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비온답니다." 미리 먹은 호박전

| 조회수 : 8,195 | 추천수 : 146
작성일 : 2010-07-02 08:59:30
소박하고 담담한 일상을 기다리며

#1
밭에서 막 따온 사진만한 호박을 반 뚝 잘라 호박전을 했습니다.



“내일부터 비온데……. 당근 뽑고 콩 심는 것 어떨까.”라는 H씨의 전화가 있었습니다.
부지런히 퇴근해 보니 H씨 집에 없더군요.
차림 그대로 밭에 가보니 벌써 당근 자리에 콩 심어 놓고 풀매고 땀 뻘뻘 흘리며 있습니다.
같이 남은 풀 마저 뽑고 호박, 깻잎, 고추, 방울토마토, 쌈채를 수확해 돌아왔습니다.
옆 밭에서 아들과 함께 작물 걷어 들이고 김매던 할머니께 상추 얻는 복도 있었습니다.

장마철 비오기 전 습기와 더위를 고스란히 땀으로 만든 날입니다.
가져온 작물들 H씨가 갈무리 하는 동안 제가 먼저 씻고 제가 저녁 준비하는 동안 H가 씻습니다.
어제 저녁상입니다.




방울토마토, 고추, 당근과 부침개입니다.
처음 두 장의 호박부침개은 짰습니다.
바삭하게 부쳐보자는 욕심에 튀김가루를 사용했는데 그만 소금 간을 하고 말았습니다.
튀김가루는 간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은 겁니다.
게다가 소금 적게 넣었다고 제 딴엔 양념간장까지 준비했더랍니다.
맨 당근과 고추 없었으면 물 꽤나 마셨을 겁니다.


#2


지난 주말 두부 만들고 띄워 논 비지가 많습니다.
식품 건조기로 띄웠는데 그럭저럭 띄워 진 듯해 냉장고에 보관중입니다.

찬밥도 있고 해서 아침은 비지밥을 했습니다.
찬밥 꺼내 적당량을 압력솥에 넣고 비지도 올렸습니다.
신 김치 꺼내 쫑쫑 썰어 넣었습니다.
비지가 익으며 먹을 물 요량해 물 좀 붓고 압력밥솥 뚜껑 닫아 불에 올립니다.

어제 먹고 남은 반 토막 호박 꺼내고 달걀도 2개 꺼냈습니다.
소금으로 간하고 파까지 썰어 넣고 푼 계란 그릇은 냄비에 중탕으로 올립니다.
이렇게 중탕으로 계란찜을 할 때면 새우젓 냄새 아련히 올라오는 어머니의 계란찜이 떠오릅니다.
스테인리스 국그릇 바닥에 밥 알 몇 개 부친 채 상에 올라오면
눈이 동그랗게 떠지고 아버지 수저만 바라보게 하던 계란찜입니다.




밥이 끓기 시작하자 바로 불 줄여 뜸들입니다.
찬밥은 데우는 정도고 비지와 김치만 익히는 것이기에 충분할겁니다.
호박 반 토막은 채 썰어 볶습니다.
들기름 살짝 두르고 다진 마늘 넣어 볶다 호박 넣어 센 불에 잠깐 볶아냈습니다.

상 차리며 비지밥 위에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 냈습니다.
휴가인 오늘 같은 아침은 여유롭습니다.
습기 때문에 틀어 놓은 선풍기 바람에도 비 냄새가 납니다.
비가 오긴 올려나 봅니다. 궂은 날씨를 예고하지만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휴가 탓이겠지요.
아침 상 만큼이나 소박하고 단백한 마음을 갖게 합니다.
내내 이런 마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네라리아
    '10.7.2 9:01 AM

    지금 억수로 많이 와요...ㅎㅎ
    시원하네요.
    전 감자전 해먹었으니 호박전 차례이네요...

  • 2. 오후에
    '10.7.2 9:03 AM

    시네라리아님// "억수로..." ㅎㅎ 여기도 오기 시작했어요.
    바람이 진짜 시원해요. 마치 산 능선을 걸으며 바람 맞는 듯 기분 좋은데요

  • 3. morning
    '10.7.2 9:02 AM

    오늘 점심은 저도 호박전으로 하렵니다.
    욕심부려 호박채 너무 많이 넣지 말고 딱 저 정도만요. 훨씬 보기도 좋고 먹음직스럽네요.
    오후에님이 하셔서 그런가요? ^^

  • 4. 여인2
    '10.7.2 9:15 AM

    역에 도착하니 비가 쏟아붓네요- 비 안올 때 집을 나선 사람들이 발을 동동...
    냉장고에 말라가고 있는 호박 반개 저도 구제해줘야겠네요-

  • 5. 어중간한와이푸
    '10.7.2 11:10 AM

    저도 큰비 온다는 소식 듣고, 주말농장 다녀오는 길입니다.
    먹을 식구가 없어, 아는 이에게 수확 한걸 내려주었더니, 현미를 한봉다리 주네요.^^
    비지밥도 해 드시는군요.
    "스텐그릇 바닥에 밥알 몇개 부친채..." 우리 세대에는 그 보들보들 짭쪼름 했던 계란찜이 향수죠.

