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건 없었지만 오늘 아침에 먹었던 밥상이야기도 같이 올리려고 하다가
영 상태가 안 좋던 디카가 또 고장이 난 듯, 사진 찍을때도 계속 불안불안하더니..
메모리카드에서 사진을 불러오기도 제대로 안되고
도저히 무리인 듯 해서...
좀전에 차려먹었던 저녁상 이야기만 이렇게 올려봅니다.
<2010/ 10/ 22 금요일의 저녁밥상>
시장을 다녀와서,
이런저런 재료들 손질부터 시작합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편한 손질법은
이렇게 부엌바닥에 신문을 활짝 펼치고 앉아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천천히 하나씩 갈무리 하는 것이지요.
부엌 작업대에 서서 이것저것 손질하는 것도 예전부터 익숙하지만,
이제는 이런저런 작업들을 그리 하려니
오래도록 내내 그대로 선채로 일을 해야 하는지라...
얼른 일을 끝내려고 괜시리 시작부터 마음이 조급해짐을 느낍니다.
반면, 이렇게 신문 펼치고 바닥에 아예 편하게 푹 주저 앉아서
하나씩 둘씩 식재료들을 말끔하게 갈무리 해 나가다 보면...
자세가 편안해서 그런지 몰라도
아주 여유로운 마음으로 더 섬세하게 이것저것 말끔하게 마무리 갈무리를 하게 되어요.
물론 이리 앉아서 일을 과하게 오래 하다보면 또 허리가 아파올테지만요.
시장에 다녀와서 뒷 베란다에 그대로 잠시 놓아 두었던 검은 봉다리.
그 검은 봉다리를 가져와서 그안에 든 것을 주섬주섬 꺼내 봅니다.
이렇게 특대부피 1단 단위로 묶어팔던 흙대파, 또 양파 한 바구니,
그리고 쥬키니호박 하나를 손질해 봅니다.
쥬키니는 호박볶음을 할 것인지라 온통 하나를 다 쓸테니
우선 칼로 딱딱한 꼭다리부분만 똑 잘라 놓았네요.
팔뚝만큼 굵고 묵직한 저 쥬키니호박 하나에 500원.
특대부피 대파 1단에 2500원.
대파 묶어놓은 단이 하도 무겁고 큼직해서 이렇게 신문 활짝 펼쳐놓고도
대각선으로 놓아야 하네요.
그리고 양파 한 바구니에 가득 쌓아서 1500원.
이렇게 4500원에 푸짐하게 시장을 보고는
무거운 검은봉다리 들고서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양파는 겉의 파스락거리는 껍질만 홀랑홀랑 다 벗겨서 손질을 해 두고,
파삭거리며 바스라지는 이 누런 겉껍질은
음식쓰레기가 아닌 일반쓰레기로 처리하고요.
대파도 끄트머리 부분의 누렇게 마른 부분만 떼어 냅니다.
그리고 반대쪽의 흙이 잔뜩 묻어있는 뿌리부분도 칼로 똑 잘라내고요.
그런 다음, 파란부분도 하나 버리지 않고
주방용 가위를 이용해서 이렇게 모두 적당한 길이로 자르지요.
대파 앞쪽에 모아놓은 저 시들한 부분은 음식쓰레기로 버립니다.
좀 비싸긴 해도 유기농대파를 사 오게 되면
보통 저 파뿌리까지도 버리지 않고 깨끗하게 맑은물 나올때까지 씻은 다음,
육수 우러내는데에 아낌없이 같이 씁니다.

우리집에서 양파와 대파를 오랫동안 싱싱하게 보관하면서 사용하는 방법이예요.
앞서 보셨듯이, 양파는 최소한의 겉껍질만 제거해서 말끔하게 만들어 준 다음
물에 씻지 않고 이대로 큼직한 사이즈의 위생백에 넣어서
김치냉장고에 넣고 씁니다.
대파도 마찬가지.
파의 가장 끄트머리쪽 속이 비어있는 파란 부분 위주로 골라서
큼지막한 위생백 한군데에 다 담고,
나머지 속조직이 치밀하고 묵직한 대파의 흰 부분과
파란 부분이지만 역시 속이 알차고 갈래 이파리로 나눠지는 부분을 모아서
또 큼직한 위생백 한장에다 이렇게 같이 담지요.
이렇게 담아놓은 대파도 김치냉장고에 넣습니다.
필요할때마다 끄트머리의 파란부분(주로 라면 끓일 때처럼 가볍게 고명 건더기로 많이 씀),
아니면 묵직한 하얀 뿌리쪽부분을 용도에 맞게
하나씩 둘씩 필요한만큼 꺼내 쓰지요.
이렇게 보관하면서 위생백 봉지입구 꽉 묵어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며 사용하면
대파는 한달 정도까지,
양파는 그 다음달 까지도 모두 싱싱한 상태로 잘 쓸 수 있답니다.

