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턴 냉장고, 또 털기!! [오늘 저녁 밥상]
오늘은 아파트 마당에 장이 서는 날인데도...가기 싫어서, 안나갔습니다.
요즘 왜 이렇게 장보는데 의욕이 없는 걸까요??
게다가..어찌나 피곤한지...초저녁부터,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곯아 떨어져 버립니다.
kimys 말이, "당신처럼 일에 치어서 고단하게 사는 사람, 그렇게 잠이라도 안자면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제 건강의 근원이 잠이라고 합니다.
잠은 못자는 게 병이지, 많이 자는 건 괜찮다고 하는데..자도자도 너무 자는 것 같아요.
허긴...잠이 쏟아질 만도 한 것 같아요.
어제, 아버지의 사십구재였습니다. 탈상...했습니다...
옛날에는 삼년상이니 일년상이니 하다가,얼마전까지만 해도 백일 탈상이 주류였던 것 같은데...
요샌, 사십구재때 탈상을 많이 한다고 하네요.
친정어머니께서 사십구재에 탈상하자고 결정하셔서, 그렇게 했습니다.
가족들이 매주 한번씩 모여서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나누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었는데...이젠 끝났어요.
섭섭하기도 하고...또 긴장이 풀어진 것도 같고...그래서인지 더 피곤하고, 더 잠이 쏟아지는 것 같아요...(벌써 또 졸려요!!)
베란다 창으로 장이 선 걸 뻔히 보면서도 나가기 싫어서,
지난해에 말려 먹다가 이제는 아주 조금 남은 고사리, 물에 담그고,
토란대도 물에 불려서 삶았습니다.
토란대는 하루 정도 물에 담가 아린 맛을 빼야하기 때문에 고사리만 저녁에 볶고,
(토란대 만졌더니 손이 간지러워요..ㅠㅠ...)
두부 한모 있던 거 기름에 지져서 XO소스 올려 내고,
그리고 꽁치 굽고, 청국장을 끓였는데...진짜 청국장이 예술이었어요..^^(자랑모드)
멸치와 북어대가리 넣고 푹푹 끓인 육수로 끓여서 인지, 조개나 고기 같은 거 안 넣고,
김치 두부 호박 청양고추 파 마늘만 넣었는데..진짜 너무 맛있었어요.
상에 오른 음식, 지극히 평범하지만, 이만하면 영양식이겠거니..이렇게 위안삼고 있습니다.
내일은 장 좀 봐야할텐데...글쎄요..내일도 또 냉장고를 털지 않을까 싶네요..진짜 이제는 없는데...무 반토막밖에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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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도랑
'07.6.4 8:54 PM청국장이 먹고싶네요. 너무 맛있게 보여요. ^^
2. 소연맘
'07.6.4 9:00 PM저도 토란대를 만지고 나면 꼭 손이 가려워요...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밥상입니다.3. 미세스 짱구
'07.6.4 9:01 PM갈수록 이런 상차림에 정이 가고 맛도 있어요.
강추 식단입니다.4. clover
'07.6.4 9:02 PM제 딸내미가 보더니, 첫마디가 " 야!! 맛있겠다!!" 입니다.
제가 지금 컴에 들어온것을 옆어서 보더니 탄성이 자자 하군요...
청국장 먹고 싶어요..5. teresah
'07.6.4 9:08 PM아무래도 선생님 냉장고는 보물창고인 것 같아요
6. 강혜경
'07.6.4 9:18 PM우와~~
고사리 나물이며 청국장이며...
뚝배기들에 소담하게 담음 모습이 먹고싶게 만드네요
샘님~~
이젠 더더더 힘을 내셔서....자주 뵈주세요~~
아프지 마시고,,홧팅하시길~~바랍니다~^=^7. 둥이둥이
'07.6.4 9:38 PM전..잠 잘 자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요...
선생님..늘 건강하세요.....^^8. 김미숙
'07.6.4 9:41 PM하기싫다 하기싫다 하시면서 밥상을 차려내시는것 보면 항상 정성이 깃들여 있어보여 보기 좋습니다.
9. 안줘!
'07.6.4 10:04 PM냉장고 털어내시는 기술 배워야 하는데
주부생활 1~2년으로 되는게 아니겠죠^^
이렇게 한상 차려내시는것 보면 부러워요....10. 열정
'07.6.4 11:23 PM반찬그릇보고 로깅했어요~~ 우리 한식에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릇인것 같아요
꼭 단지뚜껑 같이 생겼는데 뭘까요? 어디서 구입했는지 궁금해져요 ~~^^11. 그린
'07.6.5 2:00 AM안그래도 어제 달력보면서 탈상이시구나 생각했어요.
7주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네요.
허전하고 아쉬우시겠지만
이제 아버님은 이세상보다 더 편안하고 좋은 곳으로 가셨다 생각하시고
가끔씩 어머님이랑 대전 다녀오시면 되시겠죠?
그래도 가끔씩 아버님 뵙고 싶은 마음 들면
속이 풀릴 때까지 펑펑 울어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랍니다......
제가 그랬거든요....ㅜ.ㅜ12. uhuhya(코스트코)
'07.6.5 9:28 AM저는 두부를 지져서 양념장에 조리는것을 좋아하는데 언젠가 삼청동엘 갔더니 들기름에 두부를 지져 내길래 그렇게는 먹어봤는데 XO소스도 올려봐야겠네요!^^
13. 열쩡
'07.6.5 10:05 AM그릇이 아주 딱이네요.
쉴 수 있을 때 푹 쉬고
잘 수 있을 때 많이 자 두세요.
늘 그렇게 하진 못하시잖아요.14. lorie
'07.6.5 11:12 AM어제 저녁 넘 피곤하여 억지로 저녁을 먹자마자, 곯아 떨어지니, 체했는지, 영 몸이 무겁네요..
그래도 샘님이 청국장과 두부조림을 보니, 먹고싶삼~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다는것은 생각만 해도 슬픕니다.(아직 겪어보질 못했어요)15. 수엄마
'07.6.5 12:24 PM그릇이랑 음식이랑 너무 잘 어울려요...
16. 프로방스
'07.6.5 4:52 PM밥 한공기 떠서 앞에 앉고 싶네요. 웰빙 음식이 따로 없지 싶어요.
17. 프레야
'07.6.5 5:34 PM털어도 털어도 맛있는 요리ㅣ^^ 피곤할때는 정말 찌개하나 끓이는 것도 일인데..대단하십니다.
18. 소금별
'07.6.5 6:10 PM최고의 밥상이네요. 평범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릇들도 예술입니다... 게다가 청국장맛까지 예술이라니... 죠기 두부 따끈하면, 먹고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