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에는 수해지역이 생기지 않고 태풍피해도 없이 순탄하게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어제 낮에 예전 살던 아파트에서 가까이 지내던 분이 운동하러 가자고 청하셔서.. 아주 오랜만에 실외연습장에 가서 골프채를 휘두르다 왔더니 온몸이 쑤시고 아프네요. 어제는 아파트 장서는 날이라.. 뭐가 있나 싶어서 가보았더니..물건은 좋은데 가격은 좀 비싼 편이어서.. 아욱, 시금치, 근대, 부추만 사가지고 와서 김치 냉장고에 집어 넣어놓고.. 초저녁엔 깜박 잠이 들었어요.
그러다.. 밤 10시에 깨서 야자끝나는.. 막내 픽업하고 와서... 100분 토론 좀 보다가.... KBS에서 하는 TV미술관이란 프로를 처음 보았는데 우와~~ 이 프로 정말 좋더군요. 어제는 조각작품을 주로 전시한다는 남양주 모란미술관의 작품을 소개하는데 현대적인 기법들과 작품세계가 눈길을 끌었어요. 조각에서도 팝아트적인 느낌이 나는 그런 작품들도 있고 재미있었어요.
내 마음의 작품에서는 서용선의 자화상 시리즈가 보여졌는데 거친 터치..붉고 강한 색조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도발적이면서도 진지한 실존의 문제속으로 나도 모르게 빠지게 되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저 TV 화면으로 만나는 작품인데도 이렇게 강렬하게 와닿다니.. 작가의 강한...힘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요즘 전시중인 그리스 신과 인간전 작품을 그리스 전문가인 유재원 교수님이 헤라크레스와 아프로디테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작품를 구경하는 것도 아주 유익했어요. 정말..좋은 프로라.. 왜 아직 몰랐나 싶을 정도였다니까요.
그렇게 TV미술관에 빠져들어 보다가 끝나고 난 시각이 거의 두시....
자야 되나..말아야 하나 갈등이 생기는 시각인데..전 모처럼의 새벽시간을 즐겨보자 싶더군요.
그래서 그 때부터... 나의 놀이터 주방에서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소고기 부채살와 돼지고기 다진살을 섞어서...함박스테이크용 고기 반죽을 시작했어요.
통고기를 물에 담궈 핏물을 제거하고...
노닉을 통해서 잘게 다졌어요...소고기 750g과 돼지고기 300g입니다.

핏물을 잘 제거해야만 고기 누린내가 나질 않거든요..
하지만 핏물만 제거한다고 누린내가 다 제거되지는 않아요.
특히 돼지고기의 특유의 잡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향신료가 필요합니다.
마늘, 생강, 후추, 녹차, 양파, 허브도 좋고요... 와인이나 청주, 맥주를 쓰기도 하고..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할 수 있는데...
오늘은 넛맥을 이용해볼까 합니다. 넛맥은 향이 좋아서 고기 누린내와 잡냄새를 없애주거든요.

넛맥 1작은술, 허브솔트 2작은술, 생강가루 1작은술, 후추 약간을 뿌려서 고루 치대놓습니다.

그렇게 버무려 놓은 고기반죽은 냉장고에서 넣어서 숙성시켜 놓고...

양파 2개를 가늘게 채썰어서... 소금을 약간 뿌려서 숨을 죽여 놓은 다음에..볶을 준비를 해놓았어요..

어제 밤에 마트에 가니깐... 30%, 50% 할인품목들이 눈에 포착~~
함박스테이크 고기도 역시 할인품목으로 샀어요... 립도 역시 할인가로 두대.. 집어왔어요.
사실..낮에 사가지고 와서..바로 손질 안하고 냉장고에 넣어둘 요량이라면... 저녁 할인시간대에 사야할 품목을 건져오는 것도 꽤 절약이 되는 것 같아요.
립도.. 향신채나 허브, 월계수잎, 또는 된장이나 커피, 맥주를 이용해서 일차적으로 냄새도 없애주고 간이 배이도록 하는데...
전 이번에는 간편하게 허브솔트, 통후추, 생강술만 이용해서 끓였어요.
그렇게 해 놓고 나서.....

