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들 무탈하신지요?
올해는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식구 외엔 아무하고도 만나지 못하는 최초의 성탄절을 맞았더랬죠.
그래 그런가? 성탄장식을 만들어 올리는 지인들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저도 한번 해 봤습니다.
별건 아니지만, 연어 크리스마스 리스 샐러드와~
김밥을 말아 성탄트리 모양으로 올려 이 사진으로 성탄 인사를 전하기도 했답니다.
연어와 김밥 좋아하는 울 곰 부녀가 몹시도 행복해해서 그걸로 됐다 싶지만,
무엇보다 이것의 최고 좋은 점은 전혀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거예요.^^
워낙 외모를 꾸미거나 값비싼 소지품 늘리는 것에 관심이 없는 데다 요즘 미장원을 통 못 가니 커트도 셀프.
이러니 무슨 사는 재미가...ㅠㅠ
그렇다고 음식을 꾸미면서 스트레스를 푸나요?
예쁜 음식에 순위를 매긴다면 밀푀유 나베도 빠질수 없는 메뉴라서~
네, 순전히 예뻐서 해 본거예요. ㅋ (실은 친정에서 가져온 마지막 배추를 좀 특별하게 먹고파서 걍 있는 재료만으로 대강 만들었어요.)
연어를 더 예쁘게(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숙성시키는 방법이 있답니다.
늘 친정아버지를 위해 연어요리를 해 가는데 이번에도 친정에 김장 가지러 가면서 요걸 해갔어요.
연어에 소금 뿌려 30분 정도 재웠다가 씻은 뒤 청주로 노글노글하게 만든 통다시마로 감싸 24시간 이상 숙성시키면 연어 곤부즈메가 되는데요.
다시마 향 가득배인 연어살이 쫀득하면서도 찰지고 달달한데다 색감마저 더 짙고 예뻐서
그냥 썰어만 놔도 인기만점~!!
초밥을 하면 완전 인기 폭발이랍니다.
새우장과 연어장도 같이 해봤는데 이렇게 한 그릇 덮밥을 만들면 별다른 반찬도 필요 없고 좋더라고요. (뭣보담도 이이뿨~)
올해는 애동지라고 해서 동지에 팥죽이 아닌 팥 시루떡을 먹는다지만 떡 해먹을 재간이 없는 저로서는 걍 이번에도 팥죽을 쒔어요. 것도 두 번이나 연거퍼.
엄마가 주신 동치미가 끝물이라 아끼며 먹고 있다죠. 맛도 영양도 팥죽과는 뗄수없는 찰떡궁합~!!
분명 김장 가지러 간 당일에도 엄마가 막 삶아 계속 리필해 주시는 (뜨끈뜨끈 야들야들한) 수육을 엄청나게 먹었건만 집에 와서 먹고 먹고 또 먹은 건 정녕 김치 맛을 보기 위함이었을까요?
유난히 달디 단 부모님표 배추로는 국을 끓여도 맛있고, 이렇게 배추전으로 부쳐 먹어도 꿀맛입니다.
배추전뿐 아니라 이 계절에 늘 생각나는 굴을 비린내 싹 사라지는 간단 비법으로 손질해 굴전을 부치며~
옵션으로 굴 버터구이도 해 먹고,
백종원 호박채전으로 통하는 건새우 호박전도 선보여요. (참 곱쥬? 맛은 더 좋아유!!)
버티다 버티다 뒤늦게 사버린 에어프라이어를 잘 쓰기 위해 난생 첨 통닭 로티세리도 해봤어요. 별것 안하고 굽기만해도 넘 맛있더군요.
외모가 출중한 이런 것만 해 먹는건 아니고,
쌀쌀한 날 뜨끈하게 어묵탕과
고기뿐 아니라 당근, 심지어 감자마저 없던 날 토마토와 양파 마늘만 넣고 끓인 토마토 카레 같은 실속 있는 간단 메뉴들도 많이 해 먹습니다. (막 새로 지은 잡곡밥과 함께 먹은 카레는 얼마나 맛있게요!!)
집콕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요즈음, 코로나 블루로 우울증이 올것만 같죠. 그래도 우리 조금만 더 인내해 봐요.
비록 셀프 커트의 달인이 될만큼 미장원을 못가고 매끼니 요리해 대느라 힘든 와중에도 맛과 영양뿐 아니라 모양과 색감까지 손보느라 스트레스가 풀리는거 맞아? 하는 날들이지만~ 나부터 주의하고 조심해야 나와 타인모두를 전염병으로 부터 지킬수 있으니까요.
저도 처음 겪는 이 시간에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다들 강건하시길 바라며 이 야심한 시각, 사랑과 평안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