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손해 보면 좀 어때……. 괜찮아!!!!

| 조회수 : 8,478 | 추천수 : 34
작성일 : 2011-06-07 17:09:13
명이나물, 잎사귀뿐 아니라 대와 꽃까지 있다.
잎은 쌈 싸먹고 대는 그냥 먹고 꽃은 비빔국수에 얹었다.
열무김치 비빔국수에 명이 꽃.

여러 가지 나물 넣고 큰 솥에 비벼 청경채 꽃 얹은 꽃 밥…….








-----------------------------------------------------------------------------------

K에게

살다가 만약 누군가 네게 부탁을 하거들랑,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한번쯤은 들어 주렴.
귀 기울여 얘기라도 들어주렴.

설사 네게 다소 손해가 있더라도 한번쯤은 들어주렴.
범죄거나 너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행동이 아니라면
부도덕한 일이 아니라면 한번쯤은 들어주렴.
누군가의 간절한 부탁이라면 더더욱 들어주렴.

늘 널 좋아하고 너와 뜻이 맞는 사람들하고만 살수는 없다.
너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함께하는 걸 배운다.’ 여기고
그들의 말에 집중하고 들어보렴.

부탁을 들어줄 때는
바라는 것 없이 들어주어라.
대가 없이, 그리고 부탁을 들어준 행동조차 잊어라.

누군가 부탁을 해오면
항상 살펴라. 너 자신부터 너와 네 주위부터.
혹여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주진 않았는지,
혹여 내 것만 챙긴 것은 아닌지.
상대의 부탁과 고통은 뒤로 하고
잘잘못을 따지거나 손익 계산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책임만 묻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렴.

현재에 집중해서 상황과 문제를 보는 것과 해결은 다른 거란다.
삶이란, 황당한 부탁과 손해 보는 일들과 마주하기가 다반사란다.
어지간하면 들어주고 바로 빈 그릇을 설거지 하듯 흘려보내라.
절대 마음에 담지 말고.

사랑하는 딸, 오늘도 행복하렴.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산체
    '11.6.7 5:17 PM

    오후에님 글 읽고 언제나 댓글 남기고 싶었는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는 바람에 늘 못 남기다가, 얼마전에 로그인 성공하여서 드디어 댓글 달아봅니다. 언제나 따님께 보내시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비록 저희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편지로나, 직접 말씀해주시지는 않으셨지만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셨겠구나... 이런 말을 전하고 싶으셨던걸까, 라는 생각에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 오후에
    '11.6.7 5:31 PM

    산체님//배로 반갑습니다. ^^*

  • 3. 프라하
    '11.6.7 7:49 PM

    결제하고 읽어야 하는거 아니예요?ㅎㅎ
    이런글을 그냥 공짜로 읽어도 되는 건지..
    오늘도 살짝(?) 새겨 봅니다..

  • 4. 준&민
    '11.6.7 8:10 PM

    오후에님 글을 뵈면 언제나 인자하신 스님께 차한잔 얻어마시는
    그런 정갈하고 따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 따님께 주신 말씀은 제가 꼭 배우고 채워야할 덕목이네요
    살면서 스스로에게 각박함을 느끼거든 다시 꺼내어 읽겠습니다
    산체님 말씀처럼 마치 제 아버지가 해주시는 말씀으로도 들립니다.
    잘 배우고 갑니다.

  • 5. 레몬사이다
    '11.6.7 8:41 PM

    오늘은 참 오후에님이 궁금해지는 날입니다.
    대체 어떤 분일까 하고...^ ^
    머무름없이 보시하라...라는 말과 같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가요.
    명이꽃도 첨 봤지만 나물 속대도 첨 보네요.
    늘 절여져 누워있는 이파리만 봤거든요. ㅋ

  • 6. 후라이주부
    '11.6.8 12:02 AM

    제가 마흔 넘어 조금씩 깨달게 되는 삶의 이치를 고등학생 따님은 아버지로 부터 이리 듣는군요.
    오후에님 글은 저의 반면교사에요..
    고맙습니다..

  • 7. 가을이 좋아
    '11.6.8 12:28 AM

    후라이주부님, 오후에님이 남자분이신가요???
    그 어디에도 그런 기미(?)가 없는데용???
    깜짝 놀라서 댓글 쓰려 마음먹었던 내용 다 잊어버렸어요.ㅋㅋ

  • 8. 리본
    '11.6.8 3:15 AM

    많이 공감하고 생각하게 되는 한편의 시같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9. 초코
    '11.6.8 7:18 AM

    갑자기 아빠생각나서 눈물이 핑 ~~~
    정갈한 마음의 양식 ...나눠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 10. 콜린
    '11.6.8 9:40 AM

    어떻게 이렇게 善한 말씀을 다님한테 해주실 수가 있죠? @.@
    오후에 님 정말 대단하셔요~

  • 11. 도현엄마
    '11.6.8 2:55 PM

    빈 그릇을 설거지 하듯~~
    내마음에 담아 갑니다.

  • 12. 오후에
    '11.6.8 2:57 PM

    프라하님//댓글 달아주신걸로 결제는 대신하겠습니다. ㅎㅎ. 오늘도 행복하시길....

