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모처럼, 아무 약속도 없이...'나홀로 집에' 있었답니다...^^
이 얼마 만인지...
그동안 업무적인 약속이든, 아니면 가족과의 약속이든, 거의 매일 약속이 있었고,
약속이 없는 날에는 가족들이 집에 있어서 저 혼자만의 호젓한 시간을 갖지 못했어요.
모처럼 집에서, 청소기도 돌리고, 세탁기도 돌리고, 설거지도 하고, 부엌 정리도 좀 하고,
아..소원대로 김치냉장고 한대의 플러그를 뺐고,
거실등의 형광등 5개 중 2개를 뺐습니다.
약속있는 날은 다섯시나 여섯시쯤 허겁지겁 들어와서...밥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 있었던 터라, 동부묵 가루로 묵도 쑤었는데...저녁 준비할 때쯤 딱 알맞게 굳어서, 그걸로 묵무침을 했습니다.
동부묵을 마트에서 사면 끓는 물에 말갛게 삶아서 음식을 하는데, 방금 쑨 묵이라 그냥 무쳤어요.
데치지 않았는데도 야들야들 얼마나 맛있는지...^^..므흣...
식당에서 주는 묵들, 아주 소면처럼 가늘게 썰어서 무치잖아요.
전 그거, 사람이 손으로 써는 건줄 알았는데, 작년에 식품박람회에 가보니 기계가 있더라구요.
기계처럼 고르게 얇게 썰 수는 없겠지만 될 수 있는대로 곱게 썰어보려고 했는데..그게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니더만요..쩝...
동부묵은 소금으로 살짝 간한 다음 들기름을 발라줬어요.
달걀은 황백 갈라서 지단부쳐주고..(전엔..지단 부치는 게 제일 무서웠는데, 요즘은 선수가 됐다는..)
쇠고기는 가늘게 썰어서 맛간장과 참기름으로만 간한 다음 달궈진 팬에 물기 안나오도록 바싹 볶아주고,
미나리 넣으면 좋은데 없어서 대신 오이 채썰어 넣었어요.
김가루를 뿌릴까하다...김맛이 강해서..오늘은 김은 안넣었어요.
쒀놓은 묵의 절반 정도만 오늘 먹었으니까 나머지 내일 먹을 때, 김넣어서 무칠 거에요.
이제...앞으로 계속,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아니 보름에 하루만이라도 '나홀로 집에 놀이' 하고 싶어요.
오늘은 밀린 집안일 하느라 못그랬지만, 담엔 책도 보고, TV도 보고....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