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전화에..."고추 샀으면 좋겠는데...고추 사야하는데..." 하시는 거에요.
작년에 강화에서 사온 고추가 맘에 쏙 드셨다고..그걸 사고 싶으시다고...
솔직히 제 맘 같아서는 '아무거나 대충 사지~~'하고 싶었지만...김장 준비에 유난히 공을 들이시는 어머니 뜻대로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오늘 시간을 내서...강화장에만 다녀오는 걸로...외포리까지 들어가지 않는 걸로 약속하고...길을 나섰습니다.
외포리까지 가면..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밥도 회를 먹어야하는데..그러자니..시간이 더 걸리고...
후다닥 다녀오기 위해..외포리는 안간다고..선언을 했던 거죠.
통일로IC에서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강화를 가니...1시간 정도 밖에는 안걸리는 것 같았어요....
정말 후다닥 도착했죠...
작년에 샀던 집에 가서 작년처럼 배 갈라서 씨 뺀 후 말린 태양초 1관에 9만원씩 주고 2관을 사셨어요.
1관에 4.2㎏라고 하는데 4.5㎏씩 줬어요. 얼굴 보고 사면 이런게 좋은 것 같아요. 근을 잘 주잖아요..^^
사가지고 바로 빻아줬어요. 고추가루 봉지를 드는데 어찌나 무거운지...ㅠㅠ...
고추사면서..혹시나 비싼 건 아닌지 싶었는데..그렇지 않네요...^^
고추 사고 나서..시장통의 식당에서 밴댕이회무침으로 점심먹고 본격적으로 이것저것 장을 봤어요.

강화에 갈 때부터 꼭 사와야지 했던 것이 강화의 특산물 속노란고구마와 대파였습니다.
작년에 속노란고구마 사다가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나중에 고구마 사러 또 가고 싶었지만...시간을 낼 수 없어...ㅠㅠ
4㎏들이 한상자에 1만원 줬어요..이건 좀 크고 잘생긴 것이라 1만원이고..아주 자잘한 것들은 한상자에 5천원.
하나를 먹어도 좋아보이는 거 먹으려고..곱절인 1만원짜리 사왔어요.

또 하나 꼭 사려고 했던 것이 대파였어요.
작년에 강화에서 산 파, 화분에 심어놓고...두고두고 얼마나 잘먹었는지...잘라먹고 나면 또 올라오고 또 올라오고 해서..
1단에 1천원짜리를 샀는데...잘못한 거 같아요...단이 더 큰 거..5천원정도 할 것 같은 더 묶음이 큰 걸로 사올 껄 그런 것 같아요.

생강도 샀습니다.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놓고 파는데...5천원이래요.
집에 와서 달아보니..1.2㎏...생강시세는 잘 모르지만..잘 산거 같아요.
요건...뭘 할까 생각중인데...일단 껍질을 벗긴 후 갈아서 얼려두거나..아니면 저며서 말린 후 빻아서 생강가루를 만들까 싶어요.

그리고..오늘 물때를 잘 맞춰서 갔는지...자잘한 김장용 바다새우가 굉장히 많은 거에요.
저희 집 김장에 꼭 들어가는 것이 생새우와 생갈치입니다.
생새우를 넣으면 김치가 시원해지고, 생갈치를 넣으면 쨍하는 맛이 있어요.
김장용 생새우는 너무 커도..좀 그래요. 껍질을 모두 벗겨줘야 하는 번거로움..
그런데 작은 새우는 껍질째 그거 슬쩍 다져주기만 OK!!
그런데 문제는 물때 잘못 맞춰가면(사리 조금..뭐 이런거...)구경도 할 수 없는데..오늘은 아주 많아서 1㎏당 8천원씩 주고 사셨어요.
새우는 엄마가 사셔서 엄마가 가져가셔서..사진을 못찍었어요.
새우와 더불어 많은 것이 살아있는 자잘한 꽃게!!
알이 없을 것 같아서..망설였는데..파시는 아주머니가 알 있다고 호언장담을 해서..2만원을 주고 1㎏을 샀습니다.
자잘해서 8마리가 달리네요.
비닐에 넣은 후 신문지로 싸서 다시 비닐에 넣어 가지고 왔는데...집에 올 때까지 살아서 파드득거리더라는...