하루나 이틀, 혹은 사흘걸러서
이른 아침마다 우리집 부엌에서 풍기는 구수한 냄새가 있습니다.
바로 이 멸치다시마 육수 진하게 우러내는 냄새지요.
이렇게 큼직한 스뎅통에다가 물 가득 붓고
여기에 멸치 푸짐하게 몇 줌, 다시마 두어조각 넣어서 푹 고듯이 끓입니다.
다시마는 오래 끓이면 끈끈한 기가 우러나고 국물이 안 좋아진다고 하지만,
실상 이렇게 집에서 푹푹 끓여보면 그 말이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실제로, 어디 식당이나 포장마차 등등 여러곳에서 육수통에다
이렇게 멸치나 다시마, 고추 등의 재료들을 넣어 두고는
하루종일도 그대로 고아내며 맹물만 추가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셨을꺼예요.
포장마차나 분식집 입구에 서서 떡볶기와 오뎅 사먹을 적에도 쉽게 볼 수 있을껍니다.
이 멸치다시마 육수로 만들어 놓는 구수하고 진한 밑국물은
거의 모든 국물의 기본으로 사용하는지라,
찌개이든 국이든 밥을 먹을 적에
늘 따뜻한 국물 한가지 곁들여서 먹는 우리집에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음식의 밑재료 중 하나지요.

며칠간 어쩌다보니 고기를 잘 안먹게 되었어요.
김치냉장고안에 사 놓은 닭 1마리를 꺼내어서 얼른 손질해서는
오늘은 닭도 한마리 상에 올리려고 합니다.
몇가지 채소와 같이 섞어가며 순한맛으로
맛있게 양념해서는...

오븐에다 넣고 익혀야지요.
보통 닭 1마리 이렇게 익혀내는데 240도에서 50분~1시간이면 딱 좋아요.
(예전 광파오븐인 솔라돔 쓰는 우리집 오븐의 경우입니다.)
오븐을 쓰게되면 이렇게 넣어두고 잊어 버리고는 다른 반찬준비를 할 수 있어서
그런 시간활용이 참 좋아요.

이제 쥬키니호박을 가지고 참 소박하지만 맛난 호박볶음을 만들어 봅니다.
요즘이야 호박값도 참 비싸지만,
원래 쥬키니호박은 여러 종류의 반찬용 초록호박중에서도
아주 크기는 큼직하면서도 저렴한 품종이지요.
그래서 식당이나 여러곳에서 된장찌개 건더기나 혹은 만두속, 각종 찬거리 등등으로
가장 흔하게 잘 쓰이기도 하고요.
얼마전까지 그렇게도 가격이 훌쩍 올라가더니,
이제는 점점 정상적인 예전가격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고요.
제 팔뚝만큼 큼직한 이 쥬키니호박을 시장에서 겨우 500원을 주고 사 왔어요.
사면서도 얼마나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이 크던지...
이것저것 복잡하게 재료들 여럿 넣을 필요없이,
가장 간단하고 기본만 되는 재료만으로 호박볶음을 만들껍니다.
양파 하나에 쥬키니호박하나.
그리고 색감도 맛나게 살려주고 매콤한 향도 더해주도록 홍고추 하나도 같이 준비하고요.

반달썰기로 납작납작하게 썰어서 볶아 먹어도 좋지만
이렇게 채썰기로 썰어서 호박볶음을 만들어 놓으면,
갑자기 배가 출출해져서 국수 생각이 나서 온국수 한 그릇 삶아서 먹을적에
위에 얹어서 먹는 고명으로도 유용하게 쓰이니...
이렇게 양파와 쥬키니호박 둘 다 채를 썰어서 볶을 준비를 해 봅니다.
홍고추도 반만 뚝 잘라서, 잘게 다져서 준비를 해 두었지요.
(호박이 너무나 크다보니, 나중에 된장 끓일적에도 쓰려고 약간 이렇게 남겨두었고요.)

