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요리책 이야기 1

| 조회수 : 8,921 | 추천수 : 71
작성일 : 2010-11-29 22:36:17
얼마전 리빙데코에도 비슷한 말머리를 단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러네요.
이 글을 어디에 올려야할지 몰라서 우선 이 게시판에 둡니다.
처음에는 생활이야기들이 조근조근 올라오는 줌인줌아웃란에 올리려고 했는데
혹시나해서 줌인줌아웃 게시판 안내글을 보니 '렌즈를 통해 본'이라는 부분이 있어서
지레 놀라서 이쪽으로 왔어요. (>.< ) .....................
관리자님, 혹시 옮겨야하면 알려주세요.


결혼하면서 나고 자란 서울을 떠나 충남으로 이사왔습니다.
남편 직장도 서울이지만 제 건강과 그 외 이런저런 상황들때문에 내려왔어요.
저를 위해서 매일 충남-경기-서울을 오가는 남편에게 매우 고마워하고 있지요.

내려올 때는 철없는 마음에 '이양~.'하면서 설레어했었는데
막상 내려와보니 제가 사는 곳은 사람사는 마을이 띄엄띄엄있어서
음식배달을 하려고 해도 아파트 이름을 듣고는 배달불가라는 곳도 너무 많고,
소위 말하는 '브랜드'식당이나 배달음식점도 없었어요.(지금은 좀 생겼긴했지만 여전히... )
게다가 장을 보려면 아파트내 작은 수퍼를 상대하던지 아니면 무조건 차로 나가야하고요.
또 길거리 음식이니 하는 건 천안까지 나가야하고, 크림올린 커피는 구경조차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저절로 이런저런 음식들을 제가 직접 해먹기 시작했습니다.
(요리를 '맛나게' 만든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패작'들이 겁나게 많다는 겁니다.)
또 15개월째 열심히 살고있는 만두도 아토피가 있다보니 요리책들과 친해졌어요.
자칭 도서관 우수회원입니다. ㅋㅋㅋ

요리책들을 읽다보니 다른 분들에게도 소개해드리고 싶은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파워블로거나 유명한 요리선생님들의 책도 좋지만
알려지지 않았지만 책갈피마다 은근슬쩍 달달한 맛이 느껴지는 요리책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읽어보고 좋았던 책들을 만나면 여러분들께 보고(?)하고자 합니다.


------------------------------------------------------------------------



-------------------------------------------------------------------------
올리브 향 가득한 이태리요리

나영선, 강병남, 나영아, 김동섭 공저 / 주한이태리문화원 감수

형설출판사, 1999년



-------------------------------------------------------------------------



"계피는 단순한 하나의 향신료가 어떻게 북동부 지역에 널리 퍼지게 된 것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다.

말린 대구요리는 시나몬과 안초비로 양념하여 소금에 절인 대구를 이용한다.

유명한 베네치아의 파스타 소스는 시나몬과 생 리코타 치즈를 넣어 만든 것이다.

Friuli에서는 와인, 시나몬과 정향으로 스튜한 돼지고기 요리 Toc de Purcit 가 있지만,

Veneto 지역에서는 시나몬으로 양념이 된 양고기를 볼 수 있다.

계피는 사과와 함께 늘 같이 제공되는 향신료로....  "



"피자 도우와 포카치아 도우는 같으나 단지 토핑과 필링이 다를 뿐이다."



------------------------------------------------------------------------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지화자 만세'책입니다.
이태리 요리에 대해 그동안 봐왔던 모든 책들을 한번에 물리칠 수 있는 포스가 있어요.
이태리의 지역적 요리 특성 부분은 쓴 사람이나 감수한 사람이나 정말 공을 많이 들였구나, 하는 것이
읽을수록 되새김됩니다.

수프, 소스, 파스타, 뇨끼 등 코스 순서에 맞추어 디저트까지 차근차근 알려주는 이 책은
마치 어깨너머에서 배가 나온 이태리 할아버지 요리사가 조용조용 코치해주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어요.
특히 식재료에 대한 부분은 생소한 이태리 요리의 재료를 고를 때 무엇을 주의해서 골라야하는지까지
알려주는 치밀함에 놀랐습니다.

