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늦게 도착한 택배...작은 상자에 한 가득 담겨있는 황률이었습니다.
황률 아시죠?? 밤(栗)의 겉껍질과 속껍질을 벗겨서 말린 것이에요.
저희 들 어렸을 때에는 농산물의 보관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해서 황률이 흔했는데..요즘은 좀 보기 어렵게 된 것 같아요.
국민학교 다닐 때 황률을 씹어먹다가 이를 부러뜨려서 치과에 갔다가,
선생님께 "그걸 씹어먹으면 어떡하냐"고 한 소리 들은 기억도 나네요..^^;;

옛날 생각도 나고 반가워서, 일단 한주먹을 물에 담갔습니다. 불려서 뭐든 하려구요.
마침 찹쌀이 아주 조금 집에 있길래, 아침에 약식했었어요..참 오랜만에..
약식하는 거, 별 것도 아닌데..솔직히 밤까기 싫어서 잘 안했어요. 깐밤 사다 쓰고 남은 것이 있으면 하는 정도...
약식하면서 희망수첩을 찾아보니까..단 한번도 약식 레시피를 올린 적이 없네요..헉..그럴 수가...
다들 약식을 잘 하시겠지만..달지않은 그냥 평범한 맛의 약식을 원하신다면, 혹은 초소량의 약식만 해보겠다면..
이렇게도 한번 해보세요.
물에 설탕과 간장을 넣어 끓인 다음 그 물로 약식을 잡는 레시피를 많이 쓰시는데, 전 그렇게 하니까...물양을 잘못잡겠어서..
물론 보기좋게 실패한 적도 있구요.
지금 이 방법대로라면, 물을 더 보충할 수도 있고, 물을 남길 수도 있어요.

재료
마른 찹쌀 400㏄, 밤 10개, 대추 10개, 잣 1큰술,
물 400㏄, 황설탕 4큰술, 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만들기
1. 찹쌀을 씻어서 2~3시간 정도 불려요.
2. 밤은 껍질을 벗겨놓아요. 황률을 쓰는 경우 물에 담가서 10시간 정도 불려요.
3. 대추는 씨를 발라놓은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요.
4. 잣은 고깔을 떼어내고, 종이에 놓고 닦아줘요.

5. 작은 냄비에 물 400㏄에 발라낸 대추씨를 넣고 팔팔 끓입니다. 대추씨에서 대추 맛이 우러납니다.

6. 대추씨 끓인 물을 불에서 내린 후 뜨거울 때 황설탕을 넣어 녹여줍니다.
대추씨 끓인 물이 많이 싶으면 좀 남겨두셔도 됩니다.

7. 대추씨 끓인 물에 간장과 참기름도 넣어요.

8. 씻어서 불린 찹쌀은 체에 받쳐요. 단, 물기를 잘 뺄 필요는 없어요. 체에 받친 후 바로 씁니다.

9. 압력솥에 찹쌀과 대추, 밤, 잣을 담은 후 간장과 황설탕, 참기름을 넣은 대추씨 끓인 물을 넣어 잘 섞어줍니다.
물이 적다싶으면 맹물 더 부으셔도 됩니다.

10. 압력솥을 가스불의 중불과 약불 중간 정도로 올려놓아요.
추가 올라오고 흔들리기 시작하면 불을 꺼요. 추가 완전히 내려올 때 뜸이 들도록 그냥 둡니다.
그러나..
이 레시피의 양보다 훨씬 많다면(2~3배) 추가 흔들리면 바로 불을 끄고 김을 강제로 빼줍니다.
양이 많은 경우 압력솥의 크기도 커야하고, 또 추가 흔들릴 때까지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립니다.
이런 경우 나중에 뜸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뜸 들인다고 김을 바로 빼주지 않으면 누룽지가 너무 많이 생겨요.

11. 고루고루 섞어가며 퍼서 사각그릇에 담아 식힙니다.
이 분량대로 하니까 가로세로 17㎝짜리 유리그릇에 딱 하나네요.
달지않고, 캬라멜을 쓰지 않아 쓴 맛도 없어요...
찹쌀이 조금 있으시다면...입맛깔깔한 가족들의 아침대용이나 아님 영양간식으로 한 번 해보세요.
저처럼 밤까기 귀찮아서 약식을 못하신다면..마트에서 파는 맛밤(구워서 껍질 다음 포장재에 넣어 파는..)을 넣어보세요.
아, 그리고 압력밥솥은 가능하면 작은 걸 쓰세요. 큰 걸 쓰면....바닥에 깔릴거에요. 큰 압력솥을 쓰시는 경우 김을 바로 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