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TV에 넘쳐나는 것이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이죠??
그렇게 여러 군데에서 방영을 하다보니, 비슷한 것도 많고, 나왔던 집이 또 나오기도 하고, 어떤 건 연출한 흔적이 역력함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볼 때마다 그 음식관련 프로들이 너무 재밌는건...제가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그 TV에 나오는 맛집들, 먹는 이들에게 맛에 대한 소감을 물으면,
좀 늙수그레한 아저씨 열에 여덟,아홉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면서 "우리 어머니가 해주시던 맛!!"이라고 합니다.
어머니의 맛...이게 아마도...음식에 대한 최고의 찬사지 싶어요.
저도 전에는 친정엄마는 쓰시지 않던 재료나 양념들을 넣어서, 엄마의 손맛을 뛰어넘어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있었는데,
날이 갈수록 엄마의 손맛이 그리워집니다..저도...나이를..확실히, 나이를 먹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도, 엄마의 맛을 머리와 혀로 기억해내면서, 국수를 끓여 먹었습니다.
저 어렸을 때, 저희 엄마는 마른 국수는 그냥 국수라고 하고, 지금으로 치면 생국수, 즉 말리지 않은 국수는 물국수라 부르셨어요.
지금 처럼 냉장시절이 발달하지 않은 때에 물국수는...그나마 보관을 오래할 수 있는 겨울에 주로 많이 팔았었죠.
집에서 밀가루 반죽해서 손으로 밀어 칼국수를 해주시기에는 손이 너무 많이 가니까,
엄마는 시장에서 파는 물국수를 사다 끓여주셨어요.
재밌는 건, 그 물국수에 들어간 재료라는 게 고작 멸치육수에 국수, 달걀, 파, 마늘, 국간장, 후추뿐!!
그래도 그게 어쩜 그리도 맛있었는지....
냉장고 안에 말라가던 풀무원 생칼국수를 먹어줄 겸, 엄마 물국수 맛도 그리워서,
저녁에 kimys는 한그릇 남은 매생이국에 밥 차려주고, 저는 물국수를 끓여 먹었어요.
마침 냉장고 안에 있던 양파 ¼개짜리도 채썰어넣고, 느타리버섯도 좀 넣어주고...
엄마네 국간장으로 간했으니, 거의 맛은 비슷한데...그래도 예전에 그 맛은 아닌데...하고 생각해보니..빠진 게 있었습니다.
오빠와 동생!!
오빠랑 동생과 경쟁자가 되어, 한 가닥이라도 더 먹으려고 했던...그 때 그 시절.
함께 자라던 형제들이 어쩌면 음식의 양념 역할까지 했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도, 오빠랑 동생이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었고, 더 많이 먹고 싶었던...
요즘처럼 먹을 것이 넘쳐나는 때에 자라는 아이들은 아마 상상이 안갈거에요. 더 먹겠다고 싸웠다는게...^^..그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