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부담없는 컬럼이라...일이라기보다는 재미로...하고 있죠...
오늘 사용하는 재료중 단호박이 있길래, 아침에 식구들 아침식사로 주려고 단호박 스프를 끓였습니다.
단호박 스프를 끓이면서...과정셧까지 찍었습니다.(한손으로 생크림통을 한손으로 카메라를 잡고...ㅋㅋ)

단호박 스프 끓일 줄 모르는 분....안계실거에요...어제의 떡국도 그렇고, 그저께의 닭김치볶음탕도 그렇고..다 할줄 아실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제가 과정까지 장황하게 해서 올리는 이유는....
제가 희망수첩을 쓰기 시작한게 벌써 4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이름도, 쿠킹노트에서 리빙노트로, 희망수첩으로 바꿔오면서요...
물론 옷얘기, 다이어트얘기, 가족얘기, 여행얘기 등등...그날그날 살면서, 겪는 일, 느끼는 일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종은 요리죠.
그런데 말이죠..그 요리가 요...제가 뭐 요리연구가도 아니고, 요리박사도 아니고, 매일 뭐 그리 새롭고 기발한 것이 나오겠어요.
되는 대로 편안하게 썼던 것인데..
얼마전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금방 글이 없어졌던데..쓰신 분, 왜 지우신 건지...)
원글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아는 운영자님은 여러 요리책도 내시고, 많은 분들은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도 하시지요...
그런 분이 만드시는 얘기거리들이 언제부터인가 부쩍 대충요리 대강요리 후딱요리 배달요리 귀찮아서..,
뭐 이런 식의 내용이 많이 올라오더라구요.
하긴 거의 매일 올라오는 글 속에 엄청 화려한 요리들은 올려야한다는건 아닙니다. 다들 살림사는 모습은 비슷할테니까요..
하지만 어느정도의 조절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중간 생략)
하지만 최근의 희망수첩 요리들은 어떤 주제도, 철학도 없어보이는 경우가 많아서...그게 안타까워서요........'
그 글의 댓글에는
'다들 힘든데, 그래도 주인이면 너무 힘든 모습 너무 많이 안보이는게 좋을거 같단 생각 했었어요.
그런 글 읽는 자체가 왠지 기운 없어져요. 그리고 요리 내놓는건 좀 버거워 보이기도 하구요'
또다른 댓글은
'비공개가 아닌 공개된 희망수첩도 꾸려가시니..
그리고 혜경샘을 뵈러 오는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가끔씩은 뭔가 비법을 전수해 주셔야 할 의무도 있으시다고 생각합니다 '
이라는 것도 있었구요.
이 글을 읽으면서...뭐...기분이 나빴거나, 속이 상했던 건 아닙니다....
다만, 이제 희망수첩을 접어야할 때가 왔구나 싶었습니다.
그동안 글을 1,400개나 썼다니..참 많이도 쓸데없는 짓을 했구나 싶어서...'희망수첩'을 이틀도 쉬어보고, 하루도 쉬어보고 했습니다.
여행가서..많은 생각도 해보고...
그런데...글을 쓰지 않는 것도..그렇게 쉬운 건 아니네요...^^
그래서..이렇게..거의 대부분 할 줄 아시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필요하실 지도 모르는 음식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러다가..이마저 필요없다고들 하시면..희망수첩을 접고, 어느 포탈에 가서 이름없는 블로거로 살아야겠죠..(이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자판만 보면 두드리고 싶으니까..글을 안 쓸 수는 없고...그래서...이렇게 뒷북요리까지..왔네요...^^
에구...이 수다......너무 쉬운 걸 올리면서..변명이 너무 길었죠??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야, 최근 왜 이런 것만 올라오나 궁금하신 분들의 궁금증이 풀릴 듯 하여...^^
자..레시피 나갑니다...
보통은 단호박으로만 하는데....전 단호박만의 그 단맛보다는 감자를 섞어 더 구수함을 주고 싶어서 이렇게 끓였습니다.
재료
단호박 작은 것 1통(400g), 감자 1개(180g), 양파 1개(200g), 물 300~500㎖(톡톡하게 끓이려면 300, 묽게 하려면 500),
생크림 100~150㎖, 버터 10g(포션버터 1개), 소금 ¾~1작은술, 후추 조금
※ 단호박, 감자, 양파의 g은 모두 껍질(단호박은 속의 씨)을 벗긴 후 무게 입니다.
만드는법

1. 재료는 썰어서 준비합니다. 아무래도 토막을 작게 내면 금방 무르겠죠?

2. 냄비를 달군 후 버터를 두릅니다. 이때, 냄비는 좀 큰 편이 나아요. 나중에 핸드블렌더로 갈려면, 큰편이 좋거든요.

3. 버터가 녹으면 단호박, 감자, 양파를 넣어 볶아줍니다.

4. 재료의 거죽에 버터가 좀 묻은 듯 싶으면 (너무 달달 볶지 않아도 됩니다) 물을 부어줘요.

5. 물을 붓고 뭉근하게 익혀, 주걱으로도 으깨질 정도로 불에 둡니다.

6. 주걱으로 으깨도 되지만, 핸드블렌더로 갈면 더 쉽겠죠? 더 곱게 갈아지구요.
그런데 건더기가 씹히는 게 좋으면 블렌더로 갈지말고 그냥 주걱으로 으깨주세요.

7. 생크림을 넣어서 맛을 내주세요. 생크림이 없으면 우유를 넣으셔도 되구요..아니면 아예 우유도 넣지 않으셔도 되요.
8. 소금 후추로 간 맞추면 끝!!
허걱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오후 촬영하려면..음식 준비해야하는데...너무 오래 82에 있었네요...
시들어가는 단호박 있으신 분들...얼른 구제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