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에도 지난 주에 눈이 많이 왔어요 .
눈사람을 만들어 세운 집도 있고 , 경사진 뒷마당에서 눈썰매를 타고 노는 아이들도 있었죠 .
저희 가족은 추운데 밖에 나가 노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ㅎㅎㅎ 그냥 집안에만 있었어요 .
코로나 19 사태를 겪고보니 우리 가족은 모두 집돌이 집순이였던 거에요 .
명왕성의 겨울은 가끔 폭설이 내리기 때문에 구청 ( 타운홀이라고 하죠 ) 에서 제설차와 장비를 갖추고 있고 주요 도로와 간선도로는 재빨리 눈을 치워줍니다.
일기예보에서 눈이 내릴거라고 하면 미리 도로에 약품을 뿌려두기도 해요 . 그러면 눈이 쌓이지 않고 녹아서 아주 약간 경사진 노면을 따라서 도로가로 흘러 내립니다.
그러면 도로 위에는 미끄러운 눈 녹은 물이 없어서 운전하기에 안전하지요 . 그 모든 약품과 장비와 인력은 모두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충당합니다 .
하 … 세금 얘기가 나오니 할말하않 …
상속세 보유세 어쩌구 저쩌구 자유게시판에서 자주 봅니다만 …
암튼 , 내가 낸 세금으로 내가 살기 편하고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비용을 충당해야 하니 , 납세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겠죠 .
그냥 뭐 … 명왕성 월급쟁이인 저는 … 연봉의 30 퍼센트 정도는 없는 돈이다 ~ 생각하고 삽니다 .
참 , 그리고 부동산 관련 세금은 사고 팔 때 따로 내는 돈은 얼마 안되지만 , 해마다 , 매년 , 애브리 이어 ! 집값의 1.15 퍼센트를 냅니다.
1 0 억짜리 집을 가지고 있다면 해마다 천 백만원이 조금 더되는 돈을 내는 거죠 . 그나마 명왕성은 세율이 낮은 편이고 , 지방자치단체마다 책정하는 세율이 어떤 주 / 어떤 마을은 아주 높아서 , 10 억짜리 집에 해마다 보유세를 삼천만원 넘게 내는 곳도 있어요 .
집을 살 때 융자를 얻으면 감세 혜택이 있다고 알고 계신 분들도 있지만 … 그건 이자액에 관한 감세라서 사실 몇 푼 되지 않는 금액이랍니다 …
할말하않이라 해놓고 자꾸 말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
암튼 !
눈오고 추운 날에는 무조건 따끈한 국물 !
일단 국수 먼저 뽑아봅시다 .
필땡땡 제면기에 통밀가루를 넣고 국수를 만드는 일은 , 마트에 가서 국수를 사오는 것보다 더 간단한 일입니다.
기계에 밀가루와 물만 넣고 스위치 한 번만 누르면 되거든요.
사실은 며칠 전에 둘리양이 작문 숙제를 하는데 ,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을 눈앞에 놔두고 자세하게 묘사하는 글을 쓰라는 거였어요 .
“ 넌 무슨 음식이 제일 맛있니 ?” 하고 물으니 ,
“ 우동 ” 이라는군요 .
그래서 우동을 만드느라 국수를 뽑았어요 .
추운데 마트 나가기 귀찮아서 그냥 냉동실에 있던 반려 어묵만 넣고 이게 우동인지 국수인지 애매모호한 것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
전날 만들어서 먹고 남은 돈까스도 한 토막 에어프라이어에 데워서 우동과 곁들여 먹게 하니 한 끼 식사도 충분하고 작문 숙제도 하고 …
남은 국수는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전골을 끓이던 날에 잘 활용했어요 .
명왕성 국제 시장에서 파는 샤브샤브용 쇠고기 ( 아주 얇게 썬 쇠고기 ) 를 팽이버섯 몇 가닥 넣고 돌돌 말아서 숙주나물 깔고 청경채 얹고 기타 냉장고에 있는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끓입니다 .
어묵 볼도 넣었군요 .
일단 건더기 먼저 건져서 먹고요 :-)
국물에 국수를 넣고 끓여서 탄수화물 섭취로 마무리합니다 :-)
제가 만든 음식 사진은 여기서 끝 !
초딩 3 학년 둘리양은 틈만 나면 제게 “ 우리 뭐할까요 ?” 하고 물어봅니다 .
하긴 뭘해 ? 그냥 책이나 보고 게임이나 해 ! 하고 시덥잖게 대답하면 , 자기 마음에 드는 답이 나올 때까지 졸졸 따라다니면 계속 같은 질문을 해요.
