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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지금 이거 먹으면서 글올려요 :-)

| 조회수 : 12,960 | 추천수 : 5
작성일 : 2016-05-17 23:58:00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봉투를 드리는 갸륵한 따님이 계신 곳이 알흠다운 82쿡입니다만...

어머니날에 아이들 붙잡아놓고 카드를 만들라고 강요하는 엉터리 엄마가 공존하는 곳이 82쿡이기도 합니다...
ㅎㅎㅎ




제가 지금 먹고 있는 것은 샐러드도 사라다도 아닌, [남은 음식 처리반장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혹은 [덤앤더머 다이어트식단] 이라고 불리우는 것입니다.



[사라다]라고 부르기엔 썰고 익히고 잘 섞어주는 과정이 전혀 없고...

[샐러드]라고 부르기엔 재료와 비주얼이 자격미달인 음식이지요 :-)

그래도 이 [남은 음식 처리하다 본의아닌 과식 사고 예방] 음식을 몇 달간 먹다보니 여기에도 감히 레서피라고 할만한 저만의 팁이 생기더군요 음홧홧!

(앗, 먹으며 사진을 올리다보니 여러분의 고개를 가끔 왼쪽으로 돌리셔야 하는 사진들이 간간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1. 넙적한 그릇의 가장 바닥에는 오이와 당근 등의 두꺼운 야채를 고르게 깔아주고요;

2. 양파는 얇게 썰어서 오이와 골고루 섞이도록 담아주고요;

3. 얇고 금방 숨죽는 양상추는 가장 위에 수북이 쌓아주고요;

4. 드레싱과 견과류는 가장 위에 뿌려줍니다.

이렇게 하면 아삭아삭한 상추를 먹는 동안에 드레싱이 오이와 당근에 다소 배어들어서 (베어들어서? 맞춤법은 일단 숲으로 보내는 걸로 하고요...) 맛이 조금 더 좋아집니다. 
양파랑 오이랑 같이 집어서 함께 씹어 먹으면 오이무침 먹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맛있어요.

물론, 드레싱은 마트 진열대에서 집어온 것이죠.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오일을 넣고 또 다른 오만가지 재료를 넣고 만든 드레싱을 뿌렸다면, 그것은 [샐러드]라고 불러주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남편을 도시락 들려 출근시키고, 아이들도 기사노릇해서 학교로 데려다준 다음,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출근해야 하지만, 오늘은 다소 시간을 유동성있게 사용해서 일해도 되는 날이라서 아침 운동도 하고 아점을 먹고 느지막히 출근하려구요.

뭘 먹나...??

일단 냉장고를 열어봅니다.

(고개 운동 시작! 왼쪽으로 고개를 기울여주세요 :-)





엊그제 만들어 먹고 남은 떡볶이가 있군요.
일인분 한 끼 분량으로는 조금 부족한 듯...





그래서 또 뒤져보니 어제 먹고 남은 불고기 볶음밥이 숨은그림처럼 냄장고 구석에 있었군요.
찾았다! 숨은 그림!!
아오 신나!!!          ㅜ.ㅠ





주말에 손님 초대해서 먹고 남은 비빔밥 재료도 얼른 먹어치워야 할텐데...





무엇을 먹을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하면서 냉장고 문을 닫고 돌아서니 식탁위에서 까꿍~ 하며 나를 반겨주는 이거슨...

월요일에 할인하는 치킨윙을 엊저녁에 사먹고 남은 조각들입니다.





하지만 내가 정말 먹고 싶은 건 짜장면계의 임금님, 짜왕 전하...





후식으로는 나의 훼이보릿 와사비맛 감자칩...




엄마가 되고나서부터,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은 못먹고 식구들이 먹고 남긴 음식을 더 자주 먹게 되더군요.
게다가 입이 짧은 식구들을 거느린 탓에 잔반이 혼자서 처리하는 속도를 앞서서 생성되더라구요.

이러니, 어머니날에 애들한테 카드 만들어내라고 엎드려 절받기 해도 되겠죠?
우린 소중하니까요~ 후흣!







[잔반처리 하다가 본의아닌 과식 방지 음식] 한 그릇을 다 먹었더니 위장에서 대뇌피질로 잘못된 신호를 보냅니다.

"얘, 뭐 많이 먹었어."

대뇌피질의 전두엽과 시상하부 측두엽에서 바소프레신과 에피네프린을 분비하여...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그래서 짜왕도 와사비 과자도 별로 안먹고 싶어졌어요.

잔반처리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느슨해졌어요.

