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요리만화 삼매경에 빠져서..아주아주 잘 보냈습니다.
'따끈따끈 베이커리'도 떼고, '절대미각 식탐정'도 떼고..제게 '식객' 권해주신 분들이 많은데..식객은 벌써 뗐습니다.
저..식객 소장하고 있거든요..^^

새해를 맞기 전에..꼭 얼굴을 봐야하는..친한 친구를 오늘 만났습니다.
매번, 친구가 사는 일산에 가서 만났었는데..오늘은 모처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일찌감치 만나서,
책구경도 하고, 슬슬 걸어서 명동까지 갔었습니다.
예전에는...그 친구랑 명동에서 자주 만나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곤 했었는데...그때는 두사람이 모두 직장인이었죠..^^
그 친구와 이 얼마만의 명동 나들인지...
점심 먹고, 1,2,3층이 몽땅 커피숍인 한 커피전문점에 들어가서...2시간이 넘도록..밀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예닐곱명 정도 되는 정장 차림의 젊은이들이 저희가 있는 2층으로 올라오더니 두리번거리며 커피숍을 한바퀴 돌고는,
3층으로 올라가는 거에요.
그러더니 금방 다시 내려오더니 자기들끼리 뭔가 이야기들을 하는 거에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무심히 보고 넘겼어요.
다시 친구와 이야기에 빠져들었는데, 제 옆에서 인기척 느껴져 올려다 보니까,
그 젊은이들 중 남녀 한쌍이 제 옆에서 쭈빗거리며 서있는 거에요.
가슴에 보니까...'하나은행 새내기'라는 마크를 달고 있고, 손에는 종이를 끼운 클리어파일을 들고 있구요.
"저~어, 말씀중에 죄송한데요~~"
"오~~하나은행 신입사원인가봐요~"
"네... 저..."
"뭐 앙케이트?? 해줄게요...앉아요.."
"고..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
"이리줘요, 써줄게..."
"아니에요, 그냥 여쭤보기만 할거에요"
지난해 3월, 우리 딸도 이렇게 쭈빗거리면서,
연고자라고는 아무도 없는 천안역 앞에서 모르는 사람들을 붙잡고, mp3랑 디지탈카메라를 사라고 제품설명을 했을 거 아니에요.
설문조사를 하겠다는 이 친구들을 보니, 딱 내 자식만 같고..
그래서 묻는 대로 다 대답해줬어요,
주 거래은행은 어딘지, 거래은행이 만족스러운지, 은행의 선택기준은 뭔지, 다른 은행에서 어떤 서비스를 해주면 은행을 옮길 것 인지, 하나은행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뭐 이런 것들이요.
설문을 마치더니, 기념품이라며 녹색수첩과 빨강수첩 중에서 고르라며, 선물까지 주고 가는거에요. 몇번이고 고맙다며 고개를 숙이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갔으니까 열심히 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그 친구들이 자리를 뜨고 나서 보니까, 그 일행중 다른 팀이 어떤 손님에게 말을 건내는데..제가 막 조마조마한거에요.
앙케이트 안해주고, 내칠까봐...다행히 그 손님도 앙케이트를 해주는 것 같더라구요.
"저쪽 테이블도 성공했다"하니까, 친구는,
"너 지은이 생각하고 그렇게 친절하게 해줬지?"
"그래, 얘, 내 새끼도 작년에 이러고 다녔을텐데...말 몇마디 해주는 거..당연히 해줘야지.."
이제 회사도, 학교도 막 첫걸음을 뗀 새내기들로 넘쳐날 때입니다.
아직은 어색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애쓸 새내기들...그들에게 힘내라고 어깨라도 두드려주고 싶습니다.
열심히 하라고..
성실한 것 이외에 다른 지름길은 없다고....
성실한 사람을 당해낼 그 어떤 것도 없다고...
새내기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