    준&민님//저도 제게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꼭 K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라.... 저에게도 배우고 채우고 싶은 덕목입니다.

    레몬사이다님//머무름 없이 보시하라---> 새겨듣겠습니다. 명이나물 절여져 있는 것만보다 저리 대와 잎, 꽃까지 달고 있는 건 저도 첨 봤습니다. 대는 마늘쫑 비슷한 맛이 났습니다.

    엑셀신님//오늘도 행복하세요. ^^*

    후라이주부님//저도 그렇지만 마흔넘어 알게되는 삶의 비밀을 미리 알려준다고 알까 싶기도 합니다. 그저 덜 낯설고 덜 힘들게 깨닫길 바라는 마음으로 씁니다.

    가을이좋아님//ㅎㅎ 급~ 궁금해지네요 잊어버린 댓글 내용이 뭘까???? 하고... 그리고 저 얼굴에 기미(?) 없습니다. 3=3=3=3=3

    리본님//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초코님//오늘은 다들 아빠생각들이 많이 나시는 듯...제가 나눠드리고 싶은건 저 위의 비빔밥인데..

    콜린님//ㅋㅋ 콜린님 자식한테 못되게 살라 할순없잖아요... @.@
    너무 할머니 같은 말이었나요? "좀 손해본듯 살아라, 그래도 괜찮은 것이다. 나중에 다 복받는다" -->이런 할머니 말씀 많이 들었었죠. 좀 더 커서는 어머니가 그런말씀 하셨고...그 땐 뭔 말인지도 모르고 잔소리로 들었었지만...
    아마 K도 그때 저와 비슷한 잔소리로 들을겁니다.

  • 13. 오후에
    '11.6.8 3:31 PM

    도현엄마님//제가 댓글다는 동안 댓글 남겨주셨네요. 감사

  • 14. hoshidsh
    '11.6.9 4:14 PM

    두고두고 보고 싶은 글입니다.
    많이많이 존경하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4096 맛있는 돼지불백 드세요~~~ 15 HighHope 2011.06.10 14,487 31
34095 검은깨 미숫가루 쿠키 10 푸른맘 2011.06.09 5,153 26
34094 날치알밥, 미소 미역장국, 오징어 볶음 & 연휴 11 체스터쿵 2011.06.09 10,703 38
34093 매일저녁밥상 5 13 마뜨료쉬까 2011.06.09 11,582 32
34092 냉동쑥으로 만든 쑥버무리와 쑥국 5 프로방스 2011.06.09 10,678 27
34091 손님상차림 49 마리아 2011.06.09 24,004 1
34090 오랜만에 동료들하고 회식갔어요... ^^ - >')))&g.. 34 부관훼리 2011.06.08 14,878 108
34089 순덕이엄마의 라이프스타일 E-매거진 6월호 104 순덕이엄마 2011.06.08 33,239 113
34088 오래간만에 쿠키공장 가동 31 오렌지피코 2011.06.08 11,880 55
34087 짤방사진 약간 + 어디 다녀온 얘기 49 LittleStar 2011.06.08 15,574 44
34086 쑥밥 도시락 31 프로방스 2011.06.08 9,599 33
34085 브런치 좋아하시죠? 49 삼순이 2011.06.08 12,292 30
34084 생크림 구제해주기^^ 49 셀라 2011.06.08 6,581 21
34083 홀로 사는 외국인선생님을 위한 요리, 뵈프 부르기뇽 49 ironlyj 2011.06.08 7,422 22
34082 <노오븐, 노버터, 노계란>블루베리쿠키 5 푸른맘 2011.06.08 5,455 22
34081 촌스럽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간식 찜질방계란과 찐감자 15 경빈마마 2011.06.08 14,969 1
34080 무더운 여름날에 빛을 발하는 슬로우쿠커: 포크 바베큐 샌드위치 14 소년공원 2011.06.08 9,542 24
34079 골레 골레 봉골레 --+청량고추 팍팍~ 4 MOMO 2011.06.08 5,775 27
34078 <노오븐> 미숫가루 카스테라 25 푸른맘 2011.06.07 7,725 25
34077 킹프라운 버터구이......오랫만입니다....꾸벅 27 엉클티티 2011.06.07 8,360 36
34076 손해 보면 좀 어때……. 괜찮아!!!! 15 오후에 2011.06.07 8,478 34
34075 막내동생 생일상차리기 22 그린 2011.06.07 11,634 40
34074 듣보잡요리들과 그림그리는 아이들(스압) 33 J-mom 2011.06.07 10,557 44
34073 느닷없는 손님 초대 - 82만 믿고 지른 일 자신감 충만ㅎㅎ 17 프라하 2011.06.07 13,415 42
34072 홈메이드 소풍도시락 2 16 MOMO 2011.06.07 14,947 35
34071 볼로녜즈 스파게티 잡설 6 바그다드 2011.06.07 4,756 16
34070 가지가 들어간 볶음우동과 파인애플볶음밥 9 노니 2011.06.06 7,610 30
34069 삼각김초밥&김밥 2 방울이 2011.06.06 7,05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