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방학을 주시자, kmys, "가까운 데로라도 여행 다녀오자"하는거에요..
애들도 자꾸 여행 좀 가라고 해서..그러기로 했었습니다.
수요일날 김장 해넣고 나면, 목요일날 떠나자고...장소는 제주도와 강원도 중에서 강원도로 정하고,
저는 교보문고 나가서 여행서적코너에서 이것 저것 들쳐보면서 동해안 여행책까지 한권 샀어요.
그랬는데...어제 김장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노동강도가 너무 강했고..(상상했던 것의 5배쯤??)
또 작은 김치냉장고가 미리 도착했더라면 그냥 큰 김치냉장고에 들어있던 고기 생선류, 그냥 옮겨넣기만 하면 되는데,
제때 와주지 않아 큰 김치냉장고 속에서 나온 음식들 냉장고로 옮겨넣어주고,
김치냉장고 정리하면서 나온 산더미같은 용기들 설거지해주고,
거기에다가...유자를 60개나 썰어댔습니다..ㅠㅠ...
피곤이...아주 극에 달했습니다.

차에서 김치통을 내리는 중에 택배아저씨로부터 받아든 유자...예상치 못했던 일거리때문에...사실 좀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이걸 어쩔꺼나...그냥 놔두고 여행에서 돌아와 유자차를 만든다, 여행을 포기하고 유자를 썬다...아님, 몸살이야 나든말든 당장 한다.
제가...제 성격에 뭘 택했겠어요?? ㅠㅠ...
kimys의 도움을 받아 당장 만들었습니다...모두 75개중에서 60개를 썰었는데, 썰고나니 새벽 2시가 넘대요..
썰어서 설탕에만 재워두고, 3시쯤 누웠는데 너무 피곤하니까...잠도 안오더라는....
아침에 유리병에 담았어요. 이거 담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리더만요...

요때까지만 해도..과연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게다가 강원도 산간지방은 대설주의보가 내렸다는데...
가면 가고, 말면 말고....이러면서, 김치냉장고도 배달받고 그랬어요..
그런데...요기서, 제가 피곤하니까 가지 말자 라든가, 집안일 때문에 안되겠어..이러면 안되겠더라구요.
그러면 다시는 여행의 여자도 입밖에 낼 수 없잖아요.
김치냉장고 배달받고나서 주섬주섬 가방을 꾸렸습니다. 그리곤 잠시 외출중이었던 kimys 빨리 귀가하라고 했습니다.
오후 2시 넘어서 집에서 출발, 이대 목동병원에서 kimys 問喪하고, 인덕원 시누이 집에 가서 시어머님 잠시 뵙고,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선 시간이 4시30분쯤이었습니다.
고속도로에 들어설 때까지 목적지를 정하지 못했었어요.
어디가지, 어디가지...이러다가...일단 경부고속도로에서 영동고속도로 쪽으로 꺾어졌습니다.
백암온천이나 가보자...거기는 눈 안오겠지...싶어서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왔습니다.
난생 처음 중앙고속도로 운전해봤는데...차가 정말 없네요..
해는 너무 일찍 져서 깜깜하고...오늘은 영주에서 하룻밤 머무르기로 했습니다..
여기도 제가 좋아하는 온천이 있다고 하고, 풍기 IC로 나와보니...사과 파는 곳이 너무너무 많네요..
영주가 사과의 고장이잖아요. 여기서 사과도 사고, 부석사 구경도 할 거에요.
아..저녁은 풍기답게 인삼갈비 먹었어요...사진이랑 자세한 이야기는 서울에 올라가거든 정리해서 올릴게요...ㅋㅋ...
그런데 그날이 언제일지는..저도 몰라요...ㅋㅋ...목적지가 없는데...일정이 있을 수 있나요??
여기서 백암쪽으로 갈지 아니면 단양쪽으로 갈지, 내일 아침 일어나서 결정하려구요....
p.s.
지금 여기는 풍기온천 못미처에 있는 무슨 모텔이에요.
근데...굉장히 벌쭘해요. 어쩜 이렇게 어색한지...
그나마, 숙박비에 5천원을 더 내면 인터넷 빵빵하게 되는 방이 있다고 해서...5천원 더 냈죠.
컴퓨터 없었으면 어쨌을라나 모르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