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에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30일 예정으로 캘거리에서 콜로라도까지 자전거 여행을 떠났던 아들놈이 무사히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피골상접에, 서부의 강렬한 햇빛으로 거의 인종이 바뀌어서 돌아왔다지요.
아이들이라면 죽고 못사는 남편이 손수 물감을 사다가 붓으로 이렇게 플랭카드까지 써서 벽에 붙이고 아들의 귀환을 환영해 줍니다. 누가보면 독립운동하다가 살아 돌아온줄 알겁니다ㅎㅎ
자전거 여행중, 피넛버터, 통조림콩, 프로틴바, 오트밀등으로 연명해온 아들을 위해서 오랫만에 한식당에 가서 푸짐하게 한상 먹여 주었습니다.
한달동안 어찌나 못먹고 살았는지 전같으면 한국음식은 다 좋은데 냄새가 심하다는둥 품평을 했을텐데 군말없이 마지막 음식 한점까지 싸아악 먹어치우는것이 짠하더군요.
아들 녀석 돌아오고 이틀후에, 또다시 짐을 싸서 이번에는 온가족이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떠났습니다. 딸아이도 축구 방학이고, 남편도 2주 휴가라 가능한 여행이었습니다.
8년전에 아이들 어렸을때 왔었던곳인데 음식도 그저 그렇고 리조트도 살짝 낡긴했는데 바닷가 풍광이 좋아서 다시 이곳으로 왔습니다.
2층방 발코니에서 바라본 수영장의 모습입니다. 수영장물이 딱 저의 목까지 올라오는 깊이라 수영 연습하고 놀기 딱 좋았는데 8월햇살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썬크림 바르고도 화상 입겠더군요 ㅠㅠ
수영하고 배고프면 바닷가 부페식당으로 가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합니다. 집에서와 달리 음식준비와 서빙으로 분주할 필요가 없으니 다 같이 앉아서 음식도 음미할수있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수 있어서 좋더군요.
매운맛이 매우 부족한 식사였지만 부페다보니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크고 맛도 훨씬 더 좋은 도미니칸 아보카도 샐러드가 자주 나와서 거의 매끼니마다 엄청먹었는데 나중에 아보카도 칼로리 찾아보고 기절 초풍 ㅠㅠ 코비드후에 7킬로찐살을 어찌 빼야하나 고민중인데 이런 낭패가 ㅎㅎ
리조트에 한 3일 있으니 수영하고 먹고 노는것도 하루 이틀이지 좀이 쑤셔서 이틀동안 차를 렌트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 운전이 길도 좁고 차들도 많고 오토바이도 많아서 한국 저리가라하게 복잡한데 한운전 하는데다 간이 부은 웬수 남편은 한손에 포도맛 팝시클꺼정 들고 유유히 운전을 합니다.
리조트에서 차를 한 40분 달려서 Mount Isabel De Torres 왔습니다.
산꼭대기에 이렇게 거대한 예수님 상이 있는데 종교가 없는데도 '무거운 짐진자들아 내게로 오라' 이말이 떠오르면서 가끔은 이국에서의 삶이 고단하고 버겁다 느끼는 이중년 아줌마 마음에 아주 잠깐이지만 평화가 깃듭니다.
이렇게 산꼭대기에서 바라보니 바다를 품은 푸에르토 플라타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오늘은 남편과 딸아이가 해보고 싶다는 서핑을 하러 갑니다. 처음 해보는거라 한시간 강습을 받고 했는데도 아이들이 서핑보드에서 자꾸만 떨어지네요.
지리를 잘 모르니 그냥 마구잡이로 차를 몰고 여기 저기 다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유람선중의 하나라는 배가 보입니다. 배위에 놀이 동산까지 있는게 보이네요. 뭔 생각을 하는지 도시 알수 없는 웬수 아자씨 배를 한참을 바라보네요.
어느날 리조트를 나가서 수퍼 마켓을 다녀오는데 이렇게 도시를 그려놓은 멋진 벽화가 있네요.
저녁 식사후에는 소화도 시킬겸 산책을 합니다. 뜻밖에 거의 모기가 없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제 밥을 안해도 되는 한여름밤의 꿈같은 7일간의 리조트 생활이 끝나고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합니다.
소도시라 공항이 아주 작고 아담합니다.
4시간의 비행끝에 밤 9시넘어서 토론토 피어슨 공항에 도착했는데 지난주에 콜로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집에온지라 공항이 익숙한 아들이 자동화된 입국 수속도 빛의 속도로 하고 짐도 척척 찾아서 번쩍들어 카트에싣고해서 정신 혼미한 중년 아줌마 아자씨 혼잡한 공항을 편하게 빠져 나오면서 이노무 시키 키우느라 dog고생한 기억들은 잠시 잊고 흐뭇함이 밀려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에서 찍은 몇몇 영상 대충 간추려서 제 유투부 계정에 올려두었으니 궁금하신분들은 보시구요 무더운 여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