불고기 볶음밥은 저녁에 먹고, 떡볶이는 조금 더 놔둬보고요 비빔밥은 내일 남편 도시락으로 싸줘야겠어요.
닭날개 남은 건... 있다가 남편 퇴근하면 맥주 한 잔 마시면서 먹으라고 권해야겠어요.

이게 바로 저만의 다이어트 방식입니다 :-)

먹고 싶은 걸 다 준비해놓고, 일단 [잔반...본의아닌...]을 한 그릇 먼저 섭취합니다.
이거 다 먹고나면 정말로 저걸 다 먹어야지! 결심하면서요 :-)

하지만 막상 풀떼기를 한 대접 먹고나면 배가 불러서 먹고 싶었던 걸 더이상 먹고 싶지 않게 되어요.
만약에 그래도 먹고싶다 하면 그냥 막 먹기도 해요.
그래봤자 위장이 차서 조금 먹고 말게 되거든요.

먹는 양은 변함이 없지만, 섭취하는 성분은 섬유질이 무척 많아지고 탄수화물은 확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저울의 눈금도 변함이 없나봐요 ㅋㅋㅋ

무게는 안빠져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고 변비가 없어지고 피부가 촉촉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이어트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키친토크에 오랜만에 와서 음식 사진이 이게 뭐냐고 스스로 반성이 되어서... 






이런 거 두어개 올려놓고...




저는 운동하러 갑니다, 쓩~~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포도
    '16.5.18 1:02 AM

    1등
    반갑습니다.

  • 소년공원
    '16.5.19 5:23 AM

    네, 오랜만에 뵙죠?
    반갑습니다!
    1등 감사하구요 :-)

  • 2. 헝글강냉
    '16.5.18 9:54 AM

    어버이날.. 초등학교보내니 카드써서 우편으로 보내 주더라구요
    색다른 기분이 ㅎㅎㅎ
    다이어트 ㅜㅜ 저도 여행을 앞두고 체력관리 및 체중 덜기로
    운동과 식이조절을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와사비맛 감자칩 ~~~ 단건 많이 안당기는데 저거 진짜 먹고프네요!!
    하지만 참아야겠죠-__-;; 우리모두 퐈이팅~~

  • 소년공원
    '16.5.19 5:25 AM

    오옷, 헝글강냉님은 어디로 여행을 떠나실건가요?
    사진 많이 찍어와서 보여주실거죠?
    아이들 데리고 여행하려면 정말 체력이 중요하죠.
    운동 많이 하시고 건강해지셔서 즐거운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와사비맛 감자칩... ㅋㅋㅋ
    먹으면서도 마구 죄책감이 느껴지는 맛이예요...
    짜고 기름지고... ㅎㅎㅎ

  • 3. 잠오나공주
    '16.5.18 11:59 AM

    ㅎㅎㅎ 옆으로 누워서 쓰셨죠??
    제 아이들만큼 소년공원님 댁 아가들도 쑥쑥 크고 있네요~~

  • 소년공원
    '16.5.19 5:28 AM

    ㅋㅋㅋ
    옆으로 누워서...

    전화기로 찍은 사진이 컴퓨터로 볼 때는 옆으로 누워있고, 전화기로 보니 다시 똑바르게 보이고 그러네요.
    참 인터넷에 사진 올리는 세계는 오묘하여라...

    잠오나공주 님네 아이 사진은 언제 보여주실라우?

  • 잠오나공주
    '16.5.25 4:14 PM

    제가... 살림을 놓고 살아서 키톡에 올리기가 민망합니다요. 39에 낳은 둘째가 아주 밉고 예쁘고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해요. 곧 사진 올릴게요^^
    정말 핸드폰으로 보니 안 누워있네용

  • 소년공원
    '16.5.31 8:40 PM

    늦게 낳은 막내 아이가 자라는 걸 보는 그 재미를 아시는군요 :-)
    저도 둘리양은 만 40세에 낳았답니다.
    요즘 한창 자기가 몇 살인지 남들은 몇살인지 궁금해하는데, 그 때 마다 엄마도 너랑 같은 네 살이야 하고 말해줘요 ㅎㅎㅎ

  • 4. 수짱맘
    '16.5.18 1:24 PM

    평생 다이어트..다이어트 슬퍼요.
    더군다나 제가 식탐이 무지 많고 또 양도 큰 사람이라..ㅜ
    그래도 겨울 지나고 요즘 산에 다니니 조금 가벼워지긴 하더라고요.