막간을 이용해서... 행주 삶을 것도.. 재활용 비누에 비벼서 꽈리틀듯이 돌려서 빨래를 안치고.... 안에는.. 짜투리 비누조각을 더 넣어줍니다.
삼숙이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전 그냥... 주방 도매상가에 가서... 알루미늄 들통 중간 사이즈를 사서.. 빨래삶는 솥으로 쓰고 있어요. 이게 깊이가 있어서... 잘 넘치지 않고 좋거든요.

빨래 안치고 잠시 막간을 이용해서..부추김치도 담가볼까 생각했죠..
새벽에 왜 이리 할 일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ㅎㅎ
부추 일일이 다듬을 시간은 없을 것 같아서 꾀를 냅니다...

묶는 끈을 좀 위로 올라가는 위치로.. 잡아서 느슨하게 묶고...

한꺼번에... 물샤워기를 이용하거나... 스텐 볼에 물을 받아놓고..흔들어가면서... 잡티도 제거하고.....
아래 부분을 손으로 훓어가면서.... 씻으면.. 일일이 씻지 않아도..금방 씻을 수 있어요..
이렇게 대충..서너 번을 훎어주면.... 일이 훨 간편해지거든요.

그런 다음에... 끈은 해체하고... 부추를 다듬듯이 씻으면.... 일이 빨랑 끝나요...
부추 한단에서.. 약간만 남겨서 전부쳐 먹고..다 부추김치 담글까 합니다.
부추는 특히 신선도가 좋아야.... 세척하기가 쉽지..한번 물러지면... 대책이 안 서는 것이 바로 이 부추랍니다.

부추 김치를 통으로 담을 수도 있지만 전 부추는 대체로 썰어서 담아요.
그래야 먹기도 좋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건... 약간의 간으로도 숨이 빨랑 죽거든요.
썰어놓은 상태에서....멸치액젓을 1/3컵 정도... 조금씩 뿌려가면서 숨을 죽여 놓습니다..

부추 숨이 죽을 동안... 립 삶아 놓은 것을 건져 놓아야겠지요?

이렇게 삶는 건... 고기의 향도 더해주고..기름기도 빼주기 위해서죠.

체에 건져서... 기름기를 쫘악 빼주고요.
이 상태로... 냉동실에 보관해두었다가 먹을 때... 양념장을 발라서 굽거나... 조려서 먹으면 됩니다.

빨래 삶고..립 삶아놓고... 그리고 또 한쪽에선..엿장도 만듭니다..
이번에는 엿장에 멸치가루를 넣지 않고... 간장, 물엿, 설탕, 청주를 섞은 상태에서.. 멸치랑 다시마를 넣고 끓여서 맛을 내주었어요.
이렇게도 해보고..저렇게도 해보고..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최적의 엿장을 찾아내는 거에요.

엿장 업뎃..포스팅 :: http://blog.naver.com/hwa1875/120072660585
기본 엿장 포스팅 ::http://blog.naver.com/hwa1875/120072628596
그러는 사이에 부추 숨이 죽었네요...
새우젓, 고추가루, 마늘만 넣고 버무립니다.
찹쌀풀을 넣을 수도 있고 안 넣을 수도 있는데..전 부추김치는 풀을 넣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대신.. 새우젓은 맛있는 걸로 넣어주어야..부추김치가 맛이 좋아요.

양념이 된 상태에서.. 슬슬 버무립니다...
치대지 말구요.. 살살 버무려야 풋내가 나질 않아요..열무김치 담글 때도 마찬가지이고요.

부추김치까지 버무려서 통에 담아놓고.... 함박 스테이그 준비를 마저 합니다..
소금간을 한 양파를 살짝 짜서...달군 팬에 약간의 식용유를 두르고... 양파를 넣은 다음에...나무주걱으로 볶아주세요.

나무주걱으로 뒤집어가면서.....노릇노릇... 투명하게 볶으세요.


거의 다 볶아졌으면..나무주걱으로....톡톡 절단하듯..잘라가면서...... 볶은 양파를 프라이팬 위에서 다져 놓으면.... 함박 스테이크 만들때 겉돌지 않아서 좋아요.
다 볶아졌으면..... 차갑게 식히도록 하세요.

