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낼 모레면 설인데..장들은 다 보셨어요?
지난번에 뉴스를 보니까, 오늘(16일) 장을 보는 것이 제일 유리하다고 하는데, 값이 제일 싸진대요,
그런데, 저는 불안해서..장을 좀 미리 봐두지 않으면 불안해서... 며칠전에 한번 보고, 어제 또 장을 봤어요.
물가가 오르긴 많이 올랐대요.
시장이 다르고, 물건의 질도 달라서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암튼,
20일전 마포농수산물 시장에서 느타리버섯 2㎏ 한상자에 9천원 주고 샀는데, 어제 일산 하나로클럽에서는 2만2천원 하대요.
9천원과 2만2천원..어쩔까 머리를 마구 굴리다가 그냥 샀어요.
비싸다고 느타리 하나 사자고 다시 마포 농수산물시장으로 가기에는 시간비용이 아깝고, 그렇다고 양을 줄일 수도 없고..
무엇보다..비닐백에 필요한 만큼 담아 살 수 없었던 이유는,
판매원이 상자에서 느타리버섯을 쏟아내니까 어떤 아주머니가 느타리버섯을 이것저것 만지작만지작하는거에요.
애초에 살 생각은 없었는지, 버섯을 담을 비닐도 없이 붙어있는 버섯들 모두 다 떼고 하더니, 사지도 않고 그냥 가는 거에요.
제 시야에 들어온 느타리버섯들은 그 아주머니가 모두 만져놓았는데..왜 그리 불쾌한지..
연세도 지긋하신 분이 사지도 않을 거면서, 왜 버섯은 그렇게 만져놓을까요? 재미로 그러신 걸까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건지는 모르지만...쩝... 암튼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손 안댄걸로 전부치려고 상자째 샀습니다.
전은 부칠 때, 뜨거울 때 먹으면 그렇게 맛있는데..식으면 제 맛이 안나죠??
식은 전 덥히고, 또 덥히고 하다보면..더 맛이 없구요..
이럴 때는 전을 넣고 찌개같은 걸 많이 끓여드시는데..모둠전 탕수도 한번 해보세요.
뜻밖에도...먹을 만 하답니다.

만들기

1. 전은 따뜻하게 데웁니다.
2. 냉장고 속의 채소들, 양파 당근 파프리카 피망 표고버섯 등등 있는 재료들을 색깔을 맞춰서 모두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요.
3. 미리 만들어 둡니다. 소스는 물 반컵에 식초 설탕 각 3큰술, 간장 1큰술, 녹말가루 1큰술을 넣어 잘 저어요.

4. 팬을 달군 후 식용유를 살짝 두른 다음 채소들을 볶아줍니다.

5. 채소들이 볶아지면 준비해둔 소스를 부어줘요.

6. 소스를 부은 후 걸쭉해질 때까지 좀더 끓여줍니다.
7. 데워놓은 전에 탕수소스만 부어주면 완성!
자꾸 데워서 뻣뻣하고 먹음직스럽지도 않은 먹던 전이 새로운 요리인 모둠전 탕수로 환생하는 순간이죠!

그리고 여기서 전 부칠 때의 Tip 몇가지!!
명절에 빠지지 않는 전이 생선전 동그랑땡 녹두전이죠? 다른 전들은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구요.
제 경험상으로는..
생선전은 은근한 불에 부치는 것이 잘 부치는 비결인 것 같아요.
불이 조금만 세도 너무 딱딱해지거나 색깔이 너무 진해지죠.
동그랑땡은 불에 올린 후 중간에 뚜껑을 한번 덮어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돼지고기를 넣은 것이라서 잘 익혀야하는 것이 과제인데...좀 두껍다보니, 늘 걱정이 되잖아요.
뚜껑을 덮어서 속까지 익게 한 후 뚜껑을 열어 노릇노릇하게 지져내면 속까지 잘 익는 것 같아요.
동그랑땡 역시 불이 약한 것이 나은 것 같아요. 조금만 세도 거죽은 너무 타고 속은 덜 익고..
그런데..녹두전은요...중간불 약불로 조절해가면서 부치는 것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보통 생선전이나 동그랑땡이나 버섯전같은 전은 커다란 전기프라이팬에 부치는 것이 편한데,
녹두전만큼 가스불에 부치는 게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전..이렇게 하거든요..일단 가스불에 프라이팬을 두개 올려놓은 다음 잘 달궈서..식용유를 아주 넉넉하게 부어요.
가스불은 중간불 정도로 해놓고, 녹두전 반죽을 부어요..그러면 '치익' 소리를 내면서 가장자리가 익어가는 게 보이죠.
중간불로 2~3분 정도 둔 다음에 약불로 줄여요.
눈으로도 전반죽이 좀 단단해진 것이 보인다 싶으면 불을 다시 중불로 올린 후 뒤집어요. 잠시 후 다시 약불로 내리구요.
이렇게 중불 약불을 반복하면서 부쳤더니..아주 맛있다고..거죽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잘 익고...
불조절을 해가면서 부치려면 전기프라이팬은 불편해요. 내일도 녹두전만큼은, 제가 가스불 앞에 서서 부치려고 해요.
프라이팬 두개 놓고 부치면 금방 부쳐요.
이제 내일이면...음식준비하느라, 고향에 내려가느라...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치는...설연휴죠?
그래도, 늘 제가 당부드리는 말, '피할 수 없는 일이니까 즐기자!', 다시 강조해봅니다.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고 애쓰면서 보내면 확실히 덜 피곤하고, 마음도 덜 다친답니다.
다들 즐거운 명절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