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좀 풀렸네요.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참 단순한 듯 싶어요^^
지난 여름에 너무 더워서 만사가 귀찮아 어여 좀 날이 추워졌으면 하고 바랬는데....
그리하여 쨍 하니 추워지니 이번에는 너무 추워서 움직이기 싫다고 어여 빨리 좀 더워졌으면 싶으니 원....
날씨가 문제가 아니라 참을성없어진 사람이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생각과 또 다른 생각이 한끗 차인 단순한 이치를 놓쳐서 늘 전전긍긍하는 것은 아닌지...
날도 바람대로 조금 따뜻해졌고.... 다시 새벽부터 바지런을 떨어 빨래부터 했어요....(요즘 세탁기 배수가 안되면서 세탁을 못하고 있거든요)
두꺼운 겨울 옷들을 손빨래를 할려니 힘이 들긴 했지만 목욕하고 남은 따뜻한 물에 담구어 조물조물 비벼서 땟국물을 헹구고 있으니 문득 지나왔던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지금보다 훨씬 부지런했던 것 같아요. 남편 와이셔츠..속옷 등등은 다 손으로 애벌빨래를 해서 돌리거나 손빨래를 했는데...지금은 왠만하면 그냥 다 세탁기로 해결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거에요.
그래서인지 남편이 요즘.. 피부가 가렵다고 그러기도 하고 세탁기 세탁코스에서 헹굼을 1~2번 더 추가해서 돌리는데도 불구하고
거실에서 널 때 탈탈 털어서 널다보면 바닥에 미세한 찌꺼기 같은 것들이 나오기도 하고 그러는 걸 보면...(액체세제를 쓰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세척력을 위해 세제가 너무 독해지거나 완전 헹굼이 안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무리 기계가 발달된다 해도 사람의 손을 따라갈 수는 없는데....그런 생각을 하면서 요즘 손빨래를 하는데 힘이 들기는 합니다.
이런 엄마를 위해 막내가 아침에 고급 정보를 가지고 왔어요.
어제 친구들 만나서 수다떨다가...너네도 요즘 세탁기 안되냐고 물어보았더니..안 된다고 하는 아이들이 많더래요.
저희집같이 트* 세탁기냐고 확인도 해봤대요... ㅎㅎ
그래서 어떡하냐 그랬더니 AS 불러도 안 오고 해결책만 일러줘서 그렇게 해결했다면서 비법은 간단하던데요? 하면서 세탁조안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한번 통을 돌리면 된답니다..이런 간단한 이치를 몰라서 지난 주..이번 주 고생한 생각을 하면....참 어이가 없으면서 머리가 안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래도 일찍 일어나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고 차린 우리집 아침밥상입니다.
김치도 새로 꺼내 썰었는데.... 배추도 맛이 좋지만 사이 사이에 석박지로 끼워 놓은 무가 참 맛이 좋습니다.
어제 친정 어머니가 제주 당근와 무를 택배로 보내주셨어요..
어머니가 늘 단골로 거래하시는 곳인데..... 그 분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셔서... 효소를 연구하시는 분으로 유기농 재배를 하시는 분이시거든요.
그래서 이집 당근을 겨울마다 박스로 시켜 먹는데 과일처럼 달달하고 싱싱하고 맛이 아주 좋아요.
지금 연말에 도착해야 할 당근이 제주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캐는 작업을 할 수가 없었다고 어제사 왔는데 너무 맛있네요. 꿀당근입니다.
남편과 어머니를 위한 생선구이도 노릇하고 굽고...
어제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 반납하고 도서관 옆 마트에 들렀더니 물미역 두개 묶음에 1000원 행사를 하더군요.
미역도 싱싱해서 얼릉 집어 왔지요.. 이게 왠 횡재냐 싶어서리...ㅎㅎ
예년에 비해 물미역 잎 넓은 것이 없는 게 아쉽긴 하지만.... 요즘 바다에서도 잘 자라질 않아서 갈수록 잎이 좁다고 그러더군요.
부산태생이신 시어머니가 겨울이면 즐겨드시는 물미역쌈은 고추장과 멸치액젓 양념장이 필요합니다.
고기는 언제나 옳다는 아이들을 위한 고기수육도 준비해 놓았더니...
아들 아이.... 새우젓을 달라 합니다..
고기 먹을 줄 아는 것 같지요? ㅎㅎ
어제 떡집에 들러 가래떡도 하나 사다 간식으로 먹었는데 딱 한줄이 남았길래.... 뒹글어다닐 것 같아서.... 떡산적을 했어요..
꽈리고추, 양파, 버섯, 어묵, 맛살을 같이 꿰어서요...
역시나 그냥 씹어 먹으면 더덕향이 배어나는 더덕도 그냥 손으로 쭉쭉 찢어서 반찬인양...담겨져 있고요.
미역줄기 억센 것은 어슷어슷 썰고... 가는 것은 미역잎 옆에 놓았습니다.
원래 시어머니 스타일은.... 뜨거운 물에 데치지 않고 미지근한 물에 바락 바락 치대 씻는데 전 요즘에 제 스타일로 뜨거운 물에 데칩니다.
왠지 소독도 될 것 같아서요...
금방 지은 뜨거운 쌀밥에 얹어서 먹으면 정말 맛이 좋은 어리굴젓도 매일 꺼내 먹어요.
많이 있는지라.... 놔두면 변질 될 것 같아서요.
집에 담근 거라 그리 짜지 않게 담궜거든요.
그리고 잡다한 나물류, 콩나물 장조림과 떡꼬치하고 남은 부재료들.... 그냥 놔두면 쓸데 없을 것 같아서 졸린 어묵조림반찬..
그리고 물김치입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생두부도 렌지에 돌려서 썰어 놓았는데 모양이 매끄럽지 못한 이유는?
어제 제가 장 본 것을 냉장고에 넣는 과정에서 두부를..... 놓쳤더니만..약간의 옥떨메가 되었어요... ㅠ,ㅠ
두부야..미안^^
상을 차려 놓고 목청껏 식사하세요..를 외쳐도 오질 않고...
한 남자가 밥상을 사랑합니다.
그남자는 열심히 밥을먹어요.
매일 그림자처럼 고기를 따라다니며 그 남자는 웃으며 먹고있어요
얼마나 얼마나 더 너를 이렇게 먹기만 하며 혼자
이 고기먹는 사랑 이 고기먹는 사랑 계속해야 니가 나를 살쪄 주겠니~
(이 녀석........ 요즘 살쪄서 고민스러운 엄마 앞에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찐다고 조금만 더 쪘으면 좋겠다는 망발을 하는 녀석인지라.... ㅎㅎ)
좋은 날 되세요... 날도 풀렸으니 모든 님들 하시는 일들도 술술 풀려서 운수대통하시는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