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키친 토크에 들어왔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올리려다가 여태껏 미룬 콩잎 물김치 입니다.
제가 경주에 십여년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
경주 포항쪽은 오뉴월이면 이렇게 여린콩잎으로 물김치를 담가서
그냥 먹기도 하고
또 푹 익으면 짭쪼름하게 된장찌게를 끓여서 쌈으로 싸먹는데
한번 먹어본 그맛에 중독이 되어버렸나 봅니다.
그곳을 떠나서 늘 그리운 맛이었는데
얼마전 경주에 놀러갔다가 시장에서 여린 콩잎을 구하게 되어서 담았지요
일반 물김치와 비슷한데 차이라면
밀가루풀에 된장을 풀어 구수하게 하는 것이랍니다.
비린듯하면서 구수한맛 ... 이거 다 먹으면 이제 없는데 아쉬워서 어쩐다지요 에휴~~
이제부터는 부록편입니다.
차줌마가 나온 삼시세끼의 만재도 그리고 만재도산 거북손 ...
그 비싸고 구하기 힘든 거북손으로 수제비를 끓였다지요
남편이 수제비를 좋아해서 좋은재료 아끼지 않고 팍팍 넣어서
수제비로 재탄생한 만재도 거북손 ..... 요고 은근히 맛나더라구요
저 아주 조금이지만 상추도 심고 고추도 심고 가지도 심고 호박 방풍 당귀를 심어서 가꾸고 있는데
올해 처음 딴 호박으로 호박전도 요롷게 부쳤습니다.
저는 부침가루를 쓰지 않기 때문에 감칠맛은 안나지만 그냥 우리밀밀가루나 흰밀가루에
전통 국간장으로 간을해서 굽습니다. 깔끔한 맛이 나름 먹을만하더라구요
이 올드한 접시는 뭐냐하면 ........
얼굴도 뵌적없는 울 시엄니 살아생전에 아껴 사용하시던 접시랍니다 딱 두개 ...
요사이 비싸고 화려한 그릇과 다른 나름 독특한 멋이 있는 순수 made in korea
남편이 엄마를 추억하라는 배려이기도 하다는
그리고 이제 마지막 ...
이것이 생일상이랍니다.
누구 생일이나면 .... 하늘같은 남편의 ~~~
초라한듯 하지만 남편은 이마저도 부담스러워합니다.
늘 반찬은 한두가지만 있어도 된다는 사람이라서 다음부터는 간단하게 차리랍니다.
이 생일상들을 점령한 저 풀들은 노각무침과 비름나물말고는 다 제가 손수 가꾼 것들이라
정성만은 가득한 밥상되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생일상 따로 차리지 말라면서도
아들이 사온 케잌까지 올려져 있는 식탁에 앉으면서
순간 입이 귀에 걸리더군요
( 에이 이 남자도 거짓말을 할줄은 아는군 ~~~~)
저 며칠동안 심하게 방황을 했습니다.
82쿡이 이리도 제 생활을 지배할줄이야 ..
아 이제 다시 열려서 너무 기분좋은 날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콩잎 물김치 레시피
재료- 여린 콩잎, 마늘 양파 홍고추
밀가루풀, 된장 조금, 매실청, 천일염
방법 -1. 보통 여린 콩잎을 구입해보면 세잎씩 붙어 있는데
저는 먹기좋게 한 잎씩 다 따서 씻은 다음 차곡차곡 세워서 물기를 빼주고
잎이 보드랍기때문에 소금에 절이지 않는답니다.
2. 밀가루풀을 끓여 식힌다음에 된장을 망에대고 부드럽고 곱게 풀어줍니다.
된장만 맛있으면 이렇게만해도 달큰하니 맛이 있구요
단맛은 나이드신분들은 인공감미료를 조금 넣으시던데
저는 매실청과 생강청을 아주조금 넣었구요
3. 양파 마늘 홍고추는 너무 크지않게 또 최대한 얇게 슬라이스해줍니다
4, 물기빠진 콩잎을 몇장 그위에 3번의 재료을 조금씩 올리기 반복
5. 콩잎과 부재료들을 다 담았으면 2번의 국물을 붓고
재료들이 떠오르지 않게 작은 접시나 간장종지 같은것으로 누르고
천일염을 위에 뿌려 실온에서 하루정도 익힙니다.
6. 위아래 김치국을이 잘 어우러지게한다음 간을보고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다음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그런데 여린 콩잎 구하기가 쉽지않아요 ... 내년에는 어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