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어디에 올려야할지 몰라서 우선 이 게시판에 둡니다.
처음에는 생활이야기들이 조근조근 올라오는 줌인줌아웃란에 올리려고 했는데
혹시나해서 줌인줌아웃 게시판 안내글을 보니 '렌즈를 통해 본'이라는 부분이 있어서
지레 놀라서 이쪽으로 왔어요. (>.< ) .....................
관리자님, 혹시 옮겨야하면 알려주세요.
결혼하면서 나고 자란 서울을 떠나 충남으로 이사왔습니다.
남편 직장도 서울이지만 제 건강과 그 외 이런저런 상황들때문에 내려왔어요.
저를 위해서 매일 충남-경기-서울을 오가는 남편에게 매우 고마워하고 있지요.
내려올 때는 철없는 마음에 '이양~.'하면서 설레어했었는데
막상 내려와보니 제가 사는 곳은 사람사는 마을이 띄엄띄엄있어서
음식배달을 하려고 해도 아파트 이름을 듣고는 배달불가라는 곳도 너무 많고,
소위 말하는 '브랜드'식당이나 배달음식점도 없었어요.(지금은 좀 생겼긴했지만 여전히... )
게다가 장을 보려면 아파트내 작은 수퍼를 상대하던지 아니면 무조건 차로 나가야하고요.
또 길거리 음식이니 하는 건 천안까지 나가야하고, 크림올린 커피는 구경조차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저절로 이런저런 음식들을 제가 직접 해먹기 시작했습니다.
(요리를 '맛나게' 만든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패작'들이 겁나게 많다는 겁니다.)
또 15개월째 열심히 살고있는 만두도 아토피가 있다보니 요리책들과 친해졌어요.
자칭 도서관 우수회원입니다. ㅋㅋㅋ
요리책들을 읽다보니 다른 분들에게도 소개해드리고 싶은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파워블로거나 유명한 요리선생님들의 책도 좋지만
알려지지 않았지만 책갈피마다 은근슬쩍 달달한 맛이 느껴지는 요리책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읽어보고 좋았던 책들을 만나면 여러분들께 보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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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향 가득한 이태리요리
나영선, 강병남, 나영아, 김동섭 공저 / 주한이태리문화원 감수
형설출판사,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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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피는 단순한 하나의 향신료가 어떻게 북동부 지역에 널리 퍼지게 된 것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다.
말린 대구요리는 시나몬과 안초비로 양념하여 소금에 절인 대구를 이용한다.
유명한 베네치아의 파스타 소스는 시나몬과 생 리코타 치즈를 넣어 만든 것이다.
Friuli에서는 와인, 시나몬과 정향으로 스튜한 돼지고기 요리 Toc de Purcit 가 있지만,
Veneto 지역에서는 시나몬으로 양념이 된 양고기를 볼 수 있다.
계피는 사과와 함께 늘 같이 제공되는 향신료로.... "
"피자 도우와 포카치아 도우는 같으나 단지 토핑과 필링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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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지화자 만세'책입니다.
이태리 요리에 대해 그동안 봐왔던 모든 책들을 한번에 물리칠 수 있는 포스가 있어요.
이태리의 지역적 요리 특성 부분은 쓴 사람이나 감수한 사람이나 정말 공을 많이 들였구나, 하는 것이
읽을수록 되새김됩니다.
수프, 소스, 파스타, 뇨끼 등 코스 순서에 맞추어 디저트까지 차근차근 알려주는 이 책은
마치 어깨너머에서 배가 나온 이태리 할아버지 요리사가 조용조용 코치해주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어요.
특히 식재료에 대한 부분은 생소한 이태리 요리의 재료를 고를 때 무엇을 주의해서 골라야하는지까지
알려주는 치밀함에 놀랐습니다.
예를 들면 '아티초크는 꽃잎은 꼭 붙어있어야 하며, 줄기는 단단해야 한다.
다듬어 날것으로 방치하면 색이 검게 변하므로 즉시 조리하는 것이 좋다.'라는 식이지요.
갈변하는 식재료야 사과니 고구마니 아는 것이야 많지만
처음 만나는 이태리 식재료를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준 책은 처음이에요.
기껏해야 사진 한컷과 함께 '이태리 요리에 자주 쓰이는 ㅇㅇㅇ' 정도였으니까요.
이 책의 방점은 사진입니다.
약간 촌스러운 듯 하면서도 모던한 담음새가 절묘하거든요.
(아마 이 책의 사진을 한컷이라도 보면 이 표현이 당장 이해가 가실거에요.)
완벽하게 대칭이 되도록 자리한 아스파라거스나 하트모양으로 담긴 소스가 촌스럽다면
같은 접시안에 돌려담기되어진 가지런한 카프레제와
그 옆에 무심한듯 쌓여있는 치커리 샐러드는 정말 멋있거든요.
또다른 매력은 '빵'부분입니다.
언젠가부터 베이킹의 열풍이 '건강빵 & 발효빵'으로 옮겨가면서
담백하면서도 딱딱하지 않고 촉촉하면서도 적당한 졸깃거림이 있는
치아바타니 포키치아 등을 실으면서 크기와 두께에 따라 몇분을 구워야하는지 세세하게 알려줘요.
390페이지의 쉽지않은 분량이지만 아마 읽는동안 지루함은 없을 거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한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책 내용은 모두 한글입니다만 각 레시피의 재료만은 영어에요.
아마 원재료 그대로 해먹어라.. 하는 의미겠지만 역으로 본다면 못구하면 땡이다.같아요.
대체할만한 재료도 알려줬다면 좋았을텐데 그거 딱 한가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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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 쯤 현충사 앞 곡교천으로 걸음마연습하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지금은.............. 뜁니다. -_-;;
곧 날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