예를 들면 '아티초크는 꽃잎은 꼭 붙어있어야 하며, 줄기는 단단해야 한다.
다듬어 날것으로 방치하면 색이 검게 변하므로 즉시 조리하는 것이 좋다.'라는 식이지요.
갈변하는 식재료야 사과니 고구마니 아는 것이야 많지만
처음 만나는 이태리 식재료를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준 책은 처음이에요.
기껏해야 사진 한컷과 함께 '이태리 요리에 자주 쓰이는 ㅇㅇㅇ' 정도였으니까요.

이 책의 방점은 사진입니다.
약간 촌스러운 듯 하면서도 모던한 담음새가 절묘하거든요.
(아마 이 책의 사진을 한컷이라도 보면 이 표현이 당장 이해가 가실거에요.)
완벽하게 대칭이 되도록 자리한 아스파라거스나 하트모양으로 담긴 소스가 촌스럽다면
같은 접시안에 돌려담기되어진 가지런한 카프레제와
그 옆에 무심한듯 쌓여있는 치커리 샐러드는 정말 멋있거든요.

또다른 매력은 '빵'부분입니다.
언젠가부터 베이킹의 열풍이 '건강빵 & 발효빵'으로 옮겨가면서
담백하면서도 딱딱하지 않고 촉촉하면서도 적당한 졸깃거림이 있는
치아바타니 포키치아 등을 실으면서 크기와 두께에 따라 몇분을 구워야하는지 세세하게 알려줘요.

390페이지의 쉽지않은 분량이지만 아마 읽는동안 지루함은 없을 거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한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책 내용은 모두 한글입니다만 각 레시피의 재료만은 영어에요.
아마 원재료 그대로 해먹어라.. 하는 의미겠지만 역으로 본다면 못구하면 땡이다.같아요.
대체할만한 재료도 알려줬다면 좋았을텐데 그거 딱 한가지 아쉽네요.


--------------------------------------------------------------------





한달전 쯤 현충사 앞 곡교천으로 걸음마연습하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지금은.............. 뜁니다. -_-;;
곧 날겠죠?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laire
    '10.11.29 11:39 PM

    오오옷! 로그인을 부르는 글이군요. 당장 검색 들어갑니닷. 이런 리뷰, 정말 좋아요 좋아...

  • 2. 콩2맘
    '10.11.29 11:40 PM

    저도 이 책 있어요~~~^^
    미모님 말씀대로 약간 촌스러운듯 하면서 모던한 담음새가 인상적이지요.^^;
    저자분들이 경력이 화려한 현장 쉐프 출신에 조리과 교수님들이시라 원리원칙에 충실한 친절한 요리책이 나온거 같아요.

    그나저나 미모님 아가야 너무 귀여워요. 한 걸음 한 걸음이 눈에 밟히는 듯 합니다~~^^*

  • 3. 미모로 애국
    '10.11.30 1:42 AM

    claire님 // 너무 주관적인 글이라서 혹시 보시고 실망하실까봐 살짝 염려되네요.
    저 책이 참 좋긴한데 판매하는 사이트는 별로 없더라고요. 가격도 세고요.
    그래서 전 그냥 도서관을 계속 이용하기로 했어요. ^^;;

    콩2맘님 // 정말 컨츄리와 모던 아트를 아슬아슬하게 오가죠?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두근거리게 하는 책은 정말 오랜만이에요. ㅋㅋㅋ
    아기는....... 저도 저때는 귀엽다고 했었었었었었었었어요... 흑.

  • 4. 단추
    '10.11.30 8:11 AM

    만두, 만두, 만두, 만두....
    만두 날다 조만간에 찍는거야?(만두야 얼굴 좀 보여도~)
    음...
    미술사나 예술사 책 주로 사보던 형설출판사에서 출간하거라니 더 특이한걸요.

