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븐을 사고서 제가 정신없이 빠져든게 베이킹입니다.
정말 베이킹을 하면 날새는줄 모른다더니 제가 딱 그 꼴이네요. 위염이 너무 심해서 내시경까지 하고, 약을 거의 한달치를 쌓아놓고 먹으면서도 밤 한시가 넘어서 거품기 손에 들고 버터 젓고 있었드랬습니다. 아이들 간식으로 빵 만큼 든든하고, 맛있는게 없죠. 간편하기도 하구요. 한번 만들어두면 한 이틀은 먹일 수 있고 선물하기에도 참 좋죠. 비용대비 효과 만점이잖아요.
근데.... 내 손으로 만들면 파는 것 보다 훨씬 아이들에게 좋을줄 알았어요. 사실 사먹이는 것보다 좋긴 하지만 만들면서 내내 찜찜한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로, 생각보다 버터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사실이에요. 설탕이야 내가 양을 조절하면 좀 덜 달게 할 수 있지만 버터를 줄여버리면 풍미도 확 줄고 딱딱하고 맛이 없어지니 버터양은 줄이지 못하겠더라구요. 특히 쿠키를 구울땐 겁이 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은 버터를 한꺼번에 먹어도 되나..... 쿠키는 생각없이 집어먹으면 한시간도 안돼 엄청난 양의 버터를 먹게되잖아요....
둘째로, 밀가루를 너무 많이 먹게된다는 거죠. 사먹을 땐 아무 생각 없이 먹었는데, 밀가루가 좋지는 않잖아요. 우리밀을 쓸 수도 있지만, 케잌이나 쿠키는 맛으로 먹는건데.... 우리밀로 만들면 맛이 좀 없는게 사실입니다.
셋째로, 표백한 흰 설탕을 사용할 때가 너무 많습니다. 설탕 자체도 나쁜데 색과 맛 때문데 흰설탕을 써야 한다는 것도 큰 아쉬움 입니다.
넷째로, 제과 제빵 제료에 관한 문제입니다. 베이킹에 쓰이는 재료는 주로 재료상을 통해 구입하게 되는데요, 이 재료들이 원산지 표시만 되어있을 뿐 품질에 관해 전혀 알길이 없습니다. 제 생각엔 재료상들이 대량으로 구매해서 다시 소포장해 판매하는것 같은데 중간 처리과정이 얼마나 깔끔한지, 유통기간은 믿을 수 있는지 의심스럽더군요. 특히 치즈가루나 견과류종류, 각종 파우더와 향신료들은 사용하기 여간 찝찝한게 아닙니다. 색소도 너무 많이 들어간것 같구요... 그런 일련의 표시들이 너무 빈약하지 않나 싶습니다.

<초코칩 머핀>

<초코머핀>
위의 사진은 밤새며 만든 머핀들입니다. 제가 베이킹을 하면서 집에서 좋은 재료를 써서 해먹여도 아쉬운 부분이 이렇게 많은데 사먹는건 정말 더하겠지....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고소미는 베이킹을 할겁니다. 아주 안먹일수는 없지요.게다가 아이들이 쿠키며 케잌을 너무 좋아하잖아요. 안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주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투박하고 이쁘진 않아도 몸에 좋은걸로 먹이도록, 그리고 아이들이 자연식품에 더욱 길들여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엄마가 되길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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