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Redding 엉클의 집을 떠나 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 하늘이 뿌옇고 공기도 좋지 않습니다 . 산불이나서 이렇다는군요 . 아직도 진압이 안되고 곳곳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
좀 가다보니 오레곤주로 들어서네요 .
조금 달리니 엉클과 숙모님이 추천하신 시나몬롤을 파는 가계가 나옵니다 .
들어가보니 온간 단것들을 팔고 있는데 가계 분위기가 좀 묘합니다 . 일하는분들이 젊은데 뭔가 고전영화에서나 볼수있는 지나치게 옛으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 설명하기가 참 애매한데 마치 중세시대의 빵가게에 온듯안 느낌이 들게하는 얼굴과 표정들입니다 . 내가 이상한가 했는데 남편도 그렇게 느꼈다고 하네요 .
어째튼 시나몬롤과 조각 케이크를 한아름 사가지고 나왔습니다 .
차에 타자마자 당장 꺼내서 맛을 봅니다 . 크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 맛은 제입에는 느무 달고 그리 감동할 맛은 아니었습니다 . 엉클 내외분께 인증샷 하나 찍어서 날려 드리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
아직도 하늘이 칙칙하고 공기의 냄새도 이상합니다 .
산불이 가까이에 있나봅니다 . 연기가 피어 오르는게 보이네요 .
아니 이런 … 나무가 버얼겋게 타고 있습니다 . 산불은 태어나서 처음봅니다 . 이런식으로 곳곳에서 산불이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
산불에도 불구하고 계속 달립니다 .
포틀랜드 어딘가에서 분독킹을 했는데 사진에는 없네요 . 어째튼 자고나서 계속 달렸습니다 .
좀 지루해진다 싶으면 딸아이 머리로 머리 땋기 연습도 하면서 갑니다 . 뒤통수가 비꿀어져서 가르마는 저렇게 항상지그재그로 해줍니다 .
얼마나 달렸을까 시애틀 사인이 보이네요 . 고지가 눈앞입니다 .
아무 생각없이 멍하게 않아가는데 갑자기 20 만불짜리 클래스 B 캠핑카가 휙 지나갑니다 .
눈이 번쩍 띄 여서 옆으로 가서 도촬을 해봅니다 .
저리 작은것이 20 만불인 이유는 아직도 잘 이해가 안가는데 어째튼 일단 사륜구동이라 산길도 잘 올라가고 연료가 디젤이고 차체도 작아서 기름값이 훨씬 적게 듭니다 . 나중에 은퇴하면 중 2 병 남편과 사춘기 아이들없이 저런 아담한 캠핑카를 몰고 이 넓은 대륙을 바람처럼 떠돌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 이런 생각이 드는걸 보니 남편만 사추기가 아니라 이 중년 아줌마에게도 사추기가 찾아온듯 합니다 .
20 만불짜리 캠핑카의 헛꿈을 꾸며 달리다보니 어느덧 캐나다 국경에 도착했네요 .
스펙태큘러했던 미국의 경치를 뒤로하고 떠나는것이 아쉬우면서도 저 캐나다를 상징하는 빨간 단풍나무 무늬가 반갑네요 .
국경을 통과하려는 다른 차들과 같이 기다립니다 .
장총까지 들고 캠핑카를 샅샅이 살피턴 미국 디트로이트 국경과는 달리 여권 슬쩍보고 운전자와 두어마디 토킹을 하더니 무사통과해서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로 들어섭니다 .
풍경은 뭐 아직 볼것이 없네요 .
국경통과후 시동생과 문자를 주고 받으면서 갑니다 .
드뎌 몇번의 문자 교환끝에 밴쿠버 시동생의 콘도 ( 여기 캐나다는 자가 아파트를 콘도 , 렌트해서 사는 곳은 그냥 아파트라고 구분해서 부르던군요 , 한국은 다아 아파트라고 하는데 말이죠 ) 에 도착했습니다 .
잠시후 시동생이 맨발로 나와서 맞아 줍니다 . 우리가 너무 반가워서 맨발이 아니라 이냥반은 수시로 맨발로 다닙니다 . 자유로운 영혼의 표상이요 저의 사추기 남편의 우상입니다 .