냄비도 좋고, 팬도 좋고...
기름 넉넉하게 두르고 다진 마늘과 함께
채 썬 호박부터 달달 볶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호박이 1/3정도 익었을적에,
채 썬 양파도 넣어서 같이 볶기 시작해요.
호박이 양파보다도 어쩌면 금새 잘 익을듯이 생각이 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렇게 두가지를 같이 볶아보면
양파가 훨씬 빨리 쉽게 잘 익는다는것을 알 수 있지요.
이렇게 호박은 어지간해서는 보기보다 수월하게 잘 익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채썬 것으로 볶음반찬을 할적에 은근하게 약중불로 잘 익혀줘야
부숴지지 않으면서도 속까지 골고루 잘 익어 나옵니다.

호박도 양파도 어지간히 볶다가
양파가 거진 다 익어가면서 색이 반투명 해 졌을때에,
간맞추기에 쓸 새우젓과 다져놓은 홍고추를 이렇게 넣고...

고루고루 맛있고도 부들부들한 호박볶음을
잘 마무리하며 익혀 내면 되겠지요.

조금 이따가 상에 올려서 밥과 같이 맛있게 먹을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반찬통에 이렇게 그윽하니 담아 놓은면
벌써부터 괜시리 마음이 든든...
이런게 반찬 만드는 보람이자 재미지요.

이제 생선찌개를 조그마한 전골냄비에다
맛나게 한 냄비 만들려고 준비를 해 보아요.
역시나 들어가는 재료는 딱 기본만.
무와 양파, 대파, 그리고 고추.
주재료가 싱싱하고 맛이 있고
밑재료로 쓰는 국물이나 양념이 말끔하고 제대로 맛이 든 것을 쓴다면
이것저것 많은 재료들에 많은 양념들...모두 필요 없답니다.

비싼 무도 시들한 껍질부분만 슬슬 얇게 긁어내 버리고는
이런 전골찌갯감에 들어갈 때 너무 자잘하면 그다지 먹음직스럽지 않으니...
좀 큼직큼직하게 반달썰기로 썰어서 준비를 해 두고,
양파도 건더기 건져먹는 맛이 있도록 굵직하게 채 썰어 놓고
대파도 큼직큼직하게...
그리고 고추도 마찬가지로 평소보다 길쭉하니 크게썰어서 준비를 해 두고,

크리 크지않은 중간크기 정도의 전골냄비를 꺼내어서
재료들을 모두 적당하게 돌려 담았어요.
두부도 생두부를 썰어 넣어도 좋지만,
이렇게 후라이팬에다 노릇노릇하게 부쳐 넣고 생선찌개를 끓여내면
더 두부맛도 고소하고
이상하게도 국물맛까지도 더욱 구수해 집니다.
그래서 조금 귀챦더라도, 다음 날 생선찌개를 할 적에는
보통은 전날 저녁에 설거지 하면서 그 동안 가스불 위에는 후라이팬을 올려서
미리 이렇게 설거지 하는 동안에 두부를 한 판 구워 놓지요.
이렇게 전날 구워놓은 두부는 이대로 후라이팬에 두고
깨끗한 신문지 같은 것으로 덮어서 서늘한 뒷 베란다에 두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바로 쓰면 됩니다.
이따 쓸것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꺼내쓰면 되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냄비 한 가운데는 살코기가 아주 보드랍고 맛있는
빨강고기 5마리 손질해 놓은 것을 넣었지요.
그리고는 밑국물 진하게 뽑아서 냉장고에 두고 쓰는 통을 꺼내어서
이렇게 국물을 둘러가며 부어 줍니다.
적은 양을 적당하게 부어줄 때에는
타파에서 나온 이런식으로 생긴 간장통을 사용하면
밑국물 양을 쉽게 조절하면서 부어 쓸 수 있어서 아주 편해요.
우리집에서 쓰는 이 통은 모양만 비슷하게 만들어서 파는 저렴한 제품이구요.

냄비뚜껑 덮고 바글바글 끓이다가
칼칼하고 얼큰하니 마지막 양념을 하고 마무리...
금방 끓여지는 수월한 찌개지만
이 빨강고기는 속살이 하얀 흰살생선이면서도
보드라운 지방질이 아주 풍부해서는
국물도 건더기도 모두 기름지고 아주 고소하니
제대로 맛난 밥도둑 찌개가 이렇게 한 냄비 나옵니다.

