서...여태까지 먹던 호박나물과는 차원이 다른 나물이 되었답니다. 므흣...
담에 미역국 한번 끓여봐야겠어요.




오늘 오후 부엌에서 내내 장난친 결과물들입니다.

일단 여름이 돌아오니까..고추장 볶았습니다.
쇠고기 넣고 볶는 거...레시피들은 각각 모두 갖고 계시죠?
모두들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는듯해서 건너뜁니다.

그리고 반가공 청국장을 끓여놨어요.
청국장 끓여먹을 때마다 뭔가 동물성 식품들을 찾아넣는 것도 귀찮아서...
쇠고기와 양파를 볶다가 다시마육수를 부어 끓이다가 청국장과 된장을 넣어서 한번 끓여뒀어요.

제 의도는...멸치나 뭐 다시마나 아무 육수가 있으면 그 육수에 재료들 대충..두부니 청양고추니 김치니 하는 것들..
대충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반가공 청국장을 넣고 슬쩍 끓이면 청국장 찌개를 쉽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뭐 이런거였어요.

오늘 저녁에...의도대로...다시마육수에 호박과 김치만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반가공 청국장을 풀었어요.
처음 해보는 거라 약간 적었던 듯...약간 싱겁기는 했지만...맛있었어요...쇠고기가 들어있어서 그랬던 모양이에요.
자세한 레시피는 다음 기회에...


또하나 장난친 건...간장입니다.
얼마전부터 이런저런 맛간장들을 만들어보고 있는데..오늘 만든 건..깊은맛간장이라고나 할까요? 조림같은데 넣으면 괜찮을 것 같아요.
오늘 만들기만 하고 아직 요리에 활용을 해보지 않아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긴 힘들지만...

암튼..간장 청국장 고추장 가지고 놀다보니까..제 옷에 장냄새가 배었어요.
어제 입은 티셔츠 또 벗어야히지만...재밌는 하루였어요...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팽이
    '07.6.25 9:42 PM

    가문의 영광~~~~~ ^0^ 1등

  • 2. 달팽이
    '07.6.25 9:46 PM

    급한맘에 1등 올리고 ...헥헥~~~
    저두 선생님 처럼 깻잎을 찌면 질겨요..^^::
    삭힌 깻잎은 자신 없어서 늘 사다 먹고 있는데
    아버님은 질기다 하세요..
    선생님 꼬~옥 성공 하셔서 황금 레시피 올려주세요~~~~~~~

  • 3. 아이스크림
    '07.6.25 9:47 PM

    가문의 영광 ~~~~~~~~2등..
    안녕하세요~~~^^

  • 4. 꽃순이
    '07.6.25 9:57 PM

    깻잎 군침도네요

  • 5. 유나
    '07.6.25 10:08 PM

    ^^ 저두 처음으로 순위권에 드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

  • 6. 작은햇살
    '07.6.25 10:21 PM

    5등 맞죠. 달패이님이 2개지만 ...... 장난치신거 가르쳐주세요.

  • 7. 헤레나
    '07.6.25 10:39 PM

    저도 삭힌 깻잎은 영~ 자신이 없던지라~~~
    앞으로 기대하고 있을께요....ㅎㅎㅎ

  • 8. 또하나의풍경
    '07.6.25 10:45 PM

    역쉬 알뜰 살림꾼 선생님..^^ 존경스럽습니다 ^^

  • 9. 열정
    '07.6.25 11:32 PM

    저도 깻잎이 질겨져요~~ 토속음식점에가면 참 감칠맛 나는데 말입니다.
    비결이 뭔지 모르겠어요~~

  • 10. 지원
    '07.6.26 9:12 AM

    저희시댁에선 어머님이 간장깻잎을 많이 담그시는데....
    먹다보면 곰생이도 피고해서 처치곤란이였는데
    울 형님 그걸 살짝 씻어서 들기름넣고 파 마늘 하고 물 약간 넣어서 자글자글 끓이시더라구요
    부드럽고 괜찮던데요
    전 거기에 설탕약간이랑 맛이 영~~안 날땐 다시다도 쬐금 넣습니다^^

  • 11. hyun
    '07.6.26 9:50 AM

    저희 엄마도 깻잎 찌실때 들기름을 들어 부우시던데요...(마늘조금하고...)
    깻잎이 들기름을 다 잡아먹어서 그런지 ...부드러워요....

  • 12. 정현숙
    '07.6.26 10:04 AM

    저도 깻잎찜을 좋아라하는데 저런 방식이군요 냉장고에 잠자고 있는 생깻잎무침을 다시 해도 될까요 실험적으로 함해봐야겠네요 아 고추가루가 들어갔는데 그래도 도전해보고 안되면 들기름넣고 볶아먹던 해야겠읍니다

  • 13. 포인세티아
    '07.6.26 11:44 AM

    전 현석마미 장아찌 하는 방법으로 깻잎 담궜는데 맛있습니다. 씻는게 힘들어 그렇지 작년에 만들어 놓은 것 지금까지 잘 먹고 있어요

  • 14. Terry
    '07.6.27 7:13 PM

    저도 소호정..이라고 포이동과 성남에 있는 칼국수집 깻잎을 만들어보려고 연구 중인데 쉽지 않네요..
    정말 짜지않고 들기름향 엄청 나고..참 맛있는데.

    경빈마마님 액젓은 저도 쓰고 있는 중인데 정말 맛있더라구요. 그거 한 숟갈이면 나물이며 국이며 어쩜 그렇게 맛있어지는지... 천연양념으로 그런 맛이 나니 정말 뿌듯해요. 한동안 어간장을 썼는데 이젠 어간장 주문 안 해도 되겠어요. 고깃국 맛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 같아요. 어제는 동그랑땡 할 때도 소금간 조금에 양념액젓으로 간을 했는데 진짜 맛있던데요.

  • 15. 주복실
    '07.6.29 10:40 PM

    호박나물이 맛나 보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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