이 시동생님으로 말할것 같으면 토론토해서 대학을 졸업하고 기타하나 둘러메고 밴쿠버로 떠나서 언더그라운드 가수겸 작곡등으로 평생을 음악과 함께 살았고 어느 한 직장에 억매이지않고 여러가지 해보고 싶은일은 다 해보면서 살았고 , 전세계에 안가본곳이 드물고, 타고난 소셜 스킬과 매력적인 성격으로 여자친구들은 많았으나 거의 50 살이 가까워 올때까지 결혼은 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 그러다 50 의 문턱에서 인품도 좋고 전직 모델 경력까지 있는 멋진 동서를 만나 급 결혼을 했다지요 . 쓰다보니 일상에 찌들어 살아온 사추기 남편이 부러워할 만한 삶이네요 .
사실 왠수 남편도 손재주도 좋고 노래, 기타치기, 그림, 운동에 다재 다능하고 활동적인 사람인데 길을 잘못들어 주말에도 사무실에서 갇혀 일하는 삶을 살았으니 이렇게 사추기가 심하게 온게 조금은 이해도 갑니다.
드뎌 형제 상봉 ! 자식들과 부인은 이제 투명인간, 아웃오브안중 , 논스탑 토킹에 들어갑니다 . 동서는 직장에가고 없네요 .
아이들도 캠핑카에서 살다가 이렇게 가정집에 오니 좋은가 봅니다 . 웃음이 떠나질 않네요 .
콘도 일층인데 테라스가 참 멋집니다 . 거의 정글 수준으로 식물들이 우거져 있습니다 . 모기가 많을줄 알았는데 모기도 별로 없다고 합니다 .
테라스에 이렇게 로멘틱하게 앉아서 식사를 할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네요 .
다음날부터 시동생과 같이 , 시동생이 바쁠때는 우리 가족끼리 밴구버 시내와 근교를 돌아봅니다 .
동서님도 뒤에 살짝 보이네요 . 짤막한 저 와는 기럭지 부터가 남 다른 동서입니다 . 전 160도 훨 안됩니다. 동서와 잠시 토킹하다가 목에 담들릴뻔했습니다. 남편이 181인가 그런데 남편과 키차이가 별로 안납니다.
식물원의 꽃들도 돌아보고 항구의 배들도 구경하고 바닷가에가서 피크닉도 합니다 .
시동생집에 다시 왔습니다 . 근처 공원에서 분독킹을하고 이곳에서 머물지는 않으니 서로 부담도 없고 참 좋으네요 . 저녁으로 가문의 비법으로 만든 햄버거를 대접한답니다 .
처음에는 햄버거라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 헉 … 너무 맛있는 겁니다 .
그때부터 콩글리쉬로 폭 풍 질문끝에 알아낸 비법은 스파이시 이탈리안 소세지라고 가공한게 아닌 프레시한 상태에서 파는 소시지가 있습니다 . 매운 스파이스로 양념한 갈은 돼지고기를 순대처럼 창자에 채워넣은것인데 그걸 껍질을 벗겨서 속에 양념된 고기만 햄버거 반죽에 약간 섞어 주는게 비법이라고 합니다 . 치즈버거를 염치 불구하고 두개를 삽시간에 흡입 … 먹고 나니 너무 게걸 스럽게 먹지는 않았나 민망하네요 . 저의 평소 햄버거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꾸어준 식사였습니다 .
다음날 시동생이 이끄는대로 밴구버 인근의 어느 멋진 거대한 공원에 가니 구름다리도 있고 이렇게 맑은 물도있네요 . 이제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가는 형제들이 평상복에 웃옷만 벗고 계곡물로 뛰어들어서 수영도하고 다이빙도 하면서 한참을 놉니다 . 동심으로 가득한 형제들입니다 .
다음날은 자전거를 대여해서 바닷가를 따라 나있는 자전거길을따라 온 가족이 자전거를 탑니다 . 자전거길이 참 길기도 하더군요 . 요세미티에서처럼 또 이 중년 아줌마 페달 밟느라 쓰러질뻔했습니다 .
밴쿠버에서 계속 뭉기적 거리던 남편이 드디어 이제 떠나기로 합니다 .
남편이 페이퍼 플레이트에 “Day 1 of return trip: Vancouver to Toronto” 라고 쓰고 날짜까지 써놓았네요 . 아이들이 들고 포즈를 취합니다 .
이제부터 다시 대륙을 가로질러 토론토 집으로 돌아갑니다 . 이제부터는 날마다 집과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하니 아이들이 행복한가 봅니다 . 카메라를 향해서 활짝 미소를 짓습니다. 이 아줌마는 이제 그 유명한 말로만 듣던 캐네디언 로키를 곧 볼거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설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