배추시래기도 어젯밤에 삶아서 다라이에 하루종일 푹 담궈 두었던 것을
이렇게 건져 씻어서는...

양손으로 물기를 꼭 짜 낸 다음에
가지런하게 도마에 올려서 총총총 썰었어요.
씨래기나물을 볶아서 반찬으로 내려고 그런거지요.
담백하게 씹히면서도 구수한 나물맛이 참 좋은 반찬입니다.
오늘은 특히 들깻가루와 들기름을 이용해서 입안에 풍기는 구신향이 일품인
씨래기들깨볶음을 만들어 먹으려고 이렇게 준비를 하고 있네요.

이제부터는 따로 들깻가루를 그릇에다 개어서 준비하고 하느라
이런 저런 설거지감이 따로 나올 일도 없이,
가장 간단하게 볶아내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삶은 배추씨래기를 총총 썰어서
양손으로 꼭 쥐어 물기를 꼭 짜 낸 다음
나물 볶아낼 팬이나 냄비에다 뭉쳐진 나물을 훌훌 펼쳐서 넣고...
들기름을 좀 넉넉하게 부어 줍니다.
굳이 들기름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참기름도 좋고, 일반 식용유도 들깻가루와 향이 잘 어우러 집니다.
그래도 집에 들기름이 있다면, 기왕이면 이렇게 향을 맞춰주면
그 구신 맛과 향이 배가 되겠지요.

달달달 잘 볶아 주다가...

들깻가루를 이렇게 듬뿍 넣어 줍니다.
볶아 놓았을 때 나물에 배인 그 진하고 구신 맛이 좋아서
보통 이렇게 밥숟가락으로 한 3숟가락은 늘 넣지요.

잘 섞어주면서 역시 계속 달달 볶아 줍니다.
이 때 가스불이 너무 세면 눌러붙으면서 타기도 쉬우니,
약불 정도로 은근하게 섞어주면서
이 들깻가루가 나물 사이사이에 고루 퍼지도록 해야지요.
볶다보면 이렇게 아주 뻑뻑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늘 냉장고에 준비해 두는 구수한 밑국물..
멸치다시마 육수를 적당히 흘려 부어서,

나물이 맛깔스럽고 촉촉하게 볶이도록 농도를 조절해 주고...

마지막으로 굵은 소금이나 꽃소금을 이용해서
깔끔하게 간을 맞춰내면 끝.

이렇게 일단 반찬통에다 옮겨 담아 두고,
조금 이따가 상 차릴적에
반찬접시에다 먹을만큼만 덜어서 내야지요.
어찌나 맛있게 구신내가 진동을 하는지...
사실 만드는 동안 맛 보면서 이미 1/3은 먹어 버렸어요.

그냥 이대로 집어 먹어도 맛있는 것을...

굵직굵직하니 긴 것도 많아서 반찬으로 만들려니 영 큽니다.
그러니 주방가위를 가져와서
이렇게 아이들도 편하게 먹기 좋도록 잘라 준 다음,

안 맵고 순한 맛으로 조물조물 무쳐 놓았네요.
이 때도 고소한 냄새가 스텐볼 주위에 그윽하게 넘칩니다.
이것도 이렇게 버무리는 동안,
맛 본다고 많이도 먹었네요.

적당한 반찬통 하나 꺼내어서 넣으니 딱 알맞게 꽉 차네요.
일단 뚜껑 덮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마찬가지로 조금 이따가 밥 차릴적에
한 접시 덜어서 내야겠지요.
그냥 이대로 부엌에 두었다가 내어도 아무 상관 없지만,
고소한 맛에 나도모르게 자꾸 중간중간에 젓가락이 가기 때문에 그런거지요.
순한진미무침 레시피는 예전에 올렸던 것이 있으니 한번 보세요.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1&sn1=on&divpage=6&sn=on&ss...

마지막으로 국 한가지 끓이기예요.
칼칼한 생선찌개가 상에 올라가니
국은 기름기 하나없이 아주 순하면서도 담백하고 시원하게 끓일껍니다.
오늘 끓일 국은 해물알탕국이예요.
알탕을 끓이듯이, 거의 비슷한 재료들이 들어가고,
여기에 집에 있는 다른 해물 몇가지를 같이 추가해 넣어서
바다향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그런 국으로 끓여내면 됩니다.
끓여내기도 아주 쉽구요.
먼저, 큼직한 국냄비에 무를 넣고 끓이다가 팔팔 끓으면
손질해 놓은 콩나물도 넣고...