양파 식을 동안..어질러진 주방을 정리하고.....
다 식었으면.. 냉장고에 넣어둔..고기 반죽을 꺼내 그 위에 양파를 넣고...

계란 하나도 풀어 놓고...적당히 섞은 다음에...

식빵 2~3조각으로 빵가루를 만들어서.... 고기 반죽에 넣어서 고루 치대가면서 반죽을 합니다..
되도록이면 빵가루는 시판제품을 사지 마시고..집에서 만들어서 쓰시는 것이 좋아요. 여러모로요~

끈기를 가지고.... 손꾸락 힘을 이용해서..바락바락.. 치대듯 반죽을 하고... 이리 저리 치대면서 점성이 생기도록 반죽을 해줍니다..
그래야... 모양새가 매끈하고..구운 다음에도 형태가 잘 보존됩니다.
지름10센티정도로 크게 만드는 것이 보통이지만..전 그보다는 좀 작은 사이즈로 만드는 걸 좋아해서..좀 작게 만들었더니..
15장의 패티가 완성되었어요.

아이들..아침 상에 일인당 두개씩.. 총 4개를 남겨두고..나머지... 11개는... 랩에 하나씩 포장한 다음에 다시 4개씩 지퍼백에 넣어서... 냉동실 도어칸에 세워서 수납해 놓는 것이 좋아요.
사실... 양문형이거나..아님 일체형이거나.. 냉장고는 잘 수납하지 않으면..블랙홀처럼.... 들어갈 때나.. 그 존재가 파악되지... 사실 좀 시간이 지나면..잊어버린 상태로...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몰라 못 찾아먹을 때도 많거든요.
그래서..이런 건... 도어칸에....세워서 투명하게 보이도록..지퍼백에 넣어서 수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아요.

함박 스테이크는...독일 함부르크 지방에서... 먹던 스테이크라고 해요. 원래 스테이크가.. 고기를 통째로 두껍게 썰어서 구워 먹는 것인데 반해..함부르크 지방에서는 고기를 다져서 스테이크 형태로 만들어 구웠다고 하거든요.
함박 스테이크 굽는 방법도 여러가지 인데... 전 오늘..소스를 바른 상태로... 호일로 감싸 굽는 촉촉한 형태의 스테이크를 만들까 합니다.
그래서..채소와 버섯을 이용한 소스를 만드는데..아까 양파를 볶았던 그 팬을 씻지 않고 바로 다진 양파와 마늘, 잘게 썬 버섯을 넣고 소금을 약간 뿌린 다음에 볶아주고요..

물이나 육수를 조금 붓고.... 스테이크 소스 3큰술, 케첩 2큰술, 굴소스 1큰술, 황설탕 1큰술을 넣어서 소스를 약간 졸여주고...

호일 아래쪽에 소스 한 큰술 깔고..고기를 얹은 다음에..그 위에 소스 2큰술을 올려서 호일을 잘 감싸주고...


예열된 오븐 200도에서... 10분~15분 정도 굽습니다...
구워지는 동안... 곁들일 채소로... 시금치나물, 계란, 나라스케, 새송이버섯구이, 피클을 준비하고...
주먹밥 2종도 함께 놓아줄려고 해요.


그리고 나선... 함박 스테이크 위에 장식용으로 올려줄 붉은 양파링도... 냉동실에 차가운 물에 담궈 놓았더니 빠당빠당..합니다.


사실 이런 저런 반찬 준비하는 것보다.. 쉽다면 훨씬 쉬운 함박스테이크...
막내가 밥 먹으러 오더니만..후다닥 방으로 뛰어가서... 휴대폰을 들고 나오더니만... 한두컷 찍드군요.
아마도.... 오늘 학교가서.... 친구들한테 자랑하려나 봅니다...
19살 먹은 녀석도..먹은 것 자랑하고픈가봐요... ㅎㅎㅎ

밤새워서.. 법석을 떨면서 부추김치도 담고..엿장도 만들고.... 빨래도 삶아놓고...
함박스테이크도 만들고.. 저의 어제 밤..참 쓸모있게 쓴 것 같아요...
대신.. 비오는 금요일 ... 낮에는..... 한숨 거하게 잘까 합니다..
마침.... 비도 오고..실내도 어두컴컴하고....자장가 소리삼아... 자도 되겠지요?
