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님들,
안녕하시냐는 인사가 요즘 같아선 더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이렇게 힘든 시기에, 서로 위로하면서 힘을 냈으면 하고 글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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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즈음에 사두었던 오미자를 한달 전에 내렸어요.
생오미자 10킬로그램을 재웠더니 1리터병 약 6~7병쯤 나온 것 같아요.
오미자액을 내리고 난 다음에는 양조식초를 1.8리터 정도 부어놓았다가
일주일 정도 있다가 걸러서 오미자 식초도 만들었구요.
오미자액을 희석해서 마실 때 오미자 식초도 조금 넣어주면 새콤해서 더 맛있대요.
오미자가 너무 맛있어서 친구들 한병씩 나눠주고 엄마도 드리고 했더니 얼마 안 남았....
작년에 동생이 집에서 마라탕을 해줬는데, 그 이후로 마라탕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가끔 마라탕이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인터넷쇼핑몰에서 재료를 주문하고
동네 정육점에서 소고기를 샤부용으로 사서 마라탕을 해먹습니다.
훠궈육수에 물을 넣어 끓이고, 건두부와 넓적당면, 배추, 대파,버섯 같은 재료를 듬뿍 넣어
땅콩장에 라조장이랑 다진마늘, 사이다를 넣고 소스를 만들어서 찍어먹으면 맛나더라구요.
아직 코로나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을때,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날,
동네친구들이랑 저희 집에서 즐거운 파티를 했었어요.
저는 참치회랑 골뱅이무침을 준비하고 동네친구들도 양손에 뭘 들고왔지요.
이날의 힛트는 성민엄마가 부쳐온 해물부추전과 전복 버터구이였어요.
부침가루2, 튀김가루1을 넣은 반죽에 홍합과 조갯살, 청양고추를 잘게 다져넣고
아주 얇게 부치는 게 관건이라고 하더라구요.
함께 축하도 하고 사진도 찍고 노래도 부른 즐거운 파티였어요.
2월 14일에는 <프리지아> 친구들을 만났어요.
친구들 기분 좋으라고 초콜렛을 포장해서 선물했더니 참 좋아하더라구요.
덕분에 제 기분도 막 좋았구요.
요즘,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있으니까 집에서 식사를 많이 하게 되네요.
면역력이 중요하다니까, 몸에 좀 좋은 음식을 차리려고 하는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이날은 시금치나물, 볶은 호박, 시래기나물, 콩나물 무침을 넣고 비빔밥을 해먹었어요.
친정엄마가 담은 고추장을 넣고 비벼서 그런지 너무 맛있었어요.^^
시간이 여유로웠던 날에는 맘잡고 밑반찬도 만들어서 엄마랑 나눠 먹습니다.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소고기 장조림 하나는 잘하거든요.
(음...이 부분에서 부관훼리님 생각나네...)
장조림이랑 톳두부무침, 무생채, 파래무침을 만들어서 엄마네 배달했어요.
다진 소고기와 김치를 넉넉하게 넣고 청국장도 끓이고,
몸에 그다지 좋진 않지만 제가 좋아하는 분홍소세지도 굽구요.
채소도 먹어줘야하니까 봄동을 듬뿍 사다가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고
지퍼백에 착착 담아놓고 끼니때마다 쌈싸먹어요.
점심밥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볶음밥을 만들어놓고
제가 없는 저녁에 아이들 저녁밥으로 먹으라고 당부하고 출근을 합니다.
이번 주에는 아이들 학원도 거의 다 휴강이라 집에서 밥을 많이 먹네요.
대파를 기름에 달달 볶다가 다진 양파랑 당근, 스팸을 넣고 볶다가
밥을 넣고 소금과 간장 조금, 후추로 간을 하면 아이들이 잘 먹어요.
소고기를 듬뿍 넣고 두부랑 호박, 팽이버섯을
넣고 끓인 된장찌개는 친정엄마가 제일 좋아하시는 음식이에요.
요즘 친정엄마와 우리 네 가족은 하루하루 조심하며
더이상 확산이 되지 않기를, 모두 건강하기를 빌며 살아가고 있는데,
코로나때문에 요양원이 면회를 금지해서 아버지를 못 뵌 지 한달이 되었어요.
그래서 금요일 오전에 남편이랑 같이 아버지 요양원에 찾아갔었어요.
아버지께서 하루에 두잔씩 믹스커피를 드시는데, 그 커피가 떨어졌을 것 같아서...
요양원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손소독제를 바르고 겨우 사무실에 들어갔어요.
면회금지라고 하시면서 요양원에 설치된 cctv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시더라구요.
cctv 화면으로 요양원 거실에 휠체어를 타고 계신 아버지를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지면서 제가 무너져버렸어요...
요양원에 모신 것도 속상한데, 이게 무슨 생이별인가 싶어서 펑펑 울었답니다.
원장님과 사무실 직원분들이 당황하시고 휴지를 가져다 주시며 위로를 해주셨죠.
집으로 돌아와서 마음을 진정하고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있었는데
요양원 복지사분께서 아버지의 사진과 함께 문자 메세지를 보내주셨어요.
다음 주에는 우리 아버지와 사무실분들 드시라고 싱싱한 딸기 좀 사가야겠어요.
사랑하는 82식구님들,
우리가 늘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서로 사랑하고 믿으면서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으며
이 어려움도 이겨 나갔으면 해요.
우리, 절대로 무기력해지지 말아요.
힘내서 일상을 열심히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