  • 5. 소년공원
    '10.11.30 9:08 AM

    오지에 살면서 요리실력을 저절로 쌓게된 이야기가 꼭 제 이야기같아서 댓글 남겨요.
    먹고싶은 건 간절한데, 사먹을 수도, 공수해다 먹을 수도 없을 때, 우리 적극적인 아줌마들은 소매를 겉어붙이고 주방으로 나서지요. ㅎㅎㅎ

    쪼그려 앉은 애기 모습이 참 귀엽네요.
    저희 코난군도 걷다가, 뛰다가, 지금은 날고 있답니다.

  • 6. 캐롤
    '10.11.30 10:43 AM

    번화가가 아니라서 더 좋은 점을 많이 누리고 사시는 것 같아요.
    저도 제 큰아이 만두만할때 고즈넉한 시골에서 1년 살았는데.....
    그때가 그립네요.

    만두처럼 쪼그리고 앉으면 정말 정말 몸이 작아서 너무 귀여운 딸래미 였는데
    지금은 제 눈엔 잘 보이지도 않는 수학문제를 연필굴러가는 소리만 들리게 풀어대고
    있답니다. 이 추운날 외투도 안걸치고 교복만 입구요...ㅋㅋ
    아주 잠깐 눈 감았다가 뜬 것 같아요.
    이쁜 모습 눈에 많이 많이 담아두세요.

  • 7. 살림열공
    '10.11.30 2:19 PM

    오오오 만두군!
    동영상으로도 많이 찍어 두세요.
    저 때 목소리를 나중에 들으면

  • 8. 미모로 애국
    '10.11.30 3:43 PM

    단추님 // 예, 곧 날아오를 것 같아서 너무 멀리 갔을경우 식별이 가능한
    빨간 코트를 사주었습니다. ㅋㅋㅋ
    아, 형설출판사가 그런 곳이었군요. 전 김영사라던가 돌베게랑.... 또 뭐 알더라... (_ _ );;

    소년공원님 // 전! 소년공원님과 다릅니다!
    요리실력이 '절대로' 쌓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김치찌개도 어려워요. 으흑.
    남편이 저녁먹고 들어가겠다는 전화할 때가 제일 행복해요.

    캐롤님 // 좋을 때도 있긴해요. 사계절의 변화를 아주 뚜렷하게 보고 느낄 수 있거든요.
    한여름밤에는 개구리 소리도 들리고, 소먹이로 가득찬 사일로도 볼 수 있어요.
    캐롤님 따님은 지금도 충분히 예쁘고 귀여울 것 같아요. ^^

    살림열공님 // 음.. 동영상이요.. 음..
    캠코더를 들이대는 순간 이미 파인더안에 아기가 없어요. 저~~~~~~~멀리 있어요.
    황급히 그쪽으로 맞추면서 찍자니 너무 멀리서 찍어서 그냥 작은 점이 굴러다니는 것 같아요.

  • 9. phua
    '10.11.30 4:14 PM

    나는 만두 꽁무니 잡고 카루소님 냉면 먹으로 갑쎄다~~~ ^^
    만두 죠끼를 첫 생일 선물로 만들어 줘야징... 하고
    굳세게 맘을 먹었는디, 줄어 들 줄 모르는 82질 시간에
    아직 재단도 못하고 있다는
    아주 슬푼(흑흑흑..) 비밀을 털어 놉니당~~~~~~

  • 10. 피글렛
    '10.11.30 8:05 PM

    안타깝게도 절판이네요...

  • 11. 미모로 애국
    '10.11.30 10:13 PM

    phua님 // 오, phua님, 저 산본올라갈 때 따로 연통 넣을께요.
    함께 카루소님네 놀러가요. 오호호호~.
    그리고 만두의 조끼는... 기다리겠습니다. ^^;;

    피글렛님 // 엣!? 절판이라고요? 인터파크에 있는걸 며칠전에도 봤는데요..
    혹시 82님들께서 조용히 가셔서 몽땅 구매하셨을까나요..........

