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키톡인듯 키톡 아닌 키톡 같은 글을 올려서..^^
오늘은 키톡에 충실한
그동안 먹은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합니다.
그릇가게 구경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물건이에요.
어머 이것은..
82 키톡에서 사진으로만 봤던
뢰. 머. 토. 프?
무늬가 현란하긴 하지만 뢰머토프 맞습니다.
82 아니었음 몰라봤을 조리기구.
일단 사 봅니다.
제가 물건을 선택할 때는 5초도 안 걸리는데
사이즈 결정 장애가 있어요.
대, 중, 소
어떤 것을 살 것이냐..
많이 해먹으려면 중 정도 되야 하는데~
우리 2식구밖에 없음을 자각하고
소짜 뢰머토프를 삽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이것을 사용할 줄 전혀 모른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구글에서 한글로 뢰머토프 치면
82에 올린 순덕이엄마님의 뢰머토프만 나옵니다.
아~~~! 그럼 영어로 알아봐야 하는가?ㅠㅠ
일단 뢰머토프 사용법을 꼼꼼히 읽고
한국인의 자존심이 있지 뢰머토프 첫 요리를 독일요리나 프랑스요리로 할 수 없다 생각.
2012년 추석 무렵 82 자게를 휩쓸고 지나간
맏며느리님의 돼지갈비 양념 비법으로 돼지등갈비 요리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렇게 훌륭한 레시피는 계속 사용하고 널리 알려져서
단군 할아버지의 홍익인간 이념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을 구현해야 ㅋㅋㅋ
레시피 하나에 거창하게 같다 붙여 봅니다.ㅎㅎ
돼지갈비 양념 비법
재료: 돼지갈비 4kg(갈비 2kg 목살 2Kg)
부재료: 배 1/2개, 사과 1/2개, 양파 1/2개, 청주 1컵
양념: 간장250cc, 황설탕 1컵, 물엿 4큰술. 다진마늘 3큰술, 다진생강 1큰술, 깨소금 3큰술
참기름 3큰술, 후추가루 1/2 작은술, 계피가루 1/2작은술(계피는 핵심 비법. 꼭 들어가야 함)
만드는 법
1.배 사과 양파 청주 를 믹서기에 곱게 간다.
(배, 사과, 야아는 적당히 썰어서 갈아야 잘 갈린다.)
2. 냄비에 간장, 설탕, 물엿을 넣고 살짝 끓으려 할 때 불을 끄고 재료를 녹인다.
3.설탕이 녹으면 한 김 식힌 후에 나머지 재료(다진마늘, 생강, 깨소금, 참기름, 후추, 계피가루)를 합한다.
4.돼지고기를 양념에 한번씩 잠갔다 빼서 밀폐 용기에 차곡차곡 담는다.
5.노릇노릇하게 구워 먹으면 된다.
-끝-
글로 배우는 요리의 주의점은 행간을 잘 읽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누구나 다 알 거라고 생각하고 요리고수님들이 빼 놓은 부분을 채워 넣어야ㅋㅋ
저는 등갈비를 찬물에 3시간동안 담궈서 피를 뺐어요. 30분에 한 번씩 물을 갈아 줬구요.
양파, 올리브잎, 정향 등 각종 향신료를 넣어 끓인 물에 살짝 데쳤어요.
물에 10분 이상 적신 뢰머토프 안에
양념과 등갈비를 넣고 마늘 ,당근, 양파를 넣고
220도 오븐에 2시간 익혔어요.
어떻게 됐을까요?
두근두근~
비주얼 예술이네요.
갈비 하나 들고 뜯는데...
우와~~
엄청 맛있어요.
첫 요리에 자신감을 가진 저는
바로 다음 요리에 도전합니다.
이번에는 닭.
심지어 레시피도 없이 내맘대로
생닭에 마늘 양파 가득 넣고
각종 허브 막 뿌리고
소금 뿌리고
고추 쫑쫑 썰어 넣어서 바로 오븐에 넣습니다.
요리 이름은
'마파닭'
1시간 후
짜잔~~
겉보기엔 그럴싸했는데
내가 원하는 마파닭 그 맛이 아니었어요.
이런 강렬한 서양의 맛이라니ㅠㅠ
허브를 너무 많이 뿌려서 그런 걸까요?
2번째 요리에 의기소침해져서
뢰머토프는 지금 창고에 들어가 있습니다.
뭔가 새로운 도전 정신이 생기기 전에는 안 나올 듯...
듣보 서양 요리는 여기서 접고
한식에 충실한 음식을 합니다.
청계산 옛골에 가면 근사한 한상차림으로 먹을수 있는 곤드레밥.
여기서는 다 해먹어야 하니..
찬물에 하룻밤 곤드레 불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불린 곤드레에 물을 자작하게 붓고
압력솥에 찝니다.
솥에 김이 오르면 불을 끄고 식을 때까지 1~2시간 기다립니다.
이렇게 해야 곤드레가 부드러워져요.
그 다음에 찬물에 씻어 꼭 짠 다음
불린 쌀에 넣어 곤드레밥을 합니다.
이쯤 되면 거의 탈진 상태..
구운 김과 양념장이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어요.
이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계란찜도 했어요.
불에 올리기 전...
이쁘죠?
요 때만 이뻤어요.
그래서 밥상 전체 샷에서 빠진듯?!
곤드레나물도 무쳤어요.
멸치 우린 물 자작하게 붓고 다진마늘, 다진 파 쬐금, 소금 한꼬집, 들기름 한방울 넣으면 끝.
내일이 말복이네요.
말복 지나면 더위도 한풀 꺽이니
한국에 계신, 그리고 더위에 고생하신 전세계 82쿡 님들
힘내세요!!
베르겐 사진으로 마무리 인사 할게요~
유네스코 문화유산 목조 건물
북유럽 요정 트롤.
얘가 어찌 요정이냐 하시겠지만 요정 맞아요.^^
어린이의 친구 트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