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번째 키톡 필리버스터
오늘 지각 포스팅이네요;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오늘로 드디어 둘째까지 개학을 했습니다!!!!!
야호~ 라고 외치려는 순간
(주말 어택;;;;;;;;)
금요일 개학은 너무 반인권적인 듯
여기에 남편 도시락이 더해졌습지요.
어제는 이렇게 싸보냈어요.
국 싸려고 노력하지 말라고 하기에 냉큼 보리차로~
뭐... 한국식 오차즈케라고 해두죠. ㅋㅋ
현미밥 보리차
소고기장조림 김치 콩나물무침
딸기와 견과류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거 싫다고 과일도 싸지 말라네요.
아니, 이런 고마울데가...
아이들이 소고기 장조림을 좋아해서 자주 하는 편인데,
저는 꾸리살이 제일 맛있는 거 같아요.
양지, 홍두깨, 사태 등등 다 해봤는데 꾸리살이 제일인 듯...
(물론 개취입니다.)
실은 어제 결혼 9주년을 기념해서
남편과 뮤지컬 한 편 보고 왔어요.
겨울 내내 매여있다가 아이들 맡기고
(옥당지님 미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그 가벼움...
(옥당지님께 다시 한번 미안요;;;;)
공연 끝나고나니 밤 11시
그래서 달려간...
저에게는 레스토랑보다 더 로맨틱한...
봉천동 진순자 김밥
같이 한 입 하실래요?
이렇게 한 컷 찍은 뒤 말없이 흡입
시간이 늦어지면서 아이들이 (더 정확하게는 옥당지님이) 걱정되기 시작
옥당지님 집에 가까워지면서 척추가 녹아 없어짐
(90도로 인사하기 바빴단 말임)
뛰어노느라(단독주택의 위엄)아이들은 그 시간에도 땀범벅
이 녀석들을 씻기고 재우니 도저히 못 일어나겠더군요.ㅜㅜ
낮에는 일 하느라 시간이 안 되고...
(먹고사니즘의 한계)
그렇게 하여 키톡 필리버스터가 늦어지게 되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도시락은 챙겼습니다.
이것이 10년차 마누라의 의리
현미밥과 누룽지(빈통을 넣어 보내기 뭐해서)
양념꼬막 알타리 미역줄기볶음
잠시의 외출이었지만,
해방의 기쁨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6시간에 불과한 외출이었지만요.
육아 실미도에 갇히면 거의 감금 생활이잖아요.
저 역시 10여년을 그렇게 지냈지요.
그러다 문득 2년 전 처음으로 혼자 떠났던 여행이 생각났습니다.
(억지로 끼워맞춘 거 아님... 지금 되게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임)
오랫동안
지인 셋과 먹방 여행 한번 떠나자고 으싸으싸 했는데
문제는 저...ㅜㅜ
애들이 가장 어려서...
여건이 안 되는 만큼 떠나고 싶은 마음은 더 강렬했지요.
갈팡질팡하다가 눈 딱 감고 1박 2일 동안 집을 비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역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밥!
그래서 식단표를 짜고...
(여행 전에 사골 끓이는 어머님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함)
음식 메뉴얼 작성
(뒤로 갈수록 부실해지는 특성이 있음)
걱정 많았는데,
떠나고 보니 별 거 아니더군요.
(진짜 행복했습니다...진정한 마음의 소리)
출근길 지옥철에서도 혼자서 룰루랄라...
출근하시는 분들 죄송해요, 저만 여행가서~
내 마음은 벌써 서울역~ 유후!
그러다가 울고불고 떼쓰는 둘째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전화통을 붙잡고 통곡을 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미안해, 엄마 지하철이야."하고 끊었는데
남편에게 문자 도착
'애가 울고불고 난리인데 서운한 척 좀 하라'고요.
아들, 미안해~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
잘 추스리길 바라!
그리하여 도착한 부산!
가장 멀리 떠나고 싶었어요.
원래 제주에 가고 싶었으나 1박 2일의 한계로 ㅠㅠ
ktx 도시락으로 아침을 때우고,
가는내내 뭘 먹어야 할지 심도 깊은 토론...
토론 후 동선짜기
부산이 고향인 멤버가 있어서 거저 먹었어요.
저는 아직도 부산의 동선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아요.
먹고 싶은 것만 말하고 길은 그냥 따라다녀서;;;;;
(가이드 여행의 폐해)
음식 순서는 기억이 나는데 중간중간 다녀간 관광지는 기억이 잘...
관광지가 뒤죽박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리 고지합니다.
일단 점심으로 멸치쌈밥
아아, 너가 진정 멸치란 말이냐?
등푸른 생선을 응축시킨 듯 깊고 진한 맛ㅜㅜ
부산에 왔으니 영화 한 편을....
봤을리가...
군것질이 먼저다!
그 유명하다는 씨앗호떡
견과류 러버라 보시기에 좋았더라...
제가 18번 완당은 꼭 가야 한다고 외쳤거든요.
이건 피가 예술이더군요.
야들야들 호로록~
우유덕후인 제가 부산우유를 그녕 지나칠 수 있나요...
제주가면 제주우유도 꼭 먹는 유제품 덕후
보수동 책방 골목도 걸었어요.
배 꺼뜨리려고...
그러다 보수동 책방들이 연합으로(?)운영하는 카페에 갔죠.
그곳에서 저녁은 뭘 먹을 것인가를 주제로 심도 깊은 토론 나눔
저녁 먹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결론에 이르러 깡통시장에 감
유부주머니
(이건 좀... 비추)
비빔당면도 호로록
저녁 먹기 전에 이러면 안 되는데... 싶었지만 멈출 수가 없었음.
분이 폴폴 나는 감자를 발견하고
"어맛, 저건 사야 해!!!!!!!!"라고 외침
그치만 입에 넣자마자 진하게 느껴지는 사카린의 단맛
그리고 잠시 스톱
이대로는 안 된다며 우리 좀 걸어야 한다고...
용궁사까지 걸어... 는 아니고...택시...
하지만 배고픈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저 바위 사이를 열심히 뛰어댕김
그리고 대망의 저녁
청사포의 ㄱㅇ횟집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아, 여기 방귀 좀 뀌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구나 싶은 생각이 스치는 곳이었음
안내 받은 방으로 들어가니 이렇게 세팅
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세팅으로 초반부터 감동 쓰나미가...ㅠㅠ
호박죽도 늙은 호박으로 만들었고...
회가... 진짜 쥑임
이것이 자연산의 진수인가...
주워들은 바로는 여기 주방장님이 부산 3대 칼잡이라는데,
그래서 회가 직이는지 어쩌는지 몰라도 먹으면서 울었음...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으로 영도다리가 보이는 바에서 오늘 먹는 것들을 꼽아봄
내일은 더 가열차게 먹자는 다짐 후에 건배!
2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