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결혼 후 처음 차례를 지내면서, 제일 신기했던 것이..생선적이었습니다.
저희 친정은 제사상이나 차례상에 조기 한마리만 올리거든요.
그런데 kimys네는 세가지 생선을 세마리 이상 아주 푸짐하게 올립니다.
거기다가 낙지, 젓가락에 말아서 익힌 것도 올리고, 꼬막도 삶아서 올리고...
차례나 제사의 풍습이라는 게 집집마다 다른 것이기 때문에..그 집 풍습에 따르기는 하는데, 사실 아직도 조금은 부담스럽습니다.
제사 때는 좀 덜해도, 차례 때에는 생선값이 아주 비쌀 뿐 아니라, 세 가지 다른 생선을 고르려면 때로는 마땅치 않은 경우도 있어요.
게다가 제사나 차례를 지내고 나서, 제일 먹지않게 되는 것도 바로 생선적입니다.
데워서 상에 올려보면, 젓가락도 대지않은 채 그대로 내려오고...
그래서, 생선적을 가지고 매운탕도 끓여보고, 중국식 생선찜도 해보고 매운 양념에 묻혀보기도 하고..
정말 별별 조리법을 다 써보고는 있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이 찐 어묵도 생선적 알뜰하게 먹으려고, 지난번 한겨레 원고 쓸 때 같이 써서 보낸건데..원고가 너무 길어서 안들어간 거에요.
혹시..저처럼 식구들이 잘 먹지 않는 생선적이 있다면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반죽을 튀기면 더 맛있을 것 같기는 한데..저는 한번 쪄봤습니다.
단, 생선적 자체가 너무 맛이 없다거나, 선도가 너무 떨어지면, 이런 조리법까지 쓰지는 마세요.
들어가는 재료도 아깝고, 정성도 너무 아까우니까요. 먹을 만한 생선적인데...먹지 않는 것이라면 한번 해보시구요.
재료로 먹던 생선에서 발라낸 생선살과, 어묵을 맛을 더해줄 생오징어 간 것, 양파 당근 등 채소와 녹말가루, 달걀 등이 필요합니다.

1. 양파와 당근 냉장고에 있는 채소들을 커터에 곱게 갈아요.
2. 오징어도 곱게 갈고, 생선살도 곱게 갈아줍니다.

3. 볼에 생선살, 오징어, 채소 등 간 것을 모두 담고 다진 파와 마늘, 청주 소금 후추, 그리고 반죽을 엉기게 해줄 녹말가루를 넣어요.

4. 생선과 채소를 넣어 반죽하면서 달걀도 하나 깨뜨려 넣은 후 잘 저어서 손으로 빚을 수 있을 정도의 농도로 반죽합니다.
5. 찜통을 불에 올려 김이 오르도록 해요.

5. 반죽을 동글동글하게 빚어서 면보를 깐 찜통에 올립니다.

6. 속이 잘 익을 때까지 충분히 쪄줍니다.
완성사진을 보면 타르타르소스를 발라 로즈마리로 장식까지 해줬는데..이건요...신문 게재용이었기 때문에 그렇구요...
그냥 초간장에 찍어드셔도 되고, 타르타르소스에 찍어서 드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