오늘 산 것 중에 가장 흐뭇한 것이 이 바가지입니다.
뽀얗게 마른 것이 너무 이뻐서..2천원 주고 샀습니다.
너무 좋아서, 장바구니에도 안담고..바가지를 가슴에 품고 나니까...시장에 계신 할머니들이 웃으시면서 죄다 한마디씩 하시는 거에요.
"뭐 하려고 샀수?" "얼마줬수, 잘 샀네!" "이걸 잘 깨지지도 않는 바가지네..잘 샀어.." 등등...
"여기다 밥 비벼먹으려고 샀어요.."했더니..할머니들이 말리시네요..고추장물 든다고...
여기에 밥을 담으면 밥의 물기가 가신대요..초밥 만들 때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 대봉시가 한창인지..강화시장에 제일 많은 과일이 감이었어요..대봉시...
박스 박스..너무 많았어요.
시장을 암말 없이 따라다니시던 친정아버지..대봉시가 사고 싶으시대요..익은 걸로 사드려고 했더니..
익은 건 싫고 단단한거 사서..집에다 놓고 연시 만들고 싶으시다는 거에요.
그런데..기본이 50개씩..너무 많아서 고민하는데..한 집에서는 낱개로도 판대요.
10개에 1만원짜리 사서...7개는 아버지 드리고, 3개는 제가 가져왔어요..저희도 놓고 홍시가 되어가는 과정 구경하려구요..^^
덤으로 작은 거 두개 더 받아서..그것도 하나씩 나누구요.
돌아오는 길도 차가 별로 많지 않아 금방 왔어요.
오면서..아무래도 김장 배추 예약해야할 것 같아서..작년에 김장한 부부농원을 들렀어요.
정말 부지런한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9월부터 예약들을 했대요..그래서 다음주에는 예약을 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것도 열포기, 스무포기 같으면 어찌어찌 끼어보겠는데...저희는 80포기나 되잖아요.
간신히 22일로 예약했어요...김치를 많이 하니까..이런게 좀....
예약 마치고 오려는데..주인아주머니..겉절이 해먹으라고...절인 배추 5쪽을 주시는 거에요.
배추로 반으로 갈라 절인 것이니까...통으로 치면..2포기반인거죠..
무도 3개 주셔서 가지고 오고..

"이걸로 김치 해야겠다!" 하니까..저희 어머니, 저더러 다 가지고 가서 김치를 하라고 하시는데..
전 무 1개에 절인 배추 2쪽, 가지고 왔어요. 이걸로도 충분하거든요..
뭐..22일날 김장할 건데....김장하면...한통은 급살로 익혀서..먹으면 되니까..

오자마자 꽃게에 간장부터 부어주고.. 김치 했어요.
그냥 대충 했는데..맛이나 있으려는지....
속재료는 그냥 무채 200g에 고춧가루 4큰술, 다진 마늘 3큰술, 다진 파 3큰술, 다진 생강 1큰술, 다진 새우젓 3큰술, 다진 양파 3큰술...
이렇게 해서 딱 한 포기의 배추에 넣었는데..저희 집 고춧가루가 아주 매운 탓인지..너무 맵네요..
맛없으면..뭐..김치찌개라도 해먹지 하는 생각입니다...

꽃게 간장은....마침 다시마국물은 아니지만 멸치육수가 있길래...간장물 만들어부었는데..어쩌려나 모르겠어요..
국간장이 좀 많았는지...아니면 진간장이 짠 건지...약간 짠듯도 싶고...맛있으라고..백세주까지 넣었는데..
간장물은 국간장 1: 진간장 3: 멸치육수 4: 백세주 2,
그리고 마늘 한통, 생강 엄지손가락 2개 정도 편썰어넣고, 마른 고추도 2개 넣어줬어요.
맛이 있어야할텐데...
얻어온 배추로 김치도 담그고...살아있는 꽃게에 간장도 붓고...참...바쁘게 움직인 하루였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