  • 12. 올리브
    '10.12.1 9:21 AM

    저도 이런 설명 좋아해요. 이렇게 알려줘야 안정감이 있어요, 그쵸?
    근데 그래봐야 미모로 애국님 글의 방점은 만두군이고
    또 다른 매력도 만두군이라는----.
    만두군 볼 살이 정말 만두피 반죽 같이 이뻐요.^^

  • 13. 미모로 애국
    '10.12.3 5:10 PM

    올리브님 // 제 글이 좋으셨다니 고맙습니다.
    너무 주관적인 글이라서 걱정하면서 올렸거든요.
    만두는.. 요즘 23시간 59분 53초동안 별로고 7초동안만 귀엽습니다.
    육아는 힘들어요. 흑.

  • 14. 유한 마담
    '10.12.14 1:11 PM

    아 정말 절판이네요...저도 동네 도서관을 이용해 봐야 겠어요~~
    그나저나 아가는 정말 느므 느므 귀엽네요~~ 부러워요~
    역쉬 정말 미모로 애국 하시나봐요 ^^

  • 15. 플로라
    '10.12.23 4:20 PM

    인터파크도서에 주문해서 어제 받았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3144 감기 초장에 잡자& 막내의 다이어트 :: 보름간 이런 저런 밥상.. 21 프리 2010.12.01 11,858 51
33143 장본 재료 모두 써서 요리 만들기[냉장고 비우기 요리법] - 보.. 7 유한 마담 2010.12.01 9,285 101
33142 고상하게 후랜취 뚜드흐레이저를 마십니다... (무료레시피첨가) .. 39 부관훼리 2010.12.01 13,699 80
33141 파삭함이 일품인 바게트와 하드롤 27 안젤라 2010.12.01 7,496 74
33140 첫눈내리던날 11 오란氏 2010.11.30 6,534 48
33139 1박2일 장흥 삼합 해 먹었어요...(사진 무) 9 졸린달마 2010.11.30 7,043 74
33138 어느 날의 간단한 저녁 상차림 18 LittleStar 2010.11.30 15,671 86
33137 사랑하는 딸의 점심입니다~(22편) 16 매력덩어리 2010.11.30 10,104 60
33136 굴 요리 7종 세트!! 13 유한 마담 2010.11.30 17,154 83
33135 동생과 함께한 가을날 16 소년공원 2010.11.30 9,233 54
33134 덕분에 김장 잘 마쳤어요. 3 미니모 2010.11.29 6,137 78
33133 난 비루한 쇤네 팔자 뿐이고... ㅠ_ㅠ 8 코나모르 2010.11.29 8,091 59
33132 요리책 이야기 1 15 미모로 애국 2010.11.29 8,921 71
33131 인천 차이나타운 15 minimi 2010.11.29 11,000 72
33130 저도 김밥 열다섯 줄 21 작은기쁨 2010.11.28 16,743 70
33129 김밥의 정석은 이런것이 아닐런지요~^^ 27 노니 2010.11.28 23,071 94
33128 망한빵+런던 크림티+도시락+푹신한 스콘 레서피 42 구박당한앤 2010.11.28 25,312 69
33127 김장했습니다. ^^ 5 이프로 2010.11.28 8,403 46
33126 쇠고기 탕수육 8 에스더 2010.11.28 9,590 73
33125 들깨부추수제비 5 아몬드 2010.11.28 6,614 39
33124 래디시 물김치 + 군고구마, 호떡 6 꿈꾸다 2010.11.27 7,293 65
33123 크랙이 멋진 땅콩샤브레와 기타등등 20 안젤라 2010.11.26 8,286 78
33122 송새벽도 울고갈... 24 코나모르 2010.11.26 12,921 71
33121 초간단 연어요리 4 돈데크만 2010.11.26 10,269 105
33120 미국 추수감사절 브런치와 디너 상차림 12 에스더 2010.11.26 15,940 73
33119 김장들은 하셨어요. 간편(?)김치 두가지 소개해요. 49 jasmine 2010.11.26 46,398 153
33118 귀차니즘에 빠졌어요.(사진 추가) 8 minimi 2010.11.26 6,739 85
33117 넘의 아들 생일이여서 똑을 만들었습니다 12 스페셜키드 2010.11.25 9,919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