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곧 설날이라서 벌써 휴일을 시작하신 분들이 많겠죠?
명왕성에서는 음력으로 쇠는 명절은 자칫하면 잊어버리고 넘어가는 일이 많습니다.
이번 설은 잊어버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는 것도 아니고 세배를 하거나 받을 일도 없으니, 명절이 아닌 날과 다를 것없이 지나갈 것 같아요.
명절 기분 나도록 음식을 만들어볼까? 싶어서 몇 가지 장을 봐왔어요.
오늘은 일단 조금 전에 먹었던 충무김밥을 보여드릴께요.
(명절음식 한대매??? ㅋㅋㅋ)
어쩐지 충무김밥이 먹고 싶어져서 검색을 해보니 무김치와 오징어 무침 곁들이 레서피가 많더군요.
무는 연필심 모양으로 잘라내서 - 경상도에서는 이걸 삐진다 라고 해요 - 준비합니다.
설탕과 식초를 밥숟갈로 하나씩, 소금은 반숟갈 넣고 삐져놓은 무를 두세시간 절입니다.
액젓 세 큰술, 마늘 한 큰술...
레서피대로 따라 넣다가 생각하니 예전에 김장 양념 남은 것이 냉장고에 아직도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어요.
설탕, 고춧가루, 뭐 그런 거 따로 계량해서 넣을 필요없이 그냥 김치 양념 두 숟갈 뙇~
설탕 식초에 절인 무를 양념에 무치니 아주 아삭하고 맛있는 무김치가 되었어요.
다음은 오징어 무침입니다.
물을 냄비에 팔팔 끓여서 내장과 껍질을 제거한 오징어와 납작어묵을 넣은 다음에는 불을 끕니다.
하이라이트 방식 전기 렌지라서 불을 끄고도 한참은 뜨거우니까요.
가스렌지를 사용하신다면 약불로 줄여놓고 데치면 될 것 같아요.
요점은, 오징어가 너무 푹 삶기지 않고 야들야들하게 뜨거운 물 샤워를 하는 정도로 익혀야 한다더군요.
한입 크기로 데친 오징어와 어묵을 썰어줍니다.
아까 무김치 만들었던 양푼을 헹구지말고 그대로 사용하니 편하더군요 :-)
어차피 양념이 비슷해서요.
김치 양념 남은 것을 두 숟갈 떠넣고, 거기에 설탕과 깨, 액젓, 파를 더 넣어서 팍팍 무치면 완성입니다.
명왕성 국제시장에 풋마늘이 나왔길래 뭘 해먹을지 생각도 하지않고 그냥 집어 왔었거든요.
흙을 잘 씻어내고 전자렌지에 2분 돌린 다음, 위의 오징어 무쳤던 양푼에 넣고 발우공양 하듯이 닦아내니 아주 맛있는 반찬이 아주 쉽게 만들어지네요 :-)
갓 지은 쌀밥에 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비빕니다.
우리 이제 헤어져!
라고 말하는 것 처럼 보이는 반토막난 김 ㅎㅎㅎ
밥만 넣고 말면 됩니다.
김밥과 오징어무침, 무김치를 담으면 완성~
김밥의 참기름 향이 오징어와 무를 만나 입안에서 함께 씹으니 정말 맛있더군요.
부산에서 20년 가까이 살았어도 충무나 통영에 가본 적은 없었어요.
저희 조상님은 티케이 계열이시라 경주 포항 대구, 즉 7번 국도 라인으로만 다녔거든요.
남편이 진해 마산 출신이라 결혼한 후로는 서부경남 쪽으로 조금 연이 닿으려나 싶었지만 명왕성에 살다보니 아직도 진짜 충무김밥을 먹어보질 못했어요.
그나저나...
김경수 도지사님은 추운 날씨에 구속되어서 그 얼마나 고생일지...
그래서 시위하러 나가신 분들은 또 얼마나 고생하고 계실지...
내년 총선까지는 또 얼마나 이런 꼴을 더 보게 될런지...
다들 정신 바짝 차리고 밥 든든히 먹고 잘 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