  • 소년공원
    '16.5.19 5:31 AM

    식탐많고 손큰 동지 반갑소!

    제가 옛날에 태어났으면 부잣집 맏며느리감으로 부족함이 없는 사람인디...
    현대에 태어나가지구설랑 안부잣집 맏며느리로 살면서 평생 다이어트를 해야 할 팔자랍니다... ㅜ.ㅜ

    그런데 밥 먹기 전에 샐러드 부터 한 접시 다이어트는 식탐을 억지로 줄이지 않아서 좋더군요.
    사실, 이 나이에 연예인 데뷔할 것도 아닌데 날씬하고 예쁜 몸매가 뭐 그리 중요하겠어요?
    단지 건강하게 나이들어가려고 다이어트 하는 거죠 :-)

  • 5. 프리스카
    '16.5.18 1:37 PM

    잔반처리반 안 할 때도 와요.^^
    그래도 그때가 좋았구나 싶은 날도 오구요.

  • 소년공원
    '16.5.19 5:33 AM

    선배 어머님들이 모두 그러시더군요.
    그 때가 그리울 때가 온다...구요
    그 말을 되새기며 힘들어도 참고 살아요 :-)

    아이들 다 키우신 선배 어머님들, 존경합니다!

  • 6. 콩이
    '16.5.18 4:00 PM - 삭제된댓글

    http://play.afreecatv.com/gtv7/175184112

  • 7. 부관훼리
    '16.5.20 7:43 AM

    남은반찬들이 다 모으면 휘황찬란한 한끼 (혹은 그 이상)이 되는군요!
    떡볶이에 불고기볶음밥이라니 지금 저녁식사전이라 꼬르륵... ^^;;

  • 소년공원
    '16.5.20 11:02 PM

    휘황찬란은 아니죠...
    식어빠진 상태이다 못해 냉장고에서 서서히 미이라가 되어가는 상태라고 봐야...
    그래도 버리기엔 아까우니 엄마가 먹어치우는 것이 엄마의 일상...
    (아, 쓰면서도 눈물이... ㅠ.ㅜ)

    저녁식사는 맛있게 하셨나요?

  • 8. 솔이엄마
    '16.5.20 5:27 PM

    소년공원님 오랜만이어요~ 반가워요~~~^^
    아이들이 부쩍부쩍 크네요.
    코난군, 둘리양 반가워반가워~뿌잉뿌잉!!!!
    풀떼기 한접시 먼저 먹기가 왜이리 안되나 몰라요...
    소년공원님 글에 자극받아서 저도 채소들 사러 갑니당~
    바쁘셔도 소식 자주 전해주서용~^^

  • 소년공원
    '16.5.20 11:06 PM

    언제나 반가이 맞아주시는 솔이엄마 님~~~~
    저도 반가워요 :-)

    풀떼기를 음식이라 생각말고, 약이라 생각하고 먹어요 저는 :-)
    콜레스테롤 약 먹는 것보다는 풀떼기 먹는 게 더 낫다... 생각하고 먹으면 잘 먹혀요.
    실제로 약 먹는 것보다 여러가지 좋은 효과가 더 많구요.
    변비도 사라지고, 속도 편하고, 피부도 촉촉해지고...
    보약에 비하면 값도 싸고...
    ㅎㅎㅎ

    이제 방학이니까 예전보다는 자주 올께요.
    근데 음식 사진이 없어서...
    사진 좀 빌려주실래요?
    ㅋㅋㅋ

  • 9. 간장종지
    '16.5.21 2:03 PM

    아이들 옆모습이 참 예쁘네요.
    어린 데도 단아한 분위기도 있고...

    채소는 요새 진리지요.
    먹을수록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이 마구마구 들어요.

    가끔 짜왕도 먹어주면 정신건강이 더 좋아질 것 같구요^^

  • 소년공원
    '16.5.23 10:28 PM

    간장종지 님, 닉네임이 참 정다워요 :-)
    저 어릴 땐 간장에 참기름만 넣고도 밥비벼서 잘 먹었는데...
    요즘은 너무 잘 먹어서 탈이 나는 세상이 되었어요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 제가 무척 나이가 많이 든 느낌이.. ㅠ.ㅠ)
    그런데 코끼리도 풀만 먹는다더니, 정말로 채소도 양껏 많이 먹으니까 몸무게는 안빠져요 ㅎㅎㅎ
    가끔 먹어주는 짜왕이 문제였을까요? ㅎㅎㅎ

  • 10. hangbok
    '16.6.12 4:14 AM

    아~~~ 많이 컸어요. 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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