집요한 녀석 같으니라고 … ㅠ . ㅠ
코로나 19 때문에 학교도 못가고 , 친구도 못만나고 , 집에만 내내 있으니 만만한 엄마를 졸라서 유흥을 하기는 해야겠죠 …
마침내 항복한 제가 , “ 오냐 , 뭐래도 만들어보자 !” 하고 뭐라도 시작을 합니다.
이번에는 블루베리 롤케익이 당첨되었습니다.
집에 블루베리가 남아 있었거든요.
간단한 작업은 둘리양이 직접 하고 , 아직 어려운 작업은 엄마가 하고 , 모든 과정샷은 둘리양이 직접 찍고 편집해서 동영상으로 만들게 하면 , 요리가 끝나고도 둘리양이 “ 할 일 ” 이 있으니 엄마를 귀찮게 하는 빈도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들은 모두 초딩어린이가 찍은 것이라 촛점상실 , 구도특이 , 보기불편 , 등의 현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해하고 봐주세요 :-)
먼저 계란 네 개의 흰자만 거품을 냅니다 .
다음은 노른자 네 개에 설탕 4 분의 3 컵을 넣고 크림 상태가 될 때 까지 믹서를 돌립니다.
참 , 계란 냄새를 가리려고 바닐라 농축액도 한 티스푼 넣었어요.
밀가루 4 분의 3 컵 , 베이킹소다 2 분의 1 큰술 , 소금 약간 넣고 섞은 것을 체로 내립니다.
얇고 넓은 판에 케익 반죽을 구워요.
오븐의 온도는 화씨 375 도 ( 섭씨로는 190 도 ) 로 맞추고 12 분간 구웠어요.
케익이 구워지는 동안 블루베리에 설탕을 넣고 잠깐 졸입니다.
케익이 아직 뜨거울 때 둥그렇게 말아서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펼치면 케익이 부서지지 않고 잘 말아져요.
말았다 다시 푼 케익판에 생크림과 블루베리 조린 것을 넣고 다시 말아줍니다.
냉장고에 한 시간 정도 보관했다가 꺼내면 롤케익의 모양이 잘 보전되고 크림도 알맞게 굳어서 썰기가 좋아져요.
버터크림을 쓰면 보기에 좋았을텐데 생크림을 넣었더니 , 게다가 아직 뜨거운 케익에 성급하게 말았더니만 크림이 다 흡수되어버리고 , 블루베리는 너무 싱싱해서 기괴한 색을 내고 말았습니다 . ㅠ . ㅠ
안예쁜 케익을 숨기려고 생크림과 과일조각이랑 덮어서 위장했어요 ㅎㅎㅎ
그래도 둘리양이 직접 고른 예쁜 접시와 찻잔까지 차려놓고 사진을 찍었어요.
저희 가족은 매일 저녁 정해진 일과가 있어요.
저녁 식사를 마친 다음에는 아빠가 애들을 데리고가서 수학 공부를 시키고 , 한 시간 정도 수학 공부가 끝나면 이번에는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저 식탁에 앉아서 차를 마셔요 .
차를 마시면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각자 말하고 , 또 내일의 계획을 말해요 .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교 숙제도 확인하고, 재미있게 봤던 티비 프로그램을 말해주기도 하고 ,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친구랑 있었던 일도 이야기할 수 있어서 , 아이들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어 좋아요 .
저도 그날 하루 동안에 있었던 일 중에 아이들과 나눌만한 이야기를 해요 .
예를 들면 , 오늘 트레드밀 운동을 하면서 싱가폴 도심을 뛰었는데 ( 유튜브에 조깅 영상이 많이 있어서 그걸 틀어놓고 운동을 하거든요 :-) 멋진 빌딩이 보여서 검색해보니 그게 한국의 건설사가 지은 거라더라 ( 마리나 땡땡 베이 호텔 건물이요 :-), 무너지지 않게 짓는 일이 무척 어려운 디자인이지만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으로 지었다더라 , 장차 건축가가 되고 싶다는 코난군이 그 건물 지은 다큐멘터리 동영상을 직접 보면 좋겠더라 …
딱히 나눌 이야기가 많지 않은 날에는 카드나 보드게임을 하기도 해요 .
블루베리 케익을 구운 날 티타임에는 차와 함께 케익을 곁들여 먹었죠 .
아직은 추운 겨울이지만 , 그래도 곧 봄이 올거에요 .
연쇄살식물범인 제가 아직도 잘 살리고 있는 양란 화분이 그렇게 말하네요 :-)
눈을 크게 뜨고 작게 맺힌 꽃봉오리를 보시면 저 ~~ 멀리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실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