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늦은 밤, 딸아이가 기차를 타고 집에 온다고 합니다.
지난 번에 가지 못했던 MoMA (Museum of Modern Art)에 우리 부부와 함께
내일 가보려고 집에 오는 것이지요. 막내인 딸아이를 작년 가을에 대학에 보내고...
* 모네의 1914-16년 대작 Water Lilies (MoMA에서).
저는 화요일 저녁때마다 남편과 함께 영화구경을 했고, 올해는 종종
뉴욕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가보며 문화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딸아이 도착시간에 맞춰 부지런히 김밥을 만들 재료를 준비합니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우엉조림과 한국장에서 산 스모크햄을 넣어 만들려고 합니다.
딸은 김밥을 잘 먹고 기숙사로 다시 돌아가겠지만, 멀리 있는 아들은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보고 눈으로만 먹으라고 해야겠어요.
그러나 다음 주말엔 아들이 봄방학을 맞아 잠깐이라도
집에 다녀가도록 하겠다고 하니 그 때 김밥을 만들어 줄 수 있겠지요.
남편은 딸이 집에 와서 좋고 또 맛있는 김밥을 먹게 돼서 좋다고 합니다.
썰렁했던 집에 딸아이가 오니 훈훈한 온기가 도는 듯 하네요.
딸아인 학교에서 다이어트를 해서인지 그 많던 김밥을 게 눈 감추듯
다 먹어버렸군요. 맛있게 먹는 딸아이의 모습에서 딸의 어릴 적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preschool 다닐 적의 모습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