  • 6. 비오는사람
    '10.7.2 11:15 AM

    방울 토마토 너무 싱싱해보이네요.. 하나 집어먹고 싶게 탱글탱글...
    대구는 아직 비가 안와요... 하늘은 잔뜩 흐려져 있는데... 올랑말랑..
    시원하게 쏟아졌으면 좋겠어요...

  • 7. 모두락
    '10.7.3 4:10 PM

    "밭에서 따온.." 아.. 이런 표현을 쓰실수 있는 오후에님댁 풍경~ 부럽사와요~
    내손으로 심은 채소등의 재료로 먹거리를 해보는것이 꿈이지만,
    독일 시골에 살면서도 고작 테라스 화분에 싹이 언제 틀지도 모르는 깻잎만
    바라 보고 있다는~
    바삭해 보이는 부침개와 한소쿠리 깨끝이 씻쳐 담긴 야채들...
    맛도 건강도 넘쳐보여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2193 금요일의 우리집 아침밥상입니다...^^ 35 보라돌이맘 2010.07.02 18,423 172
32192 (키톡) 밀린 답글 올립니다. 11 노니 2010.07.02 5,316 148
32191 탕수육만들기 A ~ Z 그리고 방학중인 아이들 먹이기... 20 j-mom 2010.07.02 30,231 195
32190 정식파전 vs 약식파전...시작은 약술이나 마지막은 나의 음주^.. 7 serendpity 2010.07.02 7,312 94
32189 구랬 인생은 끊임없이 배우는거얏! 6 스페셜키드 2010.07.02 5,137 80
32188 밤새워..... 법석 떤 사연 - 함박 스테이크 28 프리 2010.07.02 18,390 158
32187 "비온답니다." 미리 먹은 호박전 7 오후에 2010.07.02 8,195 146
32186 10분이면 충분해요-가지무침 14 morning 2010.07.02 8,102 138
32185 무사카와 그리스와 얽힌 기억들 (스압 요주의) 50 나비언니 2010.07.02 9,742 198
32184 '케이크 모음' 입니다 ^^- 11 쥴라이 2010.07.02 6,526 110
32183 요즘처럼 지치고 힘들때 머위대닭계장 9 경빈마마 2010.07.01 6,676 153
32182 [열무 쌀국수] 입맛 없을땐 국수가 최고~!! 9 에버너스 2010.07.01 6,219 189
32181 야채칸 비우기~~ 9 시네라리아 2010.07.01 8,555 133
32180 <이벤트>냉잡채라고 아시나요? 4 aloka 2010.06.30 7,557 152
32179 (이벤트) 무더운 여름엔 시원한 콩나물 냉국 6 경빈마마 2010.06.30 8,097 142
32178 [이벤트]귀차니즘의 절정, 초간단 냉국수 3 bluemosque 2010.06.30 9,043 156
32177 (이벤트) 여자들을 위한 쿨면 두가지 - 냉파스타샐러드, 메밀.. 9 훈이민이 2010.06.30 8,934 157
32176 [冷요리이벤트] 더운 여름 영양건강비빔밥 즐기세요 7 레드로즈 2010.06.30 5,630 190
32175 [冷요리이벤트] 더운 여름. 열무물국수,비빔국수가 정말 최고의 .. 2 레드로즈 2010.06.30 5,143 188
32174 누가 옥수수에 설탕을 발랐나?-사탕 옥수수 16 꿀아가 2010.06.30 8,354 124
32173 비오는 날 아침 뇨키가 수제비 되고.... 8 오후에 2010.06.30 5,435 156
32172 비오는 날... 여름철 유리창..창틀 청소하기& 된장찌개, 잡채.. 14 프리 2010.06.30 10,786 133
32171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 비빔냉면을... 16 카루소 2010.06.30 7,904 144
32170 향긋한 황매로 효소 만들기 8 진도아줌마 2010.06.30 5,334 155
32169 안녕하세요~ 처음 와봐요 ^^; 20 하비브 2010.06.30 7,920 109
32168 [이벤트]김치말이국수, 시원한 기타 등등.. 6 꿈꾸다 2010.06.30 5,634 164
32167 [이벤트] 오이물김치..... 무수한 난관을 헤치고 참가하는 이.. 8 팜므파탈 2010.06.30 6,552 129
32166 리모델링.... 25 노니 2010.06.29 13,102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