콩나물도 팔팔 끓으면,
양파와 대파 손질해 놓은것을 넣어요.
이 때 조개도 다른 해물들보다 이 때 먼저 넣어서
국물이 더 진하게 우러나게 하지요.

채소들이 들어간 국물이 모든 건더기가 잘 익어가며 팔팔 끓으면
이제 준비해 놓은 알 건더기와 해물을 넣지요.
설거지감 줄이려고 살살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고는
국 끓이는 냄비의 뚜껑에다 이렇게 받쳐서 준비를 해 두었네요.
명란알과 고니, 참치알, 그리고 오징어도 한마리 썰어서
다진마늘 조금과 같이 넣으려고 준비를 했지요.
모두 냉동실에 늘 넣어두고
이렇게 필요할적에 바로 꺼내쓰는 재료들이랍니다.

팔팔 끓는 냄비에 모두 한번에 넣고는...

조금 있다가 건더기가 잘 익었다 싶을적에
마지막으로 이렇게 새우젓으로 시원하게 국물간 맞춰주면 끝이지요.
새우젓을 기본으로 해서 간을 맞추고
후에 조금 싱겁다 싶으면 굵은소금을 조금 더 넣어서 깔끔하게 간을 마무리 합니다.

시원하게 속이 확 풀리도록 끓여진 해물알탕국이예요.
이렇게 큼지막한 냄비에다 한 냄비 끓여놓으면
몇 끼를 먹어도 이런 담백한 국은 질리지가 않지요.

밥솥에 안쳐놓은 밥도 이제 다 되었어요.
찰보리쌀을 섞어서 한 솥 지어 놓으니,
뚜껑을 열어 밥주걱으로 섞어 주는데,
구수한 냄새가 기분좋게 뜨끈하게 올라 옵니다.

이렇게 차려낸 조금전, 오늘의 저녁밥상입니다.
호박볶음 한 접시와...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있고 먹음직스러운 최고의 반찬,
배추김치도 넉넉하게 썰어서 한 접시...

그저께 만들어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 잘 꺼내먹고 있는
가오리무침도 한 접시 내고요.

그저께 새로 만들어 놓은 땅콩조림도 조금 덜어서 내었지요.

순하고 고소하게 무쳐낸 마른 오징어채 무침과...

들깻가루 향이 정말 구수하니 밥맛 좋게 만들어 주지요.
소박하지만 맛있는 이 씨래기나물 볶음도 한 접시.

생선건더기는 순하면서 부드럽고 고소하고,
국물과 나머지 채소 건더기는 칼칼하니 제대로 얼큰하게 입맛 돋워주는 생선찌개.
전골냄비째로 이대로 뜨겁게 끓여서 바로 밥상에 올렸어요.

닭 한마리 오븐에 넣어서 맛있게 구워낸 것도
접시에 그윽하게 담아 내고요.

찰보리쌀 섞어 갓 지어낸 뜨끈뜨끈한 밥 한공기에...
방금 끓여낸 해물알탕국 한 그릇도 뜨겁게 떠서 냈지요.

이렇게 한 그릇씩 든든하게 먹고 나니,
아직까지도 배가 꺼지지않고 그윽하니...
이런 포만감에 기분이 참 좋네요.
부엌에서부터 집안 가득 맛난 냄새가 풍기면,
맘이 괜시리 푸근하지요.
예전 어릴적에는 부엌 가까이에 다다가면 바깥으로 은근히 배어나오던
가스불 위의 냄비, 후라이팬에서 풍기던 엄마의 음식냄새들.
특별한 음식도 아니라 늘 일상의 밥상에 올리던 소박한 찬꺼리, 국꺼리들.
그게 그리 좋은것인줄을 모르고 살았어요.
가을이 되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더욱 그립습니다.
어머니가 해 주시던 그 밥상위의 음식까지도요.
서늘하고 좋은 이 계절...
벌써 10월도 저물어 가고 있다니 얼마나 아쉬운지요.
주말 즐겁게 맞으시고요.
